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지갑 놓고 왔다 ㅡ 웹툰 

금요일 저녁 내 참새 방앗간에 참새는 어김없이 와서 주말 내내 재잘 재잘거리다 갔다 . 초겨울 바람 냄새를 잔뜩 묻히고 와선 콧물 감기에 걸려 숨 쉴 때마다 씩씩대다가 돌아갈 즈음엔 나한테 목감기와 감기 기운을 바톤처럼 넘겨주곤 포로롱 돌아갔다 . 그래도 고 작은 녀석이 아픈 것보단 내가 아프면 , 내 몸 쯤은 내가 어찌해 볼 수 있으니 훨 마음이 덜 무겁다 . ‘ 월요일이야 ~ 엄마 ~ 오늘이 주말 끝이란 게 믿어 지지 않아 ! ‘ 하고 떠들던 윤이 목소리 . 그게 다 환청만 같다 .
더블 사이즈 잠자리에서 둘이 포개져 누워 뒹굴 대느라 나는 아주 힘겹 다가 막상 윤이 돌아가면 그 애가 나눠주던 체온이 막 그립다 . 어린 새 가슴팍처럼 두근대고 따듯하던 그게 썽클하니 빠져나간 자리 ... 


둘이 같이 살을 맞대고 머릴 맞대고 웹툰하나를 정주행했었다 . 제목이 아 , 지갑을 놓고 왔다 ㅡ 이다 . 
이 웹툰은 여자들이 보면 좋지만 , 남자들은 더 더욱 꼭 보면 좋겠는 그런 내용이었다 . 

어린 시절 울타리라 믿던 가족이 어느 날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탓에 똑똑하던 노루의 엄마 노선희는 사람의 얼굴이 모두 조류로 보인다 . 
친한 친구의 얼굴도 , 부모의 얼굴도 , 전혀 상관없는 타인의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 모두 닭아니면 백조 , 두루미 , 엄마는 칠면조로 그리 보인다 . 너무 큰 충격 앞에 주변인들의 얼굴과 시선에 대한 회피였던 셈인데 자신은 그 이유를 그냥 자신이 잘못해 그리보이는 거라고 생각 하고 살던 노선희와 그녀의 어린 딸 노루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였다 . 

그림체가 무척 심플한데도 아주 조금씩만 색을 넣어도 이야기는 서늘했다가 따듯했다가 가슴 아팠다가 한다 . 이런 그림체로도 다 전달되는 스토리 전개라니 작가가 참 대단하단 생각을 하며 읽었다 . 

딸과 엄마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 이 웹툰엔 너무 리얼하게 그려진다 . 엄마와 딸 , 딸과 엄마의 갈등은 자식을 낳아도 바로 아무는 상처가 아니란 이야기부터 , 자신이 받은 상처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그상흔이 곧바로 아이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까지 넘 아프게 그려낸 얘기였다 .

집을 나온 딸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집을 나올 당시의 마음상태를 표현한 아 , 지갑 놓고 나왔다 ㅡ는, 얼른 핑계를 대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맘 . 붙잡아주길 원하는 마음등등 ...... 제목만으로도 그여정의 힘겨움이 드러나 코끝이 찡함은 물론이고 눈시울이 빡빡하게 아파왔던 시간였다 . 

시간이 되시는 분들 , 괜찮은 웹툰을 보고 싶은 분들은 단행본으로도나온 이 작품을 봐도 좋겠다 . 

ㅡ 
겨울 방학이 한참 남았다고 투덜투덜 대던 윤의 빈 자리가 큰 이 밤 ... 이 지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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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1-08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받은 상처를 제대로 마주하고 치유받지 못한다면 그 상흔이 곧바로 아이에게 이어진다는 말이 너무 아프죠..?
그 뿌리를 끊을 수 있다면..

[그장소] 2017-11-08 12:35   좋아요 0 | URL
아..네~ 그런데 어른이되도 스스로 치유는 더 못하는것 같아요 . 익숙해진 것들이 문제인지.. 어른은 몸만 큰 애구나 , 그래요 . 그러니 이걸 끊으려면 무조건의 큰 사랑이 있어야 해요 . 일방적인 지지 믿음 신뢰 따위가 잔뜩 잔뜩 든 ..큰 애정보따리요. ㅎ호
 
침팬지와의 대화
로저 파우츠. 스티븐 투겔 밀스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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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기분 좋은 책이다 . 
인간이 다른 영장류와 구분되는 지점이 어디인지 깊이 고민하게 함으로써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 < 퍼블리셔스 위클리 > "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ㅡ라는 소설집을 보면 ' 동물원의 연인 ' 이란 단편이 있다 . 여친이 생기면 김밥을 싸서 소풍이란 걸 가보고 싶던 한 남자의 소박한 로망이 , 소풍 장소가 한적한 동물원이 되면서 , 소박+ 로망이란 이 어색한 언어 조합처럼 가난한 동물원의 재정 탓에 동물들의 굶주림을 목격하면서 비극이 되고 , 영화처럼 우아한 피크닉과 로망에 맞는 장소는 애초에 한적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한편의 블랙 코미디처럼 다룬 얘기다 . 

