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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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반전에 무릎을 꿇었다는 다른 작가의 평에 어떤 반전이 있을지 궁금하고, 제목의 뜻이 무엇일지도 내용과 어떤 상관이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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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김준녕 지음 / 고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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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태어난 저자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했고, 하루의 절반은 글을 준비하고, 나머지 절반은 글을 쓰면서 보냅니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으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그의 첫 SF 소설집입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경매'는 주인공 내가 절친 상욱의 딸 상아의 기억 재건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억 콜렉터에게 기억을 팔러 오는 데서 시작합니다. 상욱은 나와 우주선 외벽을 수리하는 일을 하며 겨우 먹고살았는데, 상욱이 우주 청소부 여자를 만났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상아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병원에 살다시피 했고, 쉬는 날도 없이 상욱과 아내는 돈을 벌었습니다. 상아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갓난아기인 상아의 부모에 대한 기억까지 팔았으나 3년 전 블랙홀에 의해 부부는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대부로서 난 상아를 키웠고, 대학을 가길 원했으나 기억이 온전한 사람만이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상아를 위해 기억 재건술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상아에 대한 기억을 팔려고 왔습니다. 기억 콜렉터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훌륭하다며 시술을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난 지금 해달라고 했고, 그는 알겠다면서 지난번에는 하면서 말을 하려다 맙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골방에서 지내는 내가 0번 버스를 타면서 시작합니다. 어디로 가는 건지, 가는 도중에 길을 잃으면 어떡할지 걱정이었으나, 이십 대 초반 정도로 앳되어 보이는 버스 기사는 도시 외곽으로 버스를 몹니다. 0번은 대구 남구, 중구, 시내로 향하는데 경로를 크게 벗어나고 있습니다. 0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오묘한 숫자라고 생각하며, 52세에 지하철 선로에 뛰어든 아빠를 떠올리며 내 가족도 0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버스는 전등이 달리지 않은 암흑 터널로 들어가며 목적지를 알리는 전광판에서 빛이 납니다. 2번 지구까지 47분, 3번 지구까지 1시간 35분... 2번 지구를 시작으로 숫자가 계속 쌓여갑니다.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10편의 SF 단편을 모은 소설입니다. 기억을 사고파는 '경매', 공기를 통해 감염되어 결국 죽는 바이러스가 퍼져 모든 사람이 방호복을 입기 시작한 지구의 모습을 그린 '팔이 닿지 못해 슬픈 짐승', 우주시대에도 행성과 별의 땅을 사고파는 '망자를 위한 땅은 없다', 태양 질량의 130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한순간에 사라져 우주 보험사 직원이 방문하는 '블랙홀 뺑소니', 0번 버스를 타고 어딘지를 모를 곳으로 가는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방공호 내에 위치한 상위 0.01%만을 위한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요리 재료를 구하는 이야기 '맛과 맛 사이', 채무추심위원회는 구조비라는 명목으로 채무자를 어떻게든 살려냈고, 빚을 갚거나 다른 다른 이에게 빚을 넘기는 방법 외엔 없어 산 사람은 죽은 이의 빚을 지고 사는 '빛보다 빠른 빚', 창고에서 발견한 공룡알을 부화시키는 '뜨거운 얼음을 만드는 방법', 과거 지구인들이 우주로 날려 보낸 전파가 돈이 되는 미래에 세상의 진리가 들어있는 데이터센터를 찾는 '브레인 크런치 - AI 시대에서 인간이 살아남는 법',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잘 크고 맛까지 있는 좁쌀보다 작은 소형 나노봇인 그레이 구가 지배하는 '사이버 피쉬 트럭'까지 다양한 현실과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의 표현이 짜임새 있게 보여 어쩌면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인간다운 것이 무엇인지, 부동산 불패 신화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상위의 가진 자들은 그들의 취미를 갈구하고, 외계인들이 세상에 스며든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지까지, 책을 읽으며 다양한 상상력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미래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고민하게 되는 <0번 버스는 2번 지구를 향한다>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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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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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백 런던 대학교에서 정신건강과 젠더와의 관계, 여성 운동의 역사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일부 역사적 주체에 의해 지워진, 혹은 과소평가된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으며, 일반 대중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역사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2022년 스코틀랜드 역사 환경 전시회 '이야기의 해' 기획에 참여했으며 더 많은 사람들과 역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을 보겠습니다.



