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3 (리커버 에디션)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3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국세청 직원들의 최대 고민은 무엇일까.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들에 세금을 제때 내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영국 국세청은 수년 동안 세금을 늦게 내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고지서를 보내고 의사 전달을 위해 애써왔다. 세금을 늦게 내면 가산금이 붙고 연체료가 더해지며 법적인 대응을 취하겠다는 위협조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몇몇 경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었다.


2009년 영국 국세청은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다니가 이끄는 '인플루언스 앳 워크'의 컨설팅을 받아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 효과는 엄청났다. 새로운 고지서를 보내자 미납분 6억 5천만 파운드 중 5억 6천만 파운드가 걷혀 납부율이 86퍼센트에 도달했다. 영국 국세청이 한 일은 고지서에 단 한 줄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고지서를 받는 시민들에게 제때 세금을 낸 숫자를 알려줬을 뿐이다.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번역된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은 이렇게 최소한의 변화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과 그 원리를 소개한다. 영국 국세청의 시도는 사회적 증거라고 말하는 인간 행동의 근원적인 법칙에 착안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 노력해 인지하는 것보다 주변의 다수 행동을 따르는 편이 낫다고 여긴다. 많은 영국인들이 제때 세금을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를 뻔뻔한 연체자, 도피자, 무임승차자라고 여기게 되고 세금을 전보다 빨리 내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는 어떤 사회적 정체성을 가지고 싶어 하는가에 따라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공부벌레' 기숙사 학생들이 자선 팔찌를 더 많이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과 후, 자선 팔찌의 판매율이 32퍼센트나 떨어졌다. 자선 팔찌가 싫어서가 아니라 공붓벌레 기숙사 학생들과 연관되는 게 싫어서이다. 이 밖에도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가 52가지나 실려 있다. 하나같이 흥미롭고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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