미술관 옆 동물원이 왜 미술관 옆 동물원인지 , 동시에 깨달은 때도 이 책 때문이었다 . 부의 옆에 있어야 , 곁 불이라도 쬔다는 말이 아닐까 ... 하는 , 단순한 호기심이나 변덕에 의해 그것들은 거기에 나란히 놓인게 아니었구나 하고 ... 

버려진 말이나 , 곰이나 , 호랑이나 ,  호사가의 취미로 들어왔다가 변덕에 버려져도 또 가는 곳 역시 비슷한 부의 공간인 곳이 대부분 일 것이다 . 동물원은 아마 가장 마지막에 버려진 동물들이 가는 곳일지도 모른다 . 물론 이건 위험한 추측에 지나지 않는 다 . 부러 누군가 동물들을 잡아서 사람들에게 순수하게 구경시킬 목적으로 우리에 가둔다고 생각하면 나는 그게 더 이해가 안가는 쪽이니까 . 

사람들이 흔히 그런다 . 고향이 따로 있나 . 정붙이고 살면 고향이지 . 하면서 오래전에 태어난 사람일 수록 자신이 탯줄을 묻은 땅을 잊지 못한다 . 마치 유전자에 그 고향의 유전자를 새겨 나오기라도 한 냥 .  그말은 , 태어나서 유년을 보낸 기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의 다른 증명이 아닌가 한다 . 물론 현대의 고향 개념은 모두가 병원이 되버려서 의미가 없지만 ,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고향이나 집 , 주소지에서 나고 자란 기억을 가진 사람은 이 침팬지와의 대화가 주는 손짓의 의미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넘어 슬픈 몸짓이란 것을 , 이해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 

우리가 살면서 바라는 건 사실 그리 큰 것들이 아닐게다 . 시쳇말로 맘이 맞는 좋은 반려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  그 이전에 연애다운 연애 한번 해보는 것처럼 단순한 문제가 발등의 불인 경우가 더 많다 . 눈 앞 현실에 급급해 공부에 떠밀리고 , 미래에 떠밀리고 , 좀 더 나중으로  미루고 사는 게 얼마나 많은가 .  

그러다보니 자기 현실에 치여 더 먼 것들의 일은 , 하다못해 동네고양이가 죽어나가는 일이나 , 유기견들이 죽어나가는 일에도 무감각해진다 .
사람도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고 사는 세상인데 , 동물 늬들이 뭐라고 ! 안방까지 들어오고 난리야 ! 하는 강팍한 마음 . 

그런 마음은 사람 사이에서도 선을 긋는다 . 매일 신문 기사에 독거 노인이 부양 가족이 없음에도 가족부란에 자식이 있어서 정부의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말에 , 벌 떼처럼 몰려들어 쓰인 댓글을 보면 다문화지원이 문제라는 말 일색이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 독거 노인 문제에 다문화가족 지원책이 문제라니 , 사람살이의 문제에도 이런데 하물며 동물 윤리의 문제라 ... 바로 감동이 올까 ? 

헌데 , 가장 먼 것은 때로 가장 가까운 것이기도 하고 , 혐오의 대상은 바로 내 안의 것이기 쉽다 . 오늘 한 이웃님의 리뷰를 보다 보니 해골바가지의 물을 먹은 원효대사의 일화와 함께 더러움과 깨끗함이 둘이 아님을 깨우친 얘기가 있어 한참을 들여다 봤다 .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건 , 사고하기 때문이라고 데카르트가 말한다 . 그런데 이 사고의 소통과 해석을 인류끼리 하니 그런 오해가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라 . 침팬지 워쇼는  수화를 배우고 사람과도 소통을 하며 , 자손에게 수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 아마 워쇼의 자손들은 그것이 자신들만의 언어인 줄 알거다 . 인간과 합작해 만든 언어인 줄 모르고  ,   더 나아가 원래 그들은 나름의 체계에서 소통하던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 돌고래처럼 .

늦은 밤 한 동네에 개 한마리가 짖으면 연달아 개들이 울곤 했다 .
그 뭔지 모를 신호가 다음 날 경사일지 애사일지는 인간의 귀는 모른다 . 다만 예감이 있을 뿐이다 . 저 울음 뒤에 무시해선 안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인간들의 오랜 선경험이 낳은 지혜로운 예감 말이다 . 

그 예감이 말한다 . 지금 , 이 책에서 나누는 로저와 워쇼의 손짓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 그 먼 경종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 않느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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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01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세계적으로 침팬지를 실험용으로 사용 가능한 나라는 단 두 곳뿐입니다. 미국과 가봉입니다.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침팬지들이 동물원에 갇힌 침팬지보다 불쌍해요.