'갈리아 전기'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갈리아 전쟁을 기록한 책으로 유명한데, 그가 이 책을 집필한 진짜 이유는 개인적인 이익 때문이었답니다. 정치권력을 유지하거나 오르기 위해선 돈이 많이 필요했고 카이사르는 갚을 돈이 엄청났습니다. 갈리아 지역과 전쟁을 하면 그 지역의 재물과 노예무역으로 부채를 갚을 수 있겠다는 판단에 공격할 이유를 찾았고, 마침 헬베티는 서쪽으로 이주하기 위해 로마가 지배하는 땅을 지나갈 수 있도록 요청했습니다. 카이사르는 거절했고 헬베티는 다른 경로를 찾기로 했으나 그와 그의 군대는 헬베티를 공격해 전멸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이사르는 상당한 부를 축적했고, 자기만의 승리 공식을 발견합니다. 로마 공화국에서 정치가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이 전쟁을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로마인에게 유익한 것처럼 보이도록 '갈리아 전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카이사르의 거짓 주장은 역사적으로 사실로 받아들여져서 20세기 중반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보고서 중 하나로 칭송받았습니다. 역사학자들이 카이사르의 거짓말을 알아차리게 된 건 그가 사용한 숫자였고, 이 조사를 계기로 그가 한 주장의 모든 부분이 역사적인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교모한 거짓말이 들통나기까지 200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의 소수집단 구금 및 추방을 위해 인구 통계 데이터를 사용했음을 투명하게 밝혀 왔지만 미국은 침묵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일본계 미국인 공동체 안에서 그들이 받은 처우에 대한 인정과 보상을 요구하는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마고 앤더슨과 윌리엄 셀처라는 두 학자가 인구조사국 기록 보관서에 대한 심증적인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인구조사국이 기밀 정보를 오용해 일본계 미국인 개개인의 시민권을 탄압하고 억류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인구조사국은 이 사실을 60년 이상 부정했으나, 결국 2000년에 미 인구조사국 국장이 인정하면서 마침내 사과했습니다.




어릴 때 우리가 배우고 알고 있는 역사는 진실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가르치는 역사를 비아냥거렸고, 진실을 알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불쌍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실하지 않은 역사를 우리도 배우고 있음을 알았을 때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면을 이야기하지 않고 지나간 역사들을 들추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진실의 한 조각을 보고,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자부한 우리나라에도 편파적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사는 필연적으로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았지만,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우리도 눈먼 사람과 다름없었음을 느꼈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에는 이데올로기, 종교, 제국의 흥망성쇠를 아우르는 참혹한 거짓말을 50가지 담았습니다. 어떤 거짓말은 수 세기에 걸쳐 진실로 믿어왔고, 어떤 거짓말은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고대의 초기 거짓말부터 중세에 발전된 거짓말과 근대 초기의 음모론과 위조, 19세기의 저널리즘, 20세기의 프로파간다와 가짜 뉴스까지 다양한 거짓말의 모습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거짓말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거짓말에 의문을 가지고, 그것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까지도 거짓말의 역사를 그대로 진실로 알고 살아왔을 것입니다. 눈먼 사람이 아닌 눈 뜬 사람이 되게 해준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부터 의문을 가지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온갖 글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더욱 요구되는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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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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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부상했습니다. 이후 "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천사들의 제국", "나무", "파피용", "신", "제3인류" 등을 썼습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2002년에 출간해 2023년에 개정판으로 나온 <뇌 2>를 보겠습니다.


