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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여행 × 파리 -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파리의 예술문화답사기 ㅣ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 지음, 디디에 앙사르게스 사진 / 카시오페아 / 2015년 12월
평점 :
김태진의 <아트인문학 여행X파리>
왜 파리인가?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둘러보면 베르사유 궁은 그저 왕이 살던 거대하고 사치스러운 집에 불과하다.' _28P
아트인문학 여행X파리는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는 압축 성장기의 파리(17-19세기 초반), 2부는 창조 시대의 파리(19세기 중반-20세기 초반)이다.
이 책 한 권에 파리의 문화, 역사, 예술 이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
책을 읽고 나면 과거의 파리에 대한 친근감, 애잔함과 현재의 파리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지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책의 곳곳에는 파리지앵이자 사진작가인 디디에 앙사르게스가 관광객의 눈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파리의 보석 같은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의 시선, 앵글을 통해 본 파리의 모습이 너무나도 찬란하고 아름다워 책을 보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만 갔다.
내가 기억하는 파리의 모습은 중학교 3학년, 그러니까 16살의 겨울 파리의 모습이다.
처음 이모부 차를 타고 방문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생전 처음 보는 파리 에펠탑의 그 웅장하고도 화려한 면모는 어린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에펠탑에서 뿜어져나오는 화려한 빛줄기, 그리고 그 앞에서 에펠탑 기념품 열쇠고리를 파는 흑인삼촌의 모습까지.
내 기억 속 에펠탑의 모습은 놀라움과 화려함 그 자체였다.
얼핏 보면 파리에 관련된 사진도 무척 많이 등장하지만 책 속에 있는 파리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간 유명인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도 이 책의 주요 볼거리중 하나이다.
나는 특히 앞 부분 마리 앙투아네트와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정말 흥미롭게 읽었는데
앙투아네트의 억울한 사연과 나폴레옹의 안타까운 100일천하가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앞부분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는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바람이 지나가는 길)OST'를 들으며 읽으면
더욱 몰입도가 높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를 읽고.
-루이 14세의 진짜 모습을 보며 한 나라를 통치하는 왕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평소 인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나지만, 정작 인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트인문학 여행X파리를 접하면서 파리의 이야기와 인문학의 즐거움에 푹 빠져들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는 책, 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깊은 구절_
"이보게, 어때. 그동안 내 연기가 그럭저럭 괜찮았나?" 이 말을 듣고 시종은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랬다. 왕은 이 세상 가장 위엄 있는 모습을 가장했지만 속으로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었다. 늘 조급했고 두려움에 휩싸여 있던 그는 평생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편협하고 무리한 일들을 했다. 다른 나라와 억지로 전쟁을 일삼았고 주위 사람들을 늘 못살게 굴었다. 하지만 곁에서 지키는 이는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섭게 짖는 건 실은 자기 스스로가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_60P
나는 베르사유 정원을 사진이나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지 말고 일단 그 안에 온전히 들어가 있어보라고 말한다. 아마 생각이 조금은 바뀔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그랬으니까. 선입견이나 거부감을 잊게 만들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_69p
"예술에서 눈물을 쏟지 않고 우수한 결과를 얻어낸다는 건 불가능하다. 고통을 모르는 자, 믿음도 없다." _147p
그녀는 지난 삶을 후회했을까? 아니면 모두를 원망했을까. _93P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 하지만 이는 그녀가 했던 말이 아니다. 그녀는 철이 없었을 뿐,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었다. 이 말을 했다고 전해지는 사람은 루이 14세의 아내 테레즈다. _93P (마리 앙투아네트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산 정상에 오르면 그 다음은 내려오는 길 뿐이다. _109P
시대의 변화란 참 묘하다. 이것에 관심이 없거나 보는 눈이 없는 이는 한없이 뒤로 밀린다. 하지만 반대로 시대만을 따르며 권력을 탐하는 이는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내동댕이쳐진다. _123P
"내가 맹인으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그러다 갑자기 시력을 되찾아 세상과 처음으로 마주 볼 수 있다면. 아, 난 그런 세상을 그려보고 싶다. 아무런 선입견 없이......" _241p
고흐의 무덤을 나와 밀밭에서 바라본 하늘은 구름 속에서도 왜 그리 푸르렀을까. 그 잔상이 쉬 지워지지 않는다. _263p
아트인문학X파리는 파리지앵 사진작가의 생생하고도 잔잔한 사진이
책을 쓴 작가가 속삭이며 말을 건네는 듯한 어조의 글과 어우러져 인문학, 역사, 예술 이 모든 것을 이해시킨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할 것만 같은 느낌이 없지않아 있는데,
책을 읽으며 어렵다는 생각은 단 1초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 수록 읽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더 천천히 읽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정말 흥미로운 책은 책장을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로 천천히 보고싶으니까 말이다.
감히 칭찬하자면 살아가면서 평생 소장하고 싶은 책 중 하나이다.
인문학과 예술 그리고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