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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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의 많고 많은 별들과 광활한 우주를 해변의 모래알로 상상해본다. 가늠할 수 없는 무한대의 우주는 상상만으로 설렌다. 코스모스(Cosmos)는 또 다른 태양계와 은하계와 외계인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 인간과 우주는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외계생명을 통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주를 들여다보면 나와 너, 인간의 본질과 만나게 될 것이다.

코스모스(Cosmos)는 전 세계 60개국에 방송되어 6억 시청자를 감동시킨 텔레비전 교양 프로그램을 옮긴 책이다. 1980년에 1판이 출간된 이래 영어판만 600만 부가 팔리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70주 연속 실린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과학책이자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우주 탐험의 희망을 심어 준 교양서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 저자 칼 세이건은 다양한 저술과 방송 활동을 통해 천문학을 비롯한 과학의 대중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세계적인 천문학자다. 그는 지금까지 출판된 과학책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코스모스(Cosmos)와 퓰리처상 수상작인 에덴의 용(The Dragons of Eden)을 비롯해 30권이 넘는 책을 남겼다. 코넬 대학교의 행성 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 과학 교수, 행성 협회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NASA의 자문 위원으로 보이저, 바이킹 등의 무인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다. 행성 탐사의 난제 해결과 핵전쟁의 영향에 대한 연구로 NASA 훈장, NASA 아폴로 공로상, 소련 우주 항공 연맹의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 훈장, 미국 천문 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미국 국립 과학원의 최고상인 공공복지 훈장 등을 받았다. 평생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일구던 그는 19961220일에 골수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

 

 

책은 은하계 및 태양계의 모습과 별들의 삶과 죽음을 설명하고, 그러한 사실들을 밝혀낸 과학자들의 노력, 즉 별자리와 천문학과 우주탐험과 외계와의 교신 연구 등을 소개한다. 또한 우리 우주에는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것인지, 우주의 미래는 어떨 것인지 등의 철학적 질문도 던진다. 그리고 사실에 근거한 과학책이지만 어떤 책보다 문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을 만날 수 있고 철학과 역사 등의 전반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가며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하고 있다.

 

 

 

 

반면 천문우주학 윤석진 연세대 교수는 이 책은 천문우주학 최신의 첨단이론까지는 담아 있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광막한 코스모스의 바다 속에 감춰진 새로운 세상과 가능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외계 문명의 존재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우리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우리와 같은 문명의 운명은 결국 화해할 줄 모르는 증오심 때문에 자기 파괴의 몰락으로 치닫게 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하지만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쥐면 부서질 것 같은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 지구는 극단적 형태의 민족 우월주의, 우스꽝스러운 종교적 광신, 맹목적이고 유치한 국가주의 등이 발붙일 곳이 결코 아니다. 별들의 요새와 보루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디 작은 푸른 반점이다. 이렇게 여행은 시야를 활짝 열어 준다.”p 632

 

코스모스는 첨단과학적인 이론이 부족해도 꼭 읽어야 할 과학고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고 나의 시선에 닿은 것들이 전부라고 믿고 사는 우리들에게 우주에서 점하나로도 보이지 않는 티끌 같은 존재인 우리를 자각하게 해주고 새로운 시야를 활짝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나란 존재는 유일하다는 깨달음은 나 뿐만이 아니라 나와 다른 너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게 해준다.


"모래를 한 줌 움켜쥐면 그 속에서 약 1만 개의 모래알들을 헤아릴 수 있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의 개수보다 더 많은 수의 모래알갱이들이다.

지구상의 해변이란 해변 모두에 깔려 있는 모래알들보다

우주에 있는 별들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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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창비세계문학 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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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한 작가 톨스토이, 그는 어떻게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그는 이반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대해 냉철하게 관찰하고 깊이 있게 묘사한다. 그리고 소설 속 이반일리치를 통해 극적으로 죽음을 그려냄으로써 인간의 보편적 삶의 본질을 통찰한다.