[그장소] 2017-11-01 12:35   좋아요 0 | URL
이제 더는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전에 이미 임상 실험에 쓰인 침팬지들이 있고 그 들의 수명이 인간에 못지않은 긴 시간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해요 . 아무리 어린 침팬지때 실험참가대상였다해도요. 남은 삶은 누가 책임져 주지 않으니 그게 문제라고 로저 파우츠는 걱정이 컸어요.
그리고 자연인이 아닌 상태의 사육은 그자체로 이미 뭔가를 박탈당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동물원이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초원의 대지가 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고요.
 
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4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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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거미줄에 걸린 소녀 ㅡ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임호경 역 , 문학동네 


다행이다 . 시간이 지나서 , 전작의 기억이 어느정도 흐릿해진 상태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과 ,  전작이 너무나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자신의 세계를 풀어가며 전작을 이을 수 있게 된 작가의 행운에 대해 다행이란 말 외에 무엇이 필요할까 , 

영화로 워낙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 책으로도 거침없는 사랑을 받은 밀레니엄 시리즈 4권이 나온다고 했을 때 , 기대감은 말로 형언키 어려운 거였었다 . 그렇지만 이미 그 엄청난 압박감을 넘어선 작가라는 면에서 나는 이미 한 수 접어 호감을 주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 

그럼에도 , 밀레니엄 ㅡ이란 이름만으로도 슬쩍 구렁이 담넘듯 쉽게 올라탈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 어렵기에 더 쉽게 넘어가는 이런 맹점이 ... 하면서 , 초반 책장을 넘기는 내 손은 제법 날카롭게 벼려져 있었다 . 어디 두고봐 , 하는 자세가 그나마 있었달까 . 하지만 100페이지도 채 넘어가지 못한 독기였고 허세였다 . 그냥 빠져들었고 그 쯤 부턴 헛 ~ 하고 헛웃음을 지으며 , 뭐 , 두 손을 들었다 . 

사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1권은 진입장벽이 꽤 높다 . 가독성이 좋지 않단 얘기가 아니라 , 예열 시간이 지나치게 긴 , 요리코스를 생각해야 한다 . 해서 1권의 3분의 2가량을 넘어서야 답답한 걸 잊고 그나마 페이지를 넘기는 게 가벼워진달까 .  헌데 이번 4권은 시작부터 가벼운 스파링 스텝이었다 . 리듬있으면서 파워도 조절 가능한 , 몸풀기 에서  실전으로 나가는 것들이 극히 자연스러운 , 무도였다고 생각한다 .  

호언장담 ㅡ 이 구역 미친년으로 돌아온 리스베트가 과연 뭘하려는 건지 , 작가는 영악해서 얼른 먹이를 채가는 수를 쓰지 않는다 . 전체 그림을 산발적으로 흩어놓고 미끼들을 독자적인 형태로 두었다가 기운이 빠질 무렵 , 잡아먹는 형식으로 그 미끼들마저의 존재감을 살린다 . 우린 처음에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가 뭔지 모른채 그저 읽을 뿐이며 상상할 뿐이다 . 이게 어디로 , 무엇으로 연결될지 . .. 

천재라고 불리며 스스로는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지 모르나 암튼 인간을 계산에 매길 수있는 가치로 환산하면 , 여기서 표현한데로라면 크레타 가르보 급의 , 인물이라는 프란스 발데르 신경인공지능학자가 살해 당한다 . 눈 앞에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두고 ,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컴퓨터 정보를 다루는 이번 사건엔 정보를 안보라는 이름으로 주무르는 정부와 같은 이름의 정보를 돈이라는 목적으로 주무르는 이들이 협잡해서 어떻게 우리 눈을 가리고 , 남의 지적 재산권은 물론이며 기업 기술을 빼돌리는지 , 그러면서도 우리들은 전혀 알지 못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거기에 매우 흥미로운 소재로 , 리스베트 뿐아닌 마치 양지와 음지처럼 나뉜 쌍둥이 여동생 카밀라의 존재가 돌연 불거지고 , 그녀가 언니 리스베트에게 전면 전쟁을 걸어온다 . 그러니 저 대사 "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 ." 는 카밀라에게 한 방 먹이고 다음 한판을 준비하는 리스베트의 대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  우연이 아니라면 마침 그녀 둘은 한 판 붙을 때가 된걸테지 . 이  정보  산업이란 것이 그마만큼의 가치를 가진다는 걸테고 . 

리스베트가 중요한 역할임에도, 거미줄을 잘 짠 거미는 원래 잘 보이지 않듯 , 그녀보단 프란스의 아들 아우구스트가 돋보이는 이번 내용이었다 . 
역시 아동인권이나 , 천재적 자폐 성향을 가진 사람에겐 대게 무조건의 개방성을 가진다는 걸 작가가 좀 아는 모양이다 . 리스베트 만큼 영악하다 . 

