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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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살고 있는 저자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17년 "동화 배틀로열"을 출간하며 만화가로 데뷔했습니다. 트위터에 연재된 <특별하지 않은 날>은 큰 공감과 인기를 얻어 종이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갈 수 있다면 사소한 일이라도 인생은 즐거울 것이다"라는 말처럼 무수한 반짝임이 들어 있는 일상을 우리는 모르고 살아갑니다. 어느 것을 선물해도 기뻐할 것 같은 아내를 생각하며 흐뭇하게 웃는 남자, 회사 일로 전화를 받은 아빠의 낯선 모습에 평소의 아빠가 좋은 딸, 어릴 적 꿈꾸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처럼 되고 싶은 나를 떠올리게 하는 딸의 모습, 자신의 생일 케이크를 예약하던 소년이 3년 후 동생의 생일 케이크를 예약하는 모습,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돼서 굿즈가 갖고 싶은 아들에게 좋아하는 게 늘어난 거라고 말하는 아빠,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다니는 소년의 이유, 어쩌다 길고양이를 키우게 된 청년의 모습, 스마트폰을 사서 사진을 찍게 된 할머니의 이유까지, 일곱 개의 제목이 있지만 이야기마다 앞 편에 나온 등장인물이 다음 이야기에 나오는 데다가, 이야기도 연결이 되는 드라마 만화, <특별하지 않은 날>입니다.




<특별하지 않은 날>은 그림체가 동글동글 귀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감성 만화라 읽다 보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집니다. 이렇게 점점 따듯하고 벚꽃 떨어지는 계절에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힐링 만화지요. 표지에 나온 남자가 누구인지는 이야기 끝에서 밝혀지는데, 이 마지막 이야기가 처음 이야기와 연결되어 더욱 특별한 만화입니다. 보면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가족이라서, 동료라서, 온/오프라인 이웃이라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집니다. 40대는 자기 얼굴에 책임지는 나이라고 하는데, 나이 드는 모습이 보고 싶지 않아 거울을 거의 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굳어진 얼굴을 좋은 인상으로 바꾸기 위해, 뽀족한 마음은 줄이고, <특별하지 않은 날>처럼 일상의 반짝임을 찾아내서 즐겁고 기분 좋은 인상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날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서 특별함이 보이는 내가 되기를 바랍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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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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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상상만 했던 천사들의 세계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필력으로 읽을 수 있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인간이란 존재 너머 무엇이 있을지 작가의 세계관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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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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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한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작품이 새로운 표지를 입고 더욱 멋지게 나왔다. 이것만으로도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한 작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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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오만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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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읽을 필요가 있는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가 쓴 경찰의학 반전미스터리. 이번엔 어떤 사회의 민낯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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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 역전 흥부, 당찬 춘향, 자존 길동, 꿈의 진실게임, 반전의 우리고전 읽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2
유광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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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학부대학 교수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옥루몽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조선시대 말기 유행한 대중소설에 흥미를 느껴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되살리고 싶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진시황 프로젝트"로 2007년 제1회 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팟빵 오디오 매거진 '월말 김어준'에서 지금 시대에 맞게 해석한 고전문학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럼, 반전의 우리고전 읽기, <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을 보겠습니다.



'흥부전'은 못된 형과 착한 동생의 우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욕심, 현실과 미래, 삶과 비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대 판소리를 정리해 기록한 신재효의 '박타령'을 보면 부모의 유산이 많지 않았으며 지금 재산은 놀부 자신이 모두 일군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놀부의 시각이긴 하지만 흥부가 놀고먹기만 하며 형을 의지해 살고 있다는 것도 언급됩니다. 놀부가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나쁜 건 아니지만, 세상 좋은 것을 모두 탐내는 것이 나쁜 것입니다. 또한 흥부도 욕심 쟁이었습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있어 보이고 싶고 멋져 보이고 싶고 괜찮아 보이고 싶었습니다. 모양 빠지기 싫어서 늘 척하며 호구 잡혀 살았고, 그 모든 부담을 주변에 떠넘겼습니다. 놀부와 흥부의 삶은 방식은 달랐지만 삶의 지향은 똑같았습니다. 박을 끝까지 타는 것처럼 끝없이 극단으로 달려갔습니다. 놀부는 나빴습니다. 그러나 좋은 면도 있었습니다. 흥부는 착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나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흥부나 놀부 중에서 한 명을 고르라는 것도 아니고, 둘 중 한 명처럼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흥부 놀부가 우리이고, 그들 삶이 우리 삶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홍길동전'이 우리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들의 필요에 의해서입니다. 최초의 한글소설인지, 허균이 지은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공식처럼 굳어져 그렇게 배우고 있습니다. 활빈당으로 대표되는 홍길동의 활동은 빈민들을 구제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삶에 공감해 그들을 도운 게 아니라 저렇게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무능한 당신네 양반들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어라는 홍길동의 정치적 시위입니다. 홍길동의 원대한 포부에는 백성을 위한 최종 목표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가 조정과 왕에게 요구한 것도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아니었기에, 자신이 원했던 병조판서를 받자마자 백성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해외로 떠나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대 사람들의 마음을 매료시켰을까요. 홍길동이 활빈당이 되어 백성을 구휼한 일들 때문에 환호한 것이 아니라, 당장 죽어도 누구 하나 슬퍼하지 않을 하찮은 존재가 자기 힘과 노력으로 성장해 백성의 우두머리가 되고, 나라의 병권을 쥔 병조판서가 되고, 급기야 왕이 되어 통치한다는 성공담에 황홀해한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홍길동에게서 자신들의 희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고전'은 그저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교과서에 나온 고전들을 주제, 배경 등의 암기로만 대했습니다. 원전을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저 '흥부전'은 우애 이야기로만, '춘향전'은 열녀 이야기로만, '홍길동전'은 호부 호형과 의로운 도적 이야기로만, '구운몽'은 일장춘몽 이야기로만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에서 그 모든 것을 다시 깨우쳐줍니다. '흥부전'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 세상은 어떠한지를 돌아보게 하며, '춘향전'은 내 몸은 내 것이라고 자각하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며 당대 관념과 싸우고 사회와 투쟁해 나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며, '홍길동전'은 아무것도 아닌 자들의 마음이 투영된 영웅 이야기고, '구운몽'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합니다. 고전을 요즘 시대엔 좀 맞지 않고 고리타분하게 생각했던 선입견이 책을 읽으며 완전 바뀌었습니다. 고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그래서 이제까지 우리가 알던 그 고전이 맞나 생각하게 하는, 우리고전의 반전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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