<뇌 1>권에 이어 세계 체스 챔피언 사뮈엘 핀처의 죽음을 조사하는 이지도르와 뤼크레스는 핀처 박사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합니다. 핀처 박사와 약혼녀 나타샤 아네르센이 CIEL 단체와 관련 있음을 알게 되고, 그리로 갑니다. 기자 신분이 먹히지 않자 자신들은 사뮈엘 핀처의 친구라고 소개했고, 안내를 맡은 미셸을 들어오라고 합니다. 며칠 뒤 핀처 박사의 추모식에 이들을 초대했고 그곳에서 뤼크레스는 납치를 당합니다. 눈을 떠보니 모니터 화면에 자신은 '아무'라며 뤼크레스의 조사가 어디까지 진척되었으며, 그 조사에 관해 누구에게 이야기했는지를 묻는 글이 뜹니다.

장루이 마르탱은 전극을 뇌에 이식하고, 새로 마련된 인터넷과 초고속 인터페이스의 도움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르탱은 자기가 당한 자동차 사고를 조사하며 뺑소니 운전자의 진짜 이름을 알아냈습니다. 범인은 전직 의사 움베르토 로시였고 그는 알코올 중독에 걸려 노숙자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육신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 저 보잘것없는 인간 때문이라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자신의 정신은 거대한 규모를 지니고 있기에 그 규모에 걸맞은 도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당시 가장 성능이 뛰어나고 가장 안전한 인공 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핀처 박사와 마르탱은 구약성서의 십계명과 신약 성서의 가르침, 노자의 도덕경 등을 추가했고 오대륙의 위대한 사조들을 검토하면서 그들이 보기에 온당하다고 판단되는 개념들을 추가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마르탱의 전자(電子) 무의식이 되었고, 아테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장루이는 아테네에게 어떻게 하면 될지 물었고 아테나의 대답은 용서하라는 거였습니다. 복수심의 압박에서 벗어난 마르탱은 핀처 박사의 전문 분야에 도전해 그에게 다시 한번 놀라움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마르탱은 뇌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정신병자들의 광기를 장점으로 활용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핀처 박사의 정신병원은 번창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과학 기술 분야의 특별한 발견을 찾는 데 관심을 쏟다가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1954년에 행해진 실험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이상한 실험에 관한 정보가 많이 축적되자 마르탱은 한데 모아 자료를 만들었고, 그것을 컴퓨터 파일로 잘 정리해 '최후 비밀'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마르탱이 명명한 최후 비밀은 무엇이며, 납치된 뤼크레스는 어떻게 되는지, <뇌 2>에서 확인하세요.




절대적인 마약의 효과로 먹는 것과 자는 것과 교미하는 것과 같은 필수적인 생명 활동조차 잊어버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뇌 2>에 등장하는 쥐 프로이트는 모든 유혹과 문제, 위협을 물리치고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것 앞에 다다랐습니다. 그리고 최후 비밀을 맛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중독이 너무나 강해 계속 원하게 되고, 전원을 차단시키자 핀처 박사를 물고 노려봅니다. 만약 인간이 이렇게 된다면, 다른 것은 하나도 필요 없고 오로지 최후 비밀만 원하게 될 것이고 그것을 주는 절대자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세상의 인류의 모습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유혹에 약한 인간들을 생각하면 이런 세상이 오지 않으리라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마약에 빠져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볼 수 있으니깐요. 아니면 인공 지능이 점점 발전하면서 스스로 사고하고, 그런 유능한 인공지능이 무능한 인간들에게 세상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을까요. 점차 인간의 영역이 좁아지고 인공 지능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는 <뇌>를 관통하는 질문으로 인간이 행동하는 동기를 묻는 것입니다. 책에 열거된 동기는 13가지지만, 저마다 다른 동기들이 있을 것입니다. 책의 주인공은 최후 비밀에 대한 실제적인 경험이었으나, 나는 책을 통해 무슨 동기로 행동하고, 살아가는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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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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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입니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부상했습니다. 이후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35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새롭게 태어난 <뇌 1>를 보겠습니다.