미카엘의 활약은 이번에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 . 하긴 언론이 큰 힘을 갖기가 요즘은 힘들다 .  힘이 그만큼 크단 것은 유착이 있다는 다른 이야기이기도 할테니 , 투명성에서 멀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워낙 인터넷의 속도가 빨라져 초 , 분 단위로 정보를 흡수하기에 다음 날 아침까지 정보를 기다리는 지면이 없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  

그럼에도아날로그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들이 아직 현명하다는 또다른 증명의 하나이다 .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된다면 , 그 공급이 끊기고 나면 아무것도 못할테니 , 그런 때의 최대 혼란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지책이 아마 신문 , 뉴스 , 같은 정보를 다루는 곳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 그러니 사실 언론이 큰 힘이 없다는 저 위의 말은 다시 정정해 , 지금은 힘을 빼고 있는 상태라고 바꿔야겠다 . 유사시를 대비해 .(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다 ) 

책으로 보면 이런 부정부패에 밝혀진 고위 간부들은 잘도 나와서 고개를 숙이고 자릴 내놓는데 , 우리나란 참 보면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그 끝이 없는 걸 알다가도 모르겠다 . 내 눈에만 저들이 그리보이는 건지 . 아 . 책에선 늘 발악할 만큼 발악하고 내려온 후라 , 더는 물러설 데가 없던 이들을 잡은 거였나 ? 현실에서도 증거 , 자료 다 있어도 못잡는 건 뭘까 ? 음 , 책은 책이고 현실은 현실이란 분명한 이유 ?! ( 아.. 덴장 !!이러니 책에서 살고 싶지 )

밀레니엄4권을 읽는 다니 , 다들 전작에 비해 어떤가 읽을 만 한가 ㅡ 이 부분을 굉장히 궁금해 했다 . 나는 읽었고 만족하며 읽었으며 5권도 , 6권도 나온다면 기꺼이 읽을 것이다 . 나는 이 작가의 거미줄에 잘 걸려 들었다고 생각한다 . 기분 좋게 . 리스베트나 카밀라가 와서 같이 한판 붙자고 하면 ... 난 어려운 소인수분해 따윈 모르니 , 프렌즈팝이나 같이 하자고 하면서 하트하나 날려 달라고 할건데 , 카밀라가 장난하나며 내게 열받아 특공무술 킬러를 보내는 건 아니겠지 ...?! 

아, 5권 ㅡ언제나오나... !! 무척 기다려질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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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11-01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괜히 스티그 라르손을 배신하는 것만 같아서-_-;;; 아직 주문 안 하고 있는데요. 여기저기서 호평이 들려오네요. @_@;;;

[그장소] 2017-11-01 13:32   좋아요 0 | URL
아 ~ 저 역시 스티그라르손을 얼마나 애정하는지 !! 그 맘을 제가 너무 잘 알아요.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심정으로 눈에 불을켜고 이책을 시작했을거란건 알아요 . 너 어디 두고봐 ..조금이라도 스티그라르손의 글에 누가되는 , 그런 글정도를 가지고나와서 우릴 우롱할 거라면 아주 짓밟아주마 ㅡ 아마 이런 마음 있었을 거라는거요! 그만한 애정이 있었기에 책을 볼 용기를 내기도 한거고요 . 시간이 많은 것을 희석해준것도 있지만 바로 이어 읽는분도 이 이야기가 리스베트가 정신적 , 육체적으로 좀 더 성숙한 다음 의 시간이란 걸 느끼기때문에 아 .. 성장했구나 .. 다행이다. 다른 면에서 강해졌어 하는걸 느끼게 되기때문에 읽으셔도 후회는 없으실 거라고 믿어요 .
저는 가장 후련했던게 스티그 라르손도 리스베트 이야기가 어떻게든 끝을 잘 맺는걸 바랬을거라는 데 만족스런 결론을 얻었거든요 . 이 만남은 .. 잘 보내기 위한 필연적인 재회랄까요... 그렇게 받아들였어요 . 시간을 초월해서.. 잘 보내줘야 먼저간 작가도 원이 없죠~ 물론 제 일방적인 생각이지만요..^^
 
[eBook] 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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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ㅡ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가끔 하는 생각이지만 , 내가 별로 큰 능력이 없는 상태의 인간이란데 감사를 할 때가 있다 . 인간이란 습득의 귀재들이라서 아주 조그마한 일 하나에서도 그걸 다른 형태로 , 끊임없이 형질 변화는 물론이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완전히 다른 창조를 해내기도 하는 족속들이니까 . 웬만해선 그냥 있는 그대로를 두지 못하는 호기심을 타고 났다고 해야 하는 걸텐데 , 이게 인류의 획기적인 큰 걸음일때마다 전율과 동시에 두려움이 이는 걸 보면 나는 일단 호기심을 잘 관찰'하는 쪽의 인간 부류 인지도 모른다 . 예를 들어 말하면 돌다리도 두들기느라 그게 몇번을 두들기니 마침내 무너지더라 하는 기록을 말해줄 수 있는 쪽의 유형이랄까 ? 우연히 아주 반응이 뜨거운 심리 스릴러 소설의 리뷰'를 만났다 .

