질문이 답을 바꾼다 - 탁월한 질문을 가진 사람의 힘
앤드루 소벨 & 제럴드 파나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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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신에게 초점을 둬서는 안 된다. 당신 혼자만 떠들면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당신만 얘기하면, 스포트라이트는 당신에게 쏠리는 셈이다. 당신의 이야기만 늘어놓으면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권한을 주지 못하게 된다. 그저 소극적으로 듣고 반응하는 데서 그치지 말라. 상대방에게서 정보를 끌어내고 활기 넘치는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라. 그 두 가지의 차이를 명심하라. "더 자세히 얘기해주세요"는 상대방의 생각과 경험의 다음 단계를 열 수 있는 마법의 열쇠다." (pp.106-7)


어린 시절 나는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귀찮아 하셨고, 하루는 ​사전을 한 권 사주시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찾아서 보라고 하셨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웬만해서는 남에게 질문을 안 하는 성격이 되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에게 질문하기보다는 혼자서 답을 찾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게 몸에 밴 덕분에 공부나 취업 준비도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잘했다. 질문을 안 해서 놓친 것도 많다. 주저 없이 질문했더라면 부모님, 선생님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을 좀 더 배울 수 있었을 것이고, 뭐든 혼자서 해내겠다고 끌어안고 있는 성격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질문의 힘, 왜 이제서야 깨달은 것일까?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앤드루 소벨이 쓴 <질문이 답을 바꾼다>를 읽으면서 질문의 힘을 절실히 느꼈다. 저자에 따르면 질문은 그저 몰라서, 궁금해서 묻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질문은 생각을 자극하여 의견을 재고해보게" 만들고 "문제의 틀을 재구성하고 문제를 재정의한다". "우리가 가장 확고하게 믿는 가정에 찬물을 끼얹으며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이끈다". 유능한 비즈니스맨은 몇 개의 질문만으로도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캐치하며 일을 성공적으로 처리한다. 훌륭한 리더는 몇 개의 질문만으로도 직원들의 소망이나 불만을 파악한다. 하다못해 연인이나 친구와 대화를 할 때도 질문을 잘 하면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은 답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이루어지는 모든 관계를 바꾸는 열쇠다.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오늘 당신의 사망 기사를 써야 한다면, 당신과 당신 삶에 대해 어떤 내용이 적히길 바랍니까?"가 그렇다. 저자는 대학교 때 이 질문을 받고 의사 대신 비즈니스 전문가라는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인생에 초연하고 솔직해지는 것처럼, 사망기사를 쓴다는 생각만으로도 사람은 헛된 욕망이나 남들이 주입한 가치 대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본능이 살아나는 것이다. 나도 사망 기사를 써보았다.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서평가, 외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 해외에서 거주하는 일도 많았고 국내에서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으며, 출판과 문구 사업에도 관여했던 000, 사망하다"... 씁쓸하기도 하지만, 죽었을 때 꼭 이런 사망기사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질문이 내 삶도 바꿔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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