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20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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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와 더불어 국내에 일본 음식 만화 열풍을 일으킨 작품 중 하나인 아베 야로의 <심야 식당> 제20권이 출간되었다. <심야 식당> 제1권이 국내에 출간된 해가 2008년이니 꼭 10년 만이다. 


만화의 주 무대인 심야 식당은 낮 또는 저녁 시간대에 주로 영업하는 일반 식당과 달리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영업한다. 찾아오는 손님들은 주로 밤늦게 일을 마친 샐러리맨이나 새벽녘에 귀가하는 야쿠자나 AV 배우, 윤락업 종사자 등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재료만 있으면 어떤 음식이든 만들 줄 아는 마스터는 손님이 청하면 일식이든 양식이든 중식이든 한식이든 뚝딱뚝딱 만들어 대접한다. 이번에 출간된 제20권에는 꽈리고추, 군오징어, 비프커틀릿, 부추전, 곱창과 양배추 된장볶음, 명란 계란말이, 한펜, 연어 버섯 호일구이, 유부우동 등 십여 가지의 음식이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입맛을 자극한다. 


<심야 식당>의 첫 번째 묘미가 음식이라면 두 번째 묘미는 손님들의 이야기이다. 마스터가 만든 음식을 먹다 보면 손님들은 자기도 모르게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풀게 된다. '꽈리고추를 먹을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요'라든가, '군오징어가 맛있다는 걸 알려준 건 그 남자였어요'라든가. 


'부추전' 편에는 '욘사마' 배용준과 똑같이 생긴 손님인 준노스케가 등장해 자신의 지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렸을 때 할머니가 종종 부쳐주곤 했던 부추전을 먹기 위해 심야 식당에 들른 준노스케는 우연히 자신의 옛 애인 요시미와 마주친다. 하지만 요시미의 애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이 여자는 요시미가 아니라 사야카라며, 준노스케가 잘못 본 거라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전개가 일본 내 한류 드라마의 이미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이 밖에도 짧지만 강렬하고, 가볍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에피소드가 열다섯 편이나 실려 있다. 마지막 에피소드 '안녕'은 해외에서 가장 먼저 <심야 식당>을 알아봐 주고,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고 뮤지컬로 만들어질 만큼 뜨거운 사랑과 격려를 보내준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입가심'ㅋㅋㅋ) 만화다. 이 만화를 보니 지난 10년간 <심야 식당>을 지켜봐 온 팬으로서 가슴이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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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8-07-0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한국독자를 위한 만화까지.. 뭐처럼 한국판 챙겨봐야겠네요.

키치 2018-07-01 16:44   좋아요 0 | URL
저도 오랜만에 심야 식당 읽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작가님의 한국팬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