똘스또이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삶에 대한 그의 생각과 문제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은 판사로서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던 이반 일리치가 성공의 정점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간다. 죽음 앞에서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되묻는다. 한 인간이 죽음 앞에서 자신의 삶 전체를 되짚어보며 그 의미를 파고드는 과정을 매우 밀도 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작가는 결국 삶의 의의는 과학이나 철학도 설명할 수 없고, 이성의 힘에 의지해서도 해결되지 않으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전한다.

 

(p103)

하루를 살면 하루 더 죽어가는 그런 삶이었다. 한걸음씩 산을 오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한 걸음씩 산을 내려가고 있었던 거야. 그래, 맞다. 세상 사람들은 내가 산을 오른다고 보았지만 내 발밑에서는 서서히 생명이 빠져 나가고 있었던 거야.......그래 결국 이렇게 됐지. 죽는 일만 남은 것이다!

......

어쩌면 내가 잘못 살아온 건 아닐까

난 정해진 대로 그래도 다 했는데 어떻게 잘못될 수가 있단 말인가?”

 

죽음은 우리에게 작은 자비도 내어주지 않는다. 읽는 이가 힘들 정도로 처절하고 고통스럽고 두렵다. 톨스토이가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도 이반일리치처럼 죽음앞에서 후회하고 괴로워 할 것인가? 작가는 당신의 삶에서 죽음을 기억하고 후회 없는 당신의 진짜 삶을 찾아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반일리치의 죽음 곁에서 유일한 위안이 되었던 게라심 같은 존재를 만들라고 말한다. 당신의 인생에서 그런 존재들을 가질 수 있다면 죽음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을 거라고 위로한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 똘스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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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언어장애를 지닌 청소부 엘라이자가 괴생명체를 만난다.
주인공 엘라이자는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봐주는 괴생명체를 만나 언어가 없어도 몸짓과 마음으로 소통하며 사랑에 빠진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니...
외롭게 살던 엘라이자가 자신의 존재를 발견해준 괴생명체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표현되는 그녀의 표정은 어떤 언어보다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또 영화 장면 장면속에 의상과 소품으로 표현되는 그녀의 마음들이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특히 창가에 맺힌 물방울을 따라 그리며 표현되는 물의 모양과 그녀의 행복한 미소는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이다. 
오묘하고 어두운 분위기속에서 물빛은 오히려 태양보다 밝게 빛난다. 태양보다 더 찬란하게 빛이 나는 아름다운 최고의 로맨스 영화이다.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한다. 부드럽지만 우주에서 가장 강하고 가변성 있는 힘이기도 하다. 사랑 또한 그렇지 않은가? 여성이나 남성, 기타 생명체 등 사랑을 어떤 모양에 집어넣건, 사랑은 바로 그것의 모양이 된다”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 대하여

 

 

 

 

 


 

"내가 불완전한 존재란 걸 모르는 눈빛이에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니까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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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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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는 작가 김연수의 추천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 최은영!

 

책을 다 읽고나니 김연수작가의 말이 공감이 더욱 된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이있게 다루면서 쉽게 쓴 그녀의 글은 흡입력있게 읽혔다. 앞으로 그녀가 책은 쓴다면 고민없이 찾아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은영은 등단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쇼코의 미소속 단편들은 주변의 우리 일상속에서 겪어봤을법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그안에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타인을 공감해주는 시선이 있다. 그녀의 소설속 인물들은 누구랄것도 없이 이해되어지고 그들의 고통에 마음이 일렁이기까지 했다.

살아간다는 건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늘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해하는 만큼 공감하지는  못한다.

공감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그녀의 언어로 들리면 가슴깊이 이해되어지고 아프기까지 하다.


