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이니즈 봉봉클럽 1 - 서울
조경규 지음 / 송송책방 / 2018년 4월
평점 :
중화요리 하면 짜장면, 짬뽕, 탕수육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오무라이스 잼잼>을 그린 조경규 작가의 <차이니즈 봉봉 클럽>이다. 2008년에 나온 초판을 10년만에 개정한 이 책은, 중화요리를 먹으러 다니는 고교생 비밀 동아리 '차이니즈 봉봉 클럽'의 일상을 그린다.
맛있는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고생 은영은 우연히 교내에 차이니즈 봉봉 클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식 부원으로 가입한다. 차이니즈 봉봉 클럽 부원들이 하는 일은 서울(교통편이 있다면 경기, 인천 지역까지)에 있는 중식당을 방문해 맛있는 중화요리를 직접 먹어보는 것. 이 책에 나오는 중식당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중식당이며, 짜장면, 탕수육은 물론 대만 돈가스, 동파육, 족발찜, 가지볶음, 훠궈, 북경요리 등 다양한 중화요리를 선보인다.
제1권에는 연남동 향미, 연희동 오향만두를 비롯한 11곳의 중식당이 나온다. 이중에 내가 가본 곳은 중국 전통 월병을 파는 명동 도향촌뿐. 기회가 된다면 북경오리구이를 체험할 수 있는 연희동 진북경과 해산물이 그득하게 담긴 럭셔리 잡탕밥을 맛볼 수 있는 여의도 서궁, 거대한 완자를 깨면 해물이 와르르 쏟아져 나오는 팔보환자를 선보이는 동대문 동화반점에 가보고 싶다. 중화요리 3총사 짜장면, 군만두, 탕수육으로 유명한 70년 전통의 을지로 오구반점도 궁금하다.
중화요리를 사랑하는 고교생들의 먹부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인공 은영이 샤워하는 장면이 뜬금없이 나온다든가 속옷을 노출하는 장면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나오는 점은 불편했다. 초판이 나온 2008년과 개정판이 나온 2018년 사이에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고 이를 개정판에 반영할 수 없었던 사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저자의 실제 딸 이름이 은영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리피하다 느낀 건 나뿐일까(은영이라는 이름만 아니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