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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입니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부상했습니다. 이후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35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새롭게 태어난 <뇌 1>를 보겠습니다.
신경 정신과 의사 사뮈엘 핀처가 인공지능 디프 블루 Ⅳ를 이기면서 체스 세계 챔피언 자리를 되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 밤, 약혼녀이자 톱 모델인 나타샤 아네르센과 성행위를 하던 중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침입의 흔적도 없고 사체에도 상처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자의 말을, 이지도르 카첸버그가 뉴스로 보고 뤼크레스 넴로드를 찾아갑니다. 전직 경찰이자 기자인 이지도르와 객원 기자인 뤼크레스는 3년 전 고생물학자의 의문사를 둘러싼 인류의 기원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었습니다. 그 이후 이지도르는 3년 만에 나타나 함께 사뮈엘 핀처 박사 피살 사건을 조사해 보자고 합니다. 자신의 직감으로 뇌를 주제로 한 탐구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요. 뤼크레스는 주간지 사회부장의 허락으로 이지도르와 함께 핀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뇌에 대한 기사를 쓰기로 했습니다.
장루이 마르탱 씨는 아내와 세 딸의 아버지이며, 니스 신용 은행에서 법무 담당 부서의 책임자로 일하느니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친구 베르트랑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체스 한 판을 두고 오는 길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습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살아있다는 사실이 기뻤으나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행위란 한쪽 눈으로만 보고 한쪽 귀로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사뮈엘 핀처라고 소개한 의사가 뇌줄기가 손상을 입어 환자가 자기 안에 감금되어 버린 듯한 상태가 되는 증후군인 록트인 신드롬, 일명 리스 LIS에 걸렸답니다. 마르탱의 뇌는 여전히 기능하고 있지만, 신경 계통의 여타 부분이 더 이상 뇌에 응답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환자의 자유 의지를 존중한다며 신경이 살아 있는 한쪽 눈꺼풀로 살지, 포기할지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마르탱은 살 것을 선택했고, 핀처 박사는 텔레비전을 보여주며 감각을 자극했고, 이후 컴퓨터를 설치해 안구의 움직임으로 작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르탱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핀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지인들을 만나는 이지도르와 뤼크네스, 핀처 박사의 시체를 해부한 법의학자가 돌연사합니다. 도대체 핀처 박사는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뇌 1>에서 확인하세요.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
p 13
이 질문은 책 <뇌 1> 첫 줄에 등장하고, 이지도르와 뤼크네스가 신경학 의사 핀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면서도 계속 제기됩니다. 핀처 박사는 죽기 직전 인터뷰에서도 말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나로 하여금 아침마다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나는 어떤 일에 힘을 들이고 애를 쓰는 것일까, 나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일까 하고요. 사람에겐 저마다의 동기가 있고, 그 동기 때문에 이런, 저런 행동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욕에 움직이고, 또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움직입니다. 이지도르와 뤼크네스는 조사를 하면서 동기의 목록을 정리합니다. '첫째 고통을 멎게 하는 것, 둘째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 셋째 생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넷째 안락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다섯째 의무감, 여섯째 분노, 일곱째 성애, 여덟째 습관성 물질, 아홉째 개인적인 열정'으로 1권에서는 9개의 동기가 등장합니다. 읽으면서 인간은 어떤 동기로 행동하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동기들의 결과가 지금에 이르게 되었고, 미래의 모습도 현대인들의 동기의 결과이지 않을까요.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의 뇌 지도는 2014년 미 국립보건원의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2027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2002년 초판이 출간된 <뇌> 소설이 이십몇 년 후의 미래를 보여주듯이, 미래도 현재의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누구인지를 작가가 고민한 것처럼, 우리도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게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이 미래의 모습으로 보일 테니까요.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