리뷰들이 엄청났는데 이런 스포일러'가 진짜 , 정말 , 눈꼽만치의 배려도 (?) 없어서 그 많은 리뷰를 대충 다 뒤졌는데도 그 망할 반전이란 걸 알 수 없었다 . 신문기사에도 대대적으로 홍보할 만큼의 반전이라니 , 이 정도면 바로 눈 앞에 답이 있단 얘기나 같다 . 그러니까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 . 처럼 , 눈 앞에 진실을 가져다 놓고 손가락을 흔들고 있는데 우린 볼' 수 없는 상황이란 그 말일 것이다 . 그러니까 유령을 찾아야 하는 거겠지 ? 도저히 리뷰만으론 갈증이 나서 ebook을 서둘러 구입했다 .

이 이야길 듣는 중에 틈틈히 온다 리쿠의 개정판 몽위를 재독했다 . 안그래도 새 리뷰를 써야하는데 , 새로운 시점이 뭐 없을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 둘 모두 꿈을 볼 수 있다는 흔히 말하는 자각몽 , 몽찰의 이야기이다 . 아 , 그러고 보니 요즘 드라마도 하고 있다 . 당신이 잠든 사이에 ㅡ라고 , 이종석과 수지가 나와서 미심썰쿵( 미스터리 심리 스릴 썰렁 심쿵 드라마 의 준말 정도 ㅡ내맘대로사전)을 찍고 있다 . 그것도 서로의 꿈을 꾼다 . 예지몽 같은 걸 . 요즘은 하도 앞서나가는 걸 좋아하다보니 스포일러도 그렇고 , 미래를 미리 알거나 보면 , ㅡ 이 본다 " 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안다는 것 , 깨닫는 것 보다는 보이는 것, 보여지는 것 , 보다 , 본다 , 봄 , ㅡ 있는 그대로의 순간만을 단편적으로 볼 뿐인데도 , 이 본다는 행위 자체에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에 많은 것들을 내걸고 사는 것 같을 때가 있다 .

어쩌면 내 리뷰도 그 중 한 몫이구나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 그런데 멈추진 않는 걸 보면 , ( 이 많은 리뷰 생산을 !) 나도 안돼 ~! 바보같은 루이즈 ~ 할 입장이 아니게 된다 . ㅋㅋ뭔 소리냐고 ? 벤자민 프렝클린의 그 말은 꼭 세 사람을 빗댄 비밀 모의를 말하는 건 아닐게다 . 

눈 먼자들의 도시 ㅡ 주제 사라마구 ㅡ를 보면 온통 눈이 먼 사람들 속에서 홀로 눈(앞)이 보이는 그녀 ( 이름 생각안나고 , 검색하실거죠?) 만이 완벽한 이방인이 될 처지였다 . 들키기 전까진 그녀도 눈먼 행세를 해야 했다 . 그걸 잇점으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는 ,  관계가 평평해지고  인간들이 ( 암등의 불치병에 걸렸을 때 ,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감정의 단계를 따른다고 치면 ) 체념 상태에 접어들어서 주변 정리를 하기 앞 단계 쯤에 이르러서야 그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시작한다 . 그 때가 비밀이 힘이 되는 시점이라고 봐도 될까 싶다 . 

여기 비하인드 허 아이즈 속에선 우릴 혼란으로 몰아넣는 장치인 브라인드로  그때( 과거 , 롭과 아델의 과거 ) 와 현재의 시점 변화가 , 또 매우 아름답다고 표현되는 데이비드의 부인 아델의 입장과 그보다는 조금 덜 매력적인 신체조건으로 표현되지만 단번에 데이비드가 사랑에 빠진 인물 루이즈의 입장이 교차되면서 시선을 교묘하게 가리는 역할을 한다 . 그 중심엔 언제나 데이비드 ,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는 남자가 있다 . 

제목에도 나오듯 어째서 비하인드 허 아이즈 인걸까 ,를 읽으면서 내내 생각하며 내용을 쫓아갔다 . 당연 먼저 반전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였다 . 두 여자와 한 남자라는 지극히 평범하다면 평범해보이는 통속적 삼각관계 속에서 과연 놀라운 반전이 만들어질까 . 만들어 진다면 아마 저 자각몽이 할 수있는 일이 최대가격이 될테지 . 

말했듯 나는 먼저 몽위라는 소설을 읽었다 . 그리고 인셉션 ,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도 알고 있고 , 꿈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인간 승리(?) 를  인간이 만들어 낸 가시적 효과를  볼 만큼은 봤다고도 할 수 있는데  ㅡ 그렇다면 , 답은 먼저 찾았을까 ? 말하자면 그렇다 ㅡ이다 .

