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 -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전논리
문성규 지음 / SensibleNews(센서블뉴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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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 라니.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사회과학서나 인문 교양서쯤 될까 해서 읽어보았더니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이 책은 전략, 관계, 논술, 조직, 처세, 싸움, 인식, 상술 등 8개 카테고리에 걸쳐 인간관계, 조직 생활, 보고서 작성,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200개의 기술을 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샅샅이 읽었는데도 이념은커녕 이성조차 보이지 않았다. 속은 느낌.



가장 아쉬운 점은 기술이 200개나 되다 보니 활용은커녕 어떤 기술이 나에게 필요하고 잘 맞는지 파악조차 하기 힘들다는 것. 나야 이제 겨우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입장이니 처세의 기술 정도를 써먹을 수 있을 터인데, 그나마도 '동의하기', '그러려니 넘기기' 등 과연 이걸 '기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인가 의문이 드는 것 투성이라 당황스러웠다. 차라리 전략이면 전략, 관계면 관계, 이런 식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서술하는 책이었다면 - '선택과 집중'을 했더라면 - 저자와 독자 모두 윈윈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들 수 있는 장점은 사례가 풍부하다는 점. 저자 문성규는 20년 가까이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 등을 출입한 연합뉴스 기자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책에 소개된 사례 대부분이 정부 부처 간의 업무 조정이나 부처 내 운영, 언론과의 줄다리기 등에서 비롯되었다. 책에 소개된 기술을 내가 직접 써먹어보겠다고 생각한다면 자기계발서이지만, 정부가 어떻게 일하고 언론을 상대하는지를 염두하면서 읽으면 일종의 사회 비평서도 될 수 있는 셈(차라리 컨셉을 이쪽으로 잡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세상을 속일 능력은 못 되어도 세상에 속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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