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로 맛보는 와삭바삭 프랑스 역사 이케가미 슌이치 유럽사 시리즈
이케가미 슌이치 지음, 김경원 옮김, 강혜영 그림 / 돌베개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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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어렵지만 외국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서 틈틈이 외국의 역사를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한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이 책도 그렇게 만났다. 이 책을 쓴 이케가미 슌이치는 프랑스 국립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유학한 학자다. 유럽 중세사 전공이지만 자신이 유학한 프랑스를 특히 애정한다는 저자는 이 책에서 과자를 비롯한 맛있는 디저트를 통해 프랑스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흔히 중세 시대의 가톨릭 문화라고 하면 검소하고 금욕적인 분위기를 떠올리기 마련이고 과자 같은 건 입에도 대지 않았을 것 같지만, 짐작과 달리 프랑스에서 과자 문화가 자리 잡은 건 중세 시대, 그것도 가톨릭 사원에서였다. 갈리아족(켈트족)과 라틴족, 게르만족이 혼재해 있던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들어온 것이 가톨릭이었고, 가톨릭 사제들은 영주가 기사에게 봉토를 나누어 주듯이 농민들에게 과자를 나누어주며 이들을 신도로 끌어들였다(교회나 성당에서 어린아이들이나 군인들에게 과자나 빵을 나누어주며 전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개발한 디저트 레시피를 후세에 전한 수사와 수녀도 적지 않다.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디저트와 미식 문화가 꽃을 피운 건 역시 절대 왕정 시대이다. 절대 왕정 초기만 해도 음식 문화가 형편없었다. 하지만 카트린 드 메디시스, 마리 앙투아네트 등을 비롯한 외국 귀족, 왕족 출신의 왕비들이 왕실의 음식 문화를 바꾸고, 루이 14세의 총희 몽테스팡, 루이 15세의 총희 퐁파두르 부인 등의 활약으로 디저트 문화가 발전했다. 마카롱, 프란지판 같은 디저트는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음식이고, 퐁파두르 부인은 냉증과 불감증 때문에 아침마다 향료를 잔뜩 넣은 초콜릿 음료를 마셨다고 한다. 


이 밖에도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 그중에서도 음식 문화, 디저트 문화가 알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다. 역사보다는 디저트 문화에 관한 설명 비중이 높은 편이고, 귀엽고 깜찍한 일러스트가 다수 실려 있어서 눈이 즐겁다. 이 책이 포함된 '이케가미 슌이치 유럽사 시리즈'의 다른 책으로는 <왕으로 만나는 위풍당당 영국 역사>, <숲에서 만나는 울울창창 독일 역사>, <파스타로 맛보는 후룩후룩 이탈리아 역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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