내가 좀 예외적 인간이라 그런지 , 남들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부분을 오히려 잘 보는 편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이 책의 단서는 자꾸만 그때 ' 로 돌아가 롭과 데이비드가 장원에서 만나고 아델 혼자 뭔가 붕 떠있는 심리를 보일 때 이 예사롭지 않은 어설픈 심리전을 보고 더 있어야 할 부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맨 앞 장으로 돌아갔다 . 그리고 천천히 문장을 음미해 봤다 . 아델은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데이비드는 그녀를 죽을 만큼 사랑하던 사이 였는데 , 이제는 아델이 노력을 해도 데이비드의 마음을 살 수가 없는 상태가 된 것을 보면서 , 상상했다 . 너 , 누구니 ? 하고 ... 몸은 아델일 수 있지만 그 속은 아델이 아니구나 ㅡ 하고 , 

자 , 그럼 나머지 떡 밥은 그린듯이 쫓아가는 여러분의 상상의 곤욕을 나도 즐길 차례이다 . 어째서 그렇게 되고 마는지는 , 직접 읽어 보시라고 해야 반전 내용 없는 스포 없음의 리뷰가 주는 , 고통을 좀 같이 나누게 될 테지 ... 이만해도 너무 많은 답을 줘 버린 후라서 ... 출판사에서 항의가 오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 

나의 빵 부스러기로 저 위의 인용문들을 친절하게 떨어뜨리고 간다 . 황정은의 인터뷰는 ebook / 문학동네 / 젊은 작가의 책에서 가져 왔다 .
읽으며 어찌나 웃었는지 , 그렇지 ... 문학 속 인물 중에 누군가 되고 싶다면 하는 질문에 황정은 작가는 그런 것이 되고 싶을 리가 있겠냐고 한다 . 내가 하는 내 체험 . 나의 체험이 아니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 




Q ㅡ 고인이 되었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가운데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A ㅡ 작품으로 충분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이여, 많이 써주세요. 많이 많이 써주세요. 그래도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미래의 나를 만나고 싶다. 마지막으로 뭘 썼는지 묻고 싶어요.
Q ㅡ 문학 속 인물 가운데 누구라도 될 수 있다면 누가 되고 싶습니까?
A ㅡ 문학 속 인물이라뇨, 그런 것이…… 되고 싶겠습니까?
(알라딘 eBook - 젊은 작가의 책 :황정은 작가 편 - 중에서)

불을 끄고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 나는 아름다웠다 . 항상 나 자신을 신경 써서 가꿨으니까 . 그런데 왜 그는 여전히 나를 사랑할 수 없는 걸까 ? 그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왜 우리 삶이 내가 바란 대로 , 내가 원한 대로 되지 않는 걸까 ? 우리에겐 돈도 많다 . 그는 꿈꾸던 직업을 가졌다 . 나는 그저 , 흠 잡을 데 없는 아내가 되고 그에게 완벽한 삶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 그런데 왜 그는 과거를 놓아주지 못하는 걸까 ?
( eBook 본문중에서 ,<비하인드 허 아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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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학과 사람사이에서의 갈등
    from 몽원의 길옆 풍경 너머 2017-12-13 17:53 
    이곳 활동을 재개하면서 주로 혼잣말을 하고 있지만, 슬슬 이제 친구들의 서재도 돌아보고 있는 중이다. 사실, 친구라고 해봐야 나를 팔로잉 해주어서 나 또한 그에 대한 응답으로 팔로워를 해 친구가 된 케이스가 전부지만, 그럼에도 친구 목록에 있는 대다수의 분들은 나보다 훨씬 많은 책들을 읽었고, 나보다 훨씬 나은 글들을 추구하는 분들이다. 그중 가장 오래된 친구분인 - 사실 어쩌면 여기 정착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 그장소 님의 서재를 오늘 탐방
 
 
 
백기도연대 風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백기도연대 ;풍  ㅡ 교고쿠 나쓰히코 , 이길진 옮김 , 솔 

제1부 오덕묘 : 장미십자탐정의 한탄
 

곤도는 마지막 남은 돈이라면서 동전을 내게 건네고 핏발 선 눈으로 당돌하게도 이런 말을 했던 것이다 .
" 행운의 물건을 사오게 ."
.
곤도는 심각한 얼굴로 , 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면 무엇이건 좋다고 했다 . 그리고는 이어서 , 
" 이 돈으로 배를 채울 수는 있네 . 하지만 곧 허기가 지기 마련이지 . 포만감은 고작 반나절밖에 지속되지 않아 . "
.
배가 부르더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납작해진 지갑이 두툼해지지 않는다 . 그렇지만 행운의 물건을 사더라도 지갑은 역시 마찬가지다 . 아니 , 행운의 물건으로는 배가 부르지도 않는다 . 
.
아마도 곤도는 벼랑에 몰리면 싫은 일이라도 하게 되리라는 속셈인 것 같다 . 
.
이 경우 우선 배부터 불려놓고 일을 하는 것이 가장 건설적인 태도일 것이다 . 어느 것을 사건 돈이 떨어진다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 행운의 물건을 사건 감자를 사건 벼랑에 서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 않은가 .
ㅡ본문 13 , 14 쪽 ㅡ

" 여기서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이라 할 수 있으니까 . "
" 그런 소리를 하면 전차는 타지 못해 . 콩나물시루 같은 전차에 탄 사람들과도 모두 인연이 있는 셈이 되니까 . 서로 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지만 전차를 타면 소매를 스치는 정도가 아니라 서로 밀착되잖아 . 그리고 왜 내가 가서 물어봐야 한단 말인가 ? 흥미를 느낀 것은 바로 자네인데 . 그림연극의 소재가 되기도 할 것이고 . "
ㅡ본문 31 쪽 ㅡ