신경 정신과 의사 사뮈엘 핀처가 인공지능 디프 블루 Ⅳ를 이기면서 체스 세계 챔피언 자리를 되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그날 밤, 약혼녀이자 톱 모델인 나타샤 아네르센과 성행위를 하던 중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침입의 흔적도 없고 사체에도 상처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자의 말을, 이지도르 카첸버그가 뉴스로 보고 뤼크레스 넴로드를 찾아갑니다. 전직 경찰이자 기자인 이지도르와 객원 기자인 뤼크레스는 3년 전 고생물학자의 의문사를 둘러싼 인류의 기원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었습니다. 그 이후 이지도르는 3년 만에 나타나 함께 사뮈엘 핀처 박사 피살 사건을 조사해 보자고 합니다. 자신의 직감으로 뇌를 주제로 한 탐구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요. 뤼크레스는 주간지 사회부장의 허락으로 이지도르와 함께 핀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뇌에 대한 기사를 쓰기로 했습니다.

장루이 마르탱 씨는 아내와 세 딸의 아버지이며, 니스 신용 은행에서 법무 담당 부서의 책임자로 일하느니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친구 베르트랑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체스 한 판을 두고 오는 길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습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살아있다는 사실이 기뻤으나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행위란 한쪽 눈으로만 보고 한쪽 귀로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사뮈엘 핀처라고 소개한 의사가 뇌줄기가 손상을 입어 환자가 자기 안에 감금되어 버린 듯한 상태가 되는 증후군인 록트인 신드롬, 일명 리스 LIS에 걸렸답니다. 마르탱의 뇌는 여전히 기능하고 있지만, 신경 계통의 여타 부분이 더 이상 뇌에 응답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환자의 자유 의지를 존중한다며 신경이 살아 있는 한쪽 눈꺼풀로 살지, 포기할지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마르탱은 살 것을 선택했고, 핀처 박사는 텔레비전을 보여주며 감각을 자극했고, 이후 컴퓨터를 설치해 안구의 움직임으로 작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르탱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핀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지인들을 만나는 이지도르와 뤼크네스, 핀처 박사의 시체를 해부한 법의학자가 돌연사합니다. 도대체 핀처 박사는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뇌 1>에서 확인하세요.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

p 13

이 질문은 책 <뇌 1> 첫 줄에 등장하고, 이지도르와 뤼크네스가 신경학 의사 핀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면서도 계속 제기됩니다. 핀처 박사는 죽기 직전 인터뷰에서도 말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나로 하여금 아침마다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나는 어떤 일에 힘을 들이고 애를 쓰는 것일까, 나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일까 하고요. 사람에겐 저마다의 동기가 있고, 그 동기 때문에 이런, 저런 행동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욕에 움직이고, 또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움직입니다. 이지도르와 뤼크네스는 조사를 하면서 동기의 목록을 정리합니다. '첫째 고통을 멎게 하는 것, 둘째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 셋째 생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넷째 안락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다섯째 의무감, 여섯째 분노, 일곱째 성애, 여덟째 습관성 물질, 아홉째 개인적인 열정'으로 1권에서는 9개의 동기가 등장합니다. 읽으면서 인간은 어떤 동기로 행동하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동기들의 결과가 지금에 이르게 되었고, 미래의 모습도 현대인들의 동기의 결과이지 않을까요.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의 뇌 지도는 2014년 미 국립보건원의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2027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2002년 초판이 출간된 <뇌> 소설이 이십몇 년 후의 미래를 보여주듯이, 미래도 현재의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누구인지를 작가가 고민한 것처럼, 우리도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게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이 미래의 모습으로 보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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