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 - 강백호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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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 늘 새로워!" 신장재편판으로 다시 돌아온 <슬램덩크>를 읽으니 배우 정우성의 명언이 저절로 입에서 나왔다. 나에게 <슬램덩크>는 초등학생 시절 오리지널판으로 읽고, 중고등학생 시절 완전판으로 읽고, 몇 년 전 오리지널 박스판으로 읽고 전부 소장하고 있는 최애작 중의 최애작. 그런데도 이번에 다시 읽으니 여전히 짜릿하다! 여전히 새롭다! 연재된 지 30년이 되어가는 작품인데 어쩜 이럴까. 지금부터 쭉쭉 출간될 신장재편판도 의심할 여지없이 소장각이다. 


"녀석들이 보고 싶어 새로 그리고 있습니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은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SNS에 올린 한 문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은 전 31권인 기존 오리지널판을 20권으로 재편하였고, 모든 권의 표지를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새로 작업한 컬러 일러스트로 교체했다. 각 권의 표지도 바뀌고 소제목도 바뀌었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채소연' 등 그대로다. 한국판 이름이 훨씬 익숙하고 정겹지만, 일본판 이름으로 읽는 느낌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참고로 강백호의 일본판 이름은 '사쿠라기 하나미치', 서태웅의 일본판 이름은 '루카와 카에데'이다). 참고로 신장재편판 전권을 구입하고 각권 띠지에 있는 응모권 20장을 모아서 1권에 동봉된 엽서에 붙여서 보내면 전권 구입 특전 특대 포스터를 받을 수 있다(기한 있음). 





옛날 만화 중에는 당시에는 괜찮았겠지만 요즘 독자들의 시선으로 보면 차별 또는 혐오 표현으로 보이는 대사나 장면을 담고 있는 것도 많은데, <슬램덩크>는 요즘 만화가 더 후진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불편한 장면이 거의 없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장면은 한두 장면에 불과하고 남성이 옷을 벗는 장면, 목욕하는 장면 등은 훨씬 많이 나온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장면이 틈만 나면 등장하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를 비롯한 수많은 남성 만화, 점프 만화)와 대조적이다. 수많은 등장인물 중에 중요한 여성 캐릭터는 채소연과 이한나, 단둘뿐이라는 사실은 아쉽지만, '이름을 가진 여자가 두 명 이상 나올 것',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대화 내용에 남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 다른 내용이 있을 것'을 요구하는 백델테스트는 (가까스로) 통과한다. 





아무리 작은 역할일지라도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에게 이름이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강백호의 친구들은 물론이요, 채소연의 친구들,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는 정대만의 친구들까지 전부 이름이 있고 역할이 있다. 어릴 때는 강백호의 친구들을 볼 때 그냥 좋은 친구들, 웃기는 친구들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서른이 넘어 이 친구들을 다시 보니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또 있을까 싶다. 친구가 농구에 푹 빠져서 자기들하고 안 놀면 관계가 소원해질 법하고 배신감이나 질투심을 느낄 법도 한데, 양호열, 김대남, 이용팔, 노구식 이 네 친구들은 백호를 열렬히 응원할 뿐 아니라 백호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정대만이 불량한 친구들을 이끌고 농구부를 찾아와 행패를 부려서 농구부 전체가 출전 정지 위기에 몰렸을 때 자신들이 벌인 일로 꾸몄다). 


예전에는 강백호, 서태웅 등 주전 선수들의 활약만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이들을 받쳐주는 선수들의 고생과 노력이 더 눈에 들어온다. 북산고가 약체일 때부터 농구부를 지킨 '안경 선배' 권준호와 2학년 이달재, 신오일, 정병욱, 농구 연습보다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는 능남의 체크맨 박경태 등.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출간될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전권을 읽으며 이들의 활약 또한 눈여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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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8-08-28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리지널을 살지 요걸 살지 고민중이에요. 옛추억을 생각하면 오리지널인데... 하필 딱 요시기에 이게 나와서.ㅎ

키치 2018-08-28 14:59   좋아요 0 | URL
고민 되죠 ㅎㅎㅎ 전 오리지널, 애장판, 신장재편판 이렇게 세 버전으로 소장하고 있는데 신장재편판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종이 질도 괜찮고 권수도 20권이라서 부담 없어 좋네요 ㅎㅎㅎ

세상틈에 2018-08-28 15:13   좋아요 0 | URL
종이의 질도 변수 중 하나네요.^^ 오리지널로 살짝 기울고 있었는데 다시 빠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