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는 처음인가요?
박정훈.김선아 지음 / 사계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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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산발적으로 알고 있었던 지식들을 이 책 <라틴아메리카는 처음인가요?> 덕분에 깔끔하게 정리했다. 라틴아메리카를 이해하려면 우선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 라틴아메리카는 혼종성이 강한 지역이다. 원주민인 아메리카 인디언(인디오)과 에스파냐계 또는 포르투갈계 백인과의 혼혈인 메스티소를 비롯해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 인디오와 흑인의 혼혈인 삼보 등이 존재했는데, 현재는 이들 간의 혼혈이 거듭되면서 구분 자체가 무색해졌다.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이전 역사에서 대표적인 문명으로는 아즈텍 문명과 잉카 문명, 마야 문명 등이 있다. 이들은 종이나 바퀴 같은 도구 없이도 매우 뛰어난 문명을 만들어냈는데, 그중에는 지금도 인류의 주요 식량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옥수수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등이 있다. 15세기와 16세기에 걸쳐 유럽의 백인들이 라틴아메리카로 건너와 원주민을 학살하고 문명을 파괴하면서 찬란했던 라틴아메리카 역사에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스페인은 라틴아메리카에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금과 은을 채굴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베네치아) 등과 교역하는 데 썼다. 그 결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은 제조업 국가로 성장하고, 스페인은 제조업 국가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고 쇠락의 길을 걸었다(자업자득이다). 


스페인의 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민족 운동을 벌여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파나마 등 6개국을 해방시킨 영웅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볼리바르다. 볼리바르는 라틴아메리카가 미합중국과 유사한 연방국으로 거듭나길 바랐지만 그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같은 혁명가가 등장하고 차베스, 룰라 같은 정치 지도자들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라틴아메리카 대부분의 지역이 혼란스럽고 빈부 격차가 심한 것은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오랜 식민 지배와 이들이 남긴 플랜테이션 농업,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정책 탓이 크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놀라웠던 것은 (생뚱맞을지 모르지만) 스페인의 이름 짓는 관습이다. 스페인어권에서는 아버지 성만 표기하지 않고 아버지 성과 어머니 성을 함께 표기한다. 1982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출신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경우, 가르시아가 아버지의 성이고 마르케스가 어머니의 성이다. 볼리비아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우유니 소금사막의 면적은 강원도 전체 면적보다 크다. 강원도만한 소금사막이라니. 대체 볼리비아는 얼마나 넓고 라틴아메리카는 얼마나 광활한 걸까.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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