탐정 ㅡ에노키즈 레이지로 .
이목이 수려하고 완력은 최강 . 상류층이면서 고학력 , 파격적이고 비상식적인 , 호탕하면서도 거칠 것이 없다 . 세상의 상식이 전혀 통하지도 않고 무서운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 남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고 사람을 보면 하인으로 생각한다 . 조사도 수사도 추리도 하지 않는 천하무적의 장미십자탐정 .
그에 대한 찬사 ㅡ 악담이 아니다 ㅡ 는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다 .
아무튼 내가 아는 한 그런 사나이는 둘도 없을 것이다 . 단언할 수 있다 . 만약 에노키즈보다 더한 기인이 있다면 꼭 만나고 싶다 . 그가 정말 에노키즈 이상의 기인이라면 나는 물구나무를 선 채 일본을 종단해도 좋을 정도다 . 
어떤 의미에서는 놀라운 사람이지만 그 정도의 기인이라면 보통 사람에게는 폐가 될 것이다 . 
.
세상에는 해도 좋은 거짓말과 해서는 안될 거짓말이 있는 것이다 . 
나는 전에 어떤 사람으로부터 임시변통으로 하는 거짓말이 가장 질이 나쁜 거짓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

ㅡ본문 38 , 39 쪽 ㅡ

아마도 이 여성은 어떤 상황이라도 그것을 보통이라 생각할 것이다 . 비록 어떤 일이 생겨도 미쓰코는 자기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폄하시키지 않고 반면에 행운의 총아로 부각시키지도 않을 것이다 . 항상 보통인 것이다 .  어느 정도 높낮이가 있는 길을 걷는다 해도 당사자에게 자각이 없다면 경관이 변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 그녀에게는 산도 골짜기도 없는 평탄한 인생인 것이다 . 옆에서 오르막길이니 내리막길이니 하고 말해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 
그녀의 소박한 면모는 이와 같은 사고방식이 겉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직감했다 . 
ㅡ본문 52 쪽 ㅡ

" 가령 가즈토라 씨나 나는 세상에서 볼 때는 바보가 아닙니까 . 그러나 엄청난 바보인 에노키즈 탐정이 볼 때는 아직도 바보가 되려면 멀었어요 . 세상에는 완전한 바보이지만 우리 사무소에서는 어림도 없다 , 10년은 더 있어야 한다고 핀잔을 받는다는 말입니다 . 세키구치 씨나 기바 씨 같은 한 수 위인 바보 사이에 끼면 우리는 주눅이 들게 되거든요 . "
그렇지 않다 . 마스다도 도라키치도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 충분히 바보로 통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
그런 의미에서 가장 주눅이 드는 것은 바로 나인 것이다 .
ㅡ본문 78 쪽 ㅡ 

그녀는 일을 한다기보다도 엄청난 액수의 급료를 미리 받고 열심히 봉사한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 
대우는 어떠냐고 마스다가 물었다 .
" 쉬는 날은 없는 것 같더군요 . 그러나 독방을 쓰고 식사도 별로 차별하는 것이 아니어서 비인도적인 처우는 받지 않고 있는 모양입니다 . 자유롭게 이용할 돈이나 시간은 없으나 그 밖의 대우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 "
" 그렇게 ...20년을 살았다는 말입니까 ? " 
ㅡ본문 81 쪽 ㅡ

" 다타라 군의 경우는 남에게 폐도 끼치지만 자신도 혼이 나기도 하네 . 최소한 반성 같은 것은 하고 있어 . 그러나 에노키즈란 사나이는 남한테 폐만 끼칠 뿐 그 자신은 전혀 곤경에 빠지지 않아 . 그리고 태어난 이후 한번도 반성을 한 일이 없어 ."
" 반성하지 않습니까 ? "
자기를 신인 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젠지는 내뱉듯이 말했다 .
" 제왕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일세 . 싫은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 화가 치밀면 폭력을 휘두르며 재미있는 일이라면 몇 번이나 하지 . 어린아이야 . 어린아이 . "
" 솔직한 사람이군요 . " 
ㅡ본문 128 쪽 ㅡ

" 그리고 누마가미 군 , 이 모토시마 군은 바보 같은 사건에 말려드는 데는 단골일세 ."
" 그 , 그렇지 않습니다 . 단골이라니 ... 나는 세키구치 씨가 아니에요 . "
" 세키구치 같은 바보와 비교할 것은 없네 . 그는 말려든다기보다도 뛰어드는 편이니까 . 나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그런 별자리 밑에서 태어나는 인간도 세상에는 있는 모양일세 . "
주젠지는 얼굴에서 손을 떼고 누마가미에게 고개를 돌렸다 .
" 참 ...따지고 보면 자네도 오십보백보일세 . 말려드는 방법이나 횟수로 보면 자네가 훨씬 위야 . "
ㅡ본문 129 쪽 ㅡ

