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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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작고한 영국의 미술비평가이자 사회비평가, 작가인 존 버거가 2008년에 발표한 서간체 소설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편지와 인용, 메모 등을 자신이 직접 어느 폐쇄된 교도소에서 발견했다고 적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소설은 약제사로 일하는 아이다(A)가 반정부 테러 조직 결성 혐의로 이중 종신형을 선고받고 독방에 갇혀 있는 연인 사비에르(X)에게 보낸 편지와 그 뒤에 적힌 사비에르의 메모로 이뤄져 있다. 아이다는 독방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연인을 위해, 자신의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감각들을 편지에 썼다. 설탕 한 덩어리가 없어서 사경을 헤맨 당뇨병 환자, 야간 통행금지 시간에 외출했다는 이유로 총에 맞은 소년, 아들을 감옥에 보내고 혼자 지내는 사비에르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아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전쟁과 독재와 권력과 이념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고 파괴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찾아본 이야기에 따르면, 작가는 이 소설을 팔레스타인 작가 가산 카나파니(Ghassan Kanafani)에게 바쳤다고 한다.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의 창립 멤버이자 난민 캠프의 교사였던 가산 카나파니는 1972년 타고 있던 차가 폭파되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진짜 사망 원인은 이스라엘 정보 기구 모사드에 의한 암살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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