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알을 낳았어 자연과 만나요 1
이태수 그림, 이성실 지음 / 다섯수레 / 200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챙이를 키우면서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뒷다리는 천천히 나오지만 앞다리는 갑자기 나온다는 사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왼쪽 앞다리가 먼저 나와 있었고 그날 오후가 되니 다른 한쪽이 나오더군요.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에도 보면 앞다리가 한쪽만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래서 책을 유심히 봐야 한다니까요.

앞다리, 뒷다리가 다 나온 녀석은 자꾸 수면위로 떠오르는데 이때 쯤에 허파가 생겨서 그렇다네요. 돌을 쌓아서 수면 위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해주었는데 돌에 올라와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아직 뒷다리만 난 다른 올챙이는 물속에 잠수해 있는 형편인데 앞다리 났다고 뭍에 올라와 숨을 쉬다니 참 놀랍더군요.

그 날, 기다란 꼬리만 빼고는 거의 개구리로 변신한 올챙이가 플라스틱 용기 위로 기어오르는 모습을 본 순간.....아차 했어요. 며칠 전에 앞다리와 뒷다리가 다 난 다른 녀석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행방불명이 되어서 이상하다 했는데, 꼬리가 아직 없어지지 않았어도 앞다리가 났으니 그렇게 기어올라가지 않았을까!  아니나 다를까 창문옆으로 말라서 까맣게 되어버린 뭔가가 있었습니다. 나의 무지로 인해 플라스틱 용기에서 점프한 개구리는 물이 아닌 곳에서 죽어갔겠지요. 꼬리가 없어지려면 며칠이 걸린다기에 계속 키웠던건데 앞다리가 다 나면 얼른 논에서 다시 놓아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비오는 날, 아이랑 우산 쓰고 이제는 당당히 개구리가 된 올챙이를 논에다 놔 주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까지 슬금슬금 기어올라가더니 한참을 꼭대기에서 망설이더군요. 자기 딴에도 넓은 세상으로의 첫 발걸음이 의미심장(?)했는지....한참 있더니 비가 퐁퐁 떨어지는 논으로 힘차게 점프를 했습니다. 좁은 곳에서 살다가 넓은 논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아이랑 쪼그려 앉아 한참 보았습니다. 백로에게 먹히지 말라고 빌어주기도 하구요.

그렇게 작은 개구리가 어른이 되려면 3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또 뱀처럼 허물을 벗으면서 큰대요. 저도 이 모든것을 봄에 그 책으로 수업할때는 몰랐어요.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겠죠. 교사의 경험이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전달될테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생각인데 '개구리가 알을 낳았어'에서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어 벼등걸 위로 기어오르는 장면은 벼등걸이 아닌 초록색 모가 심겨져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이 책에 나오는 참개구리는 이르게 산란하는 종도 아니고, 보편적으로 개구리가 될 쯤에는 이미 모내기를 한 논이 더 많을 것 같아서요. 그림을 모면서 아이들이랑 모내기를 했구나 하고 추측을 할 수도 있어서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긋 2004-08-0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정말 그렇겠네요!
벼보다는 모가 더 어울리겠어요.
관찰력이 대단하시군요. ^-^

예쁜 달 2004-08-12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리마다 조금씩 다르답니다. 작은 개구리가 어른이 되는데 1년 걸리는 개구리도 있답니다.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