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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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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책스타그램 #나쓰메소세키

타인에 대한 불신의 순간보다 견딜 수 없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또아리를 틀 때. 더욱이 스스로에게 엄정하고도 일관성있는 도덕률을 적용하려는 사람이라면 그 실망감은 마음을 산산조각내는 단초가 되고 만다. 유리와 같은, 깨어질지언정 더럽혀지지는 않고 싶다는 마음의 발로. 그게 일본적인 미학의 한 정점이라면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은 그 원류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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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장마당 법치 - 북한을 바꾸는 法
이종태 지음 / 개마고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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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장마당법치 #이종태 #책스타그램

미친 반동세력이 북한 문제를 들고 전쟁 불사를 외치는 와중에 이런 건설적인 책을 읽는단 건 조금 힘빠지는 일이긴 하다. 이미 공장 설비들은 녹슬고 남한 사업가들은 좌절한 마당에 무슨 새삼스런 남북 경제협력 이야기란 말인가. 개인적으론 금강산관광이 막히던 시점에 첫눈맞으며 개성공단 출장을 용케 다녀왔던지라, 개성공단의 성과와 그 확대전략을 논하는 책은 다소 각별하기도 하다.

대전제부터 깔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북한을 바람직하고도 통제가능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면 점진적인, 그렇지만 불가역적인 방향으로의 시장경제 확장을 유인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게 꼭 통일이 아니어도, 평화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단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이 대전제부터 합의하기가 난망하겠지만.

저자는 햇볕정책의 당위성과 한계에서부터 출발한다. 햇볕이 북한의 체계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어떻게 해야 그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의 주제는 '법치'다. 외국자본의 이익을 형성, 보호하기 위해서 북한은 지금 사유재산과 사적 소유에 대한 개념과 법률적 뒷받침 작업이 진행중이란 사실을 다양한 근거와 증언을 통해 뒷받침한다.

게다가 북한 내에서 초기 자본가에 가까울 '쩐주'와 물류망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어쩌면 우린 북한의 사례를 빌어 그런 것들을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장주의자들의 강변과 달리 자유시장을 키워내는데 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라거나, 이미 우리에겐 어떤 낯섦도 없는 '사적 소유'라는 개념이 현실에선 어떤 방식으로 확립되는지 등등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들.

물론 이 모든 건 북한을 둘러싼 이슈들이 건설적이고 평화적인 방향으로 해소될 때의 이야기. 그래서 여전히 막연하고 헛헛한 느낌은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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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의 물고기 책
리처드 플래너건 지음, 유나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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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의물고기책 #리처드플래너건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문장은 만연하고 묘사는 몽롱하다. 화자는 1인칭과 3인칭의 가면을 번갈아 쓰며 말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최대한 근사하게 말해보려 애쓴다. 나 자신인 나와 내가 아닌 나와 세계 그자체인 나에 대한 이야기, 불교의 공 사상에 유사한 무언가에 기반해 세계 전부를 묘사하려는 노력. 책의 한대목을 빌려 이 책의 스토리를 요약해본다면, '가-나-다-라-마-(중략)-하'랄까.

그럼에도 차례로 등장하는 열두마리 물고기의 상징에 값하는 이야기는 차근차근 앞으로 움직인다. 남반구의 새로이 발견된 땅 오스트레일리아, 그곳에 막 정착하려는 유럽인들이 바이러스처럼 지니고 온 구체제 '문명'은 그 황량하고 낯선 땅에서 생경한 민낯을 드러낸다. 새삼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거울 앞에서 이주민과 원주민들은 물고기 열두마리의 특징적인 외양으로 현현하고, 이들의 이야기는 언뜻 세련된 유럽 문명에 내재한 부당한 우월감, 혹은 고약한 악취미를 계속해서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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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간 봄날의책 세계산문선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정수윤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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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인간 #책스타그램 #봄날의책

나쓰메 소세키에서 미야자와 겐지, 다자이 오사무 같은 알만한 작가들 외에도 총 25명의 대표적인 현대 일본작가들의 산문이 엮인 책이다. 관동대지진에서 태평양전쟁, 히로시마 피폭에 이은 패전후 일본의 모습까지 병풍처럼 늘어선 곳에, 제각기의 삶과 글을 써내리던 이들이 간단한 연보와 함께 비석처럼 촘촘히 자리잡았다.

제법 재기발랄하고 익살스런 소세키의 문체는 어쩌면 탈아입구의 선진대열로 매진하던 20세기 초 일본의 분위기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리고 차츰 어둡고 무거워지다가 끝내 삶의 허무와 염세에 빠져드는 그 이후 작가들의 문체 역시, 개인과 예술이 어디까지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진부한 물음을 되새기게 한다. 아무리 밝은 소재여도, 아무리 긍정적이려 해도 배어나는 짙은 회한. 마치 불투명수채화의 찐득하고 텁텁한 뒷맛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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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탄생 - 대한민국의 심장 도시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한종수.강희용 지음 / 미지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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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탄생 #강남 #북스타그램 #전자책

전자책으로 본 최초의 책, 시집 몇권도 있지만 끝까지 다 읽진 않았으므로. 한번 재미있게 술술 읽고 덮을 책이라면 전자책으로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난 종이책을 쥐고 책장을 넘기는 느낌을 포기하기 어렵다

책은 그야말로 흥미진진, 강남이라 불리는 지역이 어떤 장기적인 개발 계획과 상황 변수들, 한강 치수와 올림픽과 남북 이슈 등에 따라 지금처럼 한국 최고의 요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진다. 모든 인프라를 쥐고 있던 구도심에서 사람들의 눈을 돌려 실제로 강남으로 옮기도록 유인하던 과정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근 삼사십년에 걸친 특혜성정책과 개발계획에 힘입어 모든 자원이 집중된 '강남특별구'에 대한 선망과 질투는 다 그 이유가 있다는 것.

강남 부동산가격이 줄곧 오르기만 한 것이 그저 실체없는 거품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선망과 욕망 때문이기만 한 건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걸 알아야 앞으로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도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본 책. 나름의 결론은, 부동산이란 자원의 특성상 이토록 많은 장점들, 특히나 교육 인프라가 집결된 강남의 값어치는 분명 한국 최고가를 찍을 만하지 싶다. 단 교육 인프라가 그 가치의 오할 이상을 점한다는 생각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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