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고찬찬(고전 찬찬히 읽기) 시리즈 1
고미숙 지음 / 작은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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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열하일기를 한 번씩 다시 읽는 이유는 자신을 위한 채찍질이다. 박지원이 보고자 했던 넓은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서 무엇이든 알고 싶어했던 그의 욕망이 가끔씩 지루해지는 삶에 탄산수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기라는 형식을 빌어 쓰긴 했으나 이것은 거대한 탐구 보고서이다. 하필이면 전성기 청나라의 황제 칠순이 장마철이었다. 하필이면 연경에 있어야할 황제는 열하의 행궁에서 칠순연을 한다. 그리고 그 노정에서 하룻밤에 아홉번이나 강을 건너야 하는 일정까지 소화한 박지원은 사실 이 사행단에 굳이 끼어 가서 고생을 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 그런 이유 하나만으로도 박지원의 여행은 힘이 있다. 그런데 거기서 이것저것 보고 듣는 것은 단순히 관찰한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역사나 유래 혹은 우리 나라와 비교를 해가며 마치 사행단에 일행으로 있는 것처럼 설명을 한다.  더불어 그의 생각까지 보태진 글은 한문을 번역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늘 흥이 난다. 

  열하이기를 연구한 고미숙 선생님의 설명도 담백하다. 개인적으로 고미숙 선생님의 강의보다는 책에 적은 글을 읽어보기를 강추한다. 글로 읽을 때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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