『그때만 해도 나는 내가 다른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비겁하게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그런 이상한 오만으로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렸지만, 그때의 나의 삶이 속물적이고 답답한 쇼코의 삶과는 전혀 다른 자유롭고 하루하루가 생생한 삶이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쇼코의 미소p31

그저 가끔 말을 들어주는 친구라도 될 일이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곁을 줄 일이었다. 그녀가 내 엄마여서가 아니라 오래 외로웠던 사람이었기에. 이제 나는 사랑의 의지와 노력이 생의 행복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엄마가 우리 곁에서 행복하지 못했던건 생에 대한 무책임도, 자기 자신에 대한 방임도 아니었다는 것을.』

씬짜오 씬자오

"기억은 재능이야. 넌 그런 재능을 타고 났어".

할머니는 어린 내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고통스러운 일이란다. 그러니 너 자신을 조금이라도 무디게해라. 행복한 기억이라도 더욱 조심하렴. 행복한 기억은 보물처럼 보이지만, 타오로르는 숯과 같아. 두 손에 쥐고 있으면 너만 다치니 털어버려라. 얘야 그건 선물이 아니야.』

한지와 영주 p164

『침묵은 헐벗은 마음을 정직하게 보게 했다.

사람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은 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온전히 이해받으면서도 해부되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 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고 한지를 보고 싶다는 싶은 마음을.』

한지와 영주 p174

『하지만, 여자는 남편이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람들의 말에는 동의 할 수 없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신이 도울 수 있는 현장에 가 있는 것이 그의 업이었고 그 부분에 있어서 그는 누구보다도 근면한 사람이었다. 그가 하는 일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를 무능하다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단죄 할 수는 없었다.』

미카엘라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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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0
헤르만 헤세 지음, 황승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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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에게 몰락이라는 개념은 현실적·물질적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카오스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싹 트는 것을 의미한다. 몰락은 모든 대립을 지양하고 대립쌍들을 통합하는 사고를 표현할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며, 클링조어의 자화상에서 최고조에 다다른다.”(p117)

 

헤세의 작품들을 읽으면 주인공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나 방식이 비슷한 면이 있다. 그는 치열한 삶의 통찰 속에서 몰락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간다. 그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 때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전부를 던지며 살아간다. 그런 그의 이야기들은 읽고 나면 항상 나에게 질문을 남긴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고. 무엇을 위해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느냐고.

그래서 자신에 대한 각성을 주는 헤세의 작품들은 읽은 후에 여운이 길다.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은 헤세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작품으로 유명한 화가 클링조어가 생애 마지막 여름 동안 모든 생명력을 불태워 자화상을 완성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 작품은 헤세가 1차 세계대전의 폐해와 가정의 붕괴라는 이중고로 정신적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1919년 여름 약 네 주 만에 신들린 듯 써 내려간 것으로, 그의 고뇌와 열정이 작품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당시 그는 치료의 일환으로 그림을 시작했는데, 1925년의 어느 편지에서는 내 생애 가장 힘든 시기에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시도가 나에게 위안을 주고 나를 구원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미 오래전에 저 세상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p91

얼굴을 풍경처럼 그렸는데, 머리칼은 나뭇잎과 나무껍질을 연상시켰으며, 눈구멍은 바위 틈새 같았다. 멀리서 보면 산등성이가 사람 얼굴처럼 보이고 나뭇가지가 손발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림을 본 사람들은 단지 우의적인 시각으로 이 그림도 자연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이 책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구원이 되었다는 시기에 지은 작품이다. 그림을 그리듯 그린 독특한 문체로 규범에 벗어난 문장들도 많기도 하지만 풍경화를 감상한 듯 아름다운 묘사가 많다. 길고 긴 묘사에 한번 읽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들도 있었다. 그러나 오감을 통해 모든 사물이 하나가 되는 몰입의 단계가 오면 충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를 행복감에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을 만날 것이다. 클링조어가 자연과 그림들이 하나가 되어가 듯, 그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 같은 문장 끝에선 자기 내면에 이르게 될 것이다.

 

평생 인간의 삶과 내면에 대해 고민하던 헤르만 헤세.

한편의 깊은 울림은 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그림 작품을 감상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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