" 무슨 일인지 잘 납득이 되지 않는군요 .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 나를 따돌리지 마세요 . 내가 장본인이니까요 . "
" 그러기에 자네는 늘 말려든단 말일세 , 모토시마 군 ."
주젠지는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 .
" 장본인은 자네나 세쓰 씨가 아니라 가지노 미쓰코 씨란 말일세 . 자네는 단순한 정보 매개자일 뿐 사건에 관한 주체가 아니야 .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계도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것일세 . 자네는 이미 자기 할 일을 했으니까 관계가 없어 . 돌아가는 것이 좋겠네 . "
" 그런 ... "
여전히 싸늘하다고 누마가미는 말했다 .
" 나도 알고 싶군요 . 중간까지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 "
" 누마가미 군은 그 호기심이 화근일세 , 이야기는 더 들어보면 알게 될 거야 ... 그런데 마스다 군 , 그 밑조사는 ?"
ㅡ본문 132 , 133 쪽 ㅡ

" 그 점이 문제입니다. 다만 법에 의존할 때 누군가가 슬픔을 당한다고 할 
경우 그래도 좋은가라는 문제가 남습니다 . 물론 그래도 좋을지는 모르나 왠지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경찰을 그만두었습니다만 . "
전직 경찰관이었느냐고 누마가미는 감탄했다 .
" 예 , 전직 형사입니다 . 그런데 탐정소설 같은 데서는 복수는 하지 않지요 .  다만 당신의 어머니는 죽었다 . 범인은 고양이라고 지적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 " 
탐정이란 그런 것이라고 주젠지가 말했다 .
" 제재를 가하는 것은 탐정의 역할이 아니야 . 탐정은 경위와 구조를 해명하는 것이 본분일 뿐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일에 대해 , 그 것이 아무리 균형을 잃은 형태라고 해도 균형을 맞추려는 흉내를 내서는 안 되는 걸세 . 균형을 잡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사직 당국에서 할 일이지 . 그러므로 탐정소설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옳아 ."
" 그럴까요 ?"
ㅡ본문 136 , 137 쪽 ㅡ




《 백기도연대 》

분명 이 책도 커버표지가 있었을거다 . 도서관 비치용이 되서 원래의 하드 커버만으로 되있지만 , 아 , 궁금해진다 . 백기도연대 ㅡ 장미십자 탐정단의 표지디자인! 
작가는 누가 뭐라해도 넘나 매력적인 교고쿠 나쓰히코 다 . 그리고 그 매력을 한껏 바보스런 천재를 대표해 표현해 줄 뿐인 에노키즈 ! 그를 경계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자장처럼 이끌려 부나비처럼 모여드는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기이하다면 또 기이할 정도로 답답한 인물들 . 

이번엔 애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마네키네코의 왼발 , 오른발을 두고 사건이 벌어지고 그 유래들이 또 각각의 인물들이 활약한다 .  

특히 이번 글에서는 모토시마가 그 얼띰을 자랑한달까 ... 그래서 .  역시 . 아 , 주젠지의 말을 듣다보면 애매하긴 하지만 확실히 , 주제파악 이랄까 ㅡ 그런 걸 하게 된다 . 주제로서 주제 파악이 아닌 , 사람이지만 당사자냐 주변인이냐 그냥 얽힌 먼 인물이냐 하는 인물 관계로서의 주제 파악 말이다 . 주젠지 말처럼 딱딱 구분이 간다면 세상 일이 어려울 게 뭐야 싶어지는 거다 . 그렇지 않은 세상이기에 복잡하고 요지경인 것을 ...잠시 생각했다 .

음 ,  에노키즈의 바보 향연은 무척이나 즐겁다 . 악당같이 표현되기도 하지만 그 나름으로 이유가 있어서 움직인다는 걸 생각하면 애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체 불가 캐릭터 . 우하핫~ 그렇지만 이런 에노키즈 형 천재는 내 주변에서 사양한다구!! 보통 사람을 아~ 아주 크게 휘두르기 때문에 몹시 , 몹시 피곤해 진다는 .

교고쿠 나쓰히코가 쓴 소설 중에 바보를 상대로 이렇게 재미있게 변죽을 올린건 이 작품이 최고인듯 하다 .
중편 분량이라고 해얄까? 단편보단 길고 장편보단 짧으니 ... 

고양이의 보은 ㅡ쯤으로 읽으면 될까 ? 칠덕과 오덕 , 잃은 덕마저 지적하지 말라는 얘기같았다 . 우리가 흔히 쓰는  오덕후 ㅡ는 뭔가 잃은 것 같은 사람 이란 의미도 되겠구나 싶어 탄복을 했다 . 역시 넘 즐겁게 읽힌다 .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은 가지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것일게다 . 에노키즈의 천진무구와 같이 , 약속하나만 믿고 하인으로 20년을 일한 조용한 성품의 미쓰코가 나란하게 보여지는 작품 . 앞으로 두 작품이나 남아있다 . 기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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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6-14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천년 묵은 고양이ㅎㅎ

[그장소] 2017-06-21 15:46   좋아요 1 | URL
이 작가의 책엔 이런 삽화가 꼭 끼어들어요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