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트랙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달리기를 말하면 한참 칼 루이스가 이기니, 벤 존스가 이기니 경쟁을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란 어지간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등에 참가하면 정말 참가에 의의나 두는 정도라고 마음에 위무를 자국민들 스스로 껴안으며 내심 애국가가 흘러나오기라도 하면 얼마나 눈시울이 , 가슴이 벅차곤 했던지 ,

 

시간이 흘러 전설의 존재였던 선수들의 도핑문제로 이전의 기록에 흠집이 나고 , 이젠 우리나라도 꽤나 선전을 하면서 각종 기록 경기에서 메달을 챙겨 오지만 각각의 대회가 끝나면 늘 카더라하는 체육계 비리와 정계 비리들로 입맛이 쓰곤하니 기록경기와 역사의 공통점을 들라고 하면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 ? 

 

왜 이런 얘길하느냐면 역시나 사이드트랙이란 제목에서 오는 이미지 때문인데 ,  혼란의 달리기의 그 상황이 끝나봐야 승자를 (결말을) 알 듯, 이 작가의 작품들 대게가 그렇듯 하나의 사건을 해결한다기보단 사건의 완성으로 몰아간다 (?) 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라면 이해가 갈지 모르겠다 .

한 작품당 한 사건만 딱 부러지게 완성형 (물론 사건이 끝난다 ) 으로 가는 느낌보단 아주 큰 시리즈를 놓고 그 중에 한 대목처럼 다룬다고 봐야 중간에 흩어진 전편들의 흔적들에 홀리지 않고 그런가보다 할 수있어 진달까 . 그러니 처음 이 작가를 접하는 분들은 너무 지저분하다거나 주위가 산만하다고 느낄 수가 있는데 , 이게 바로 작가의 매력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것 .

 

원래 첫 마라톤의 총성이 울리면 우르르 달리느라 어수선한 법. 어느정도 달리다 보면 우승후보군과 아닌 선수군이  또 , 복병같은 선수가 눈에 띄기 마련이어서 어디를 봐야할지 알게 되는 것처럼 , 작가의 작품에 대한 참 맛이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된다고 얼마든지 신나게 몇날며칠이고 나는 떠들 수 있다 .

 

책이 나오고 리뷰들을 보곤 대체 유채꽃 밭 분신소녀와 뒤의 머리가죽사건과의 연결이 된다는 건지 아닌지에 떡밥처럼 아무도 속시원히 알려주지 않아서 벙어리 냉가슴 앓느니 죽겠다 싶어 , 직접 보고 말지 하고 (당연한거 아니고?) 냉큼 구해와 읽기 시작 ,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정말 배가 고픈 것도 목이 마른 것도 잊고 정신없이 빠져 읽었다 .

 

두꺼운 책은 손목이 아프고 뒷목이 아프지만 이런 장르소설에선 전혀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응?) 책을 덮을 무렵엔 번역하신 분의 엮은 글에 버럭 성질을 내가면서 , 아니 번역만 열심히 하시면 될 걸 이 분이 리뷰를 하시면 다른 독자는 쭉 읽으며 느낌을 충실히 모아오다 바로 그 부분에서 팍 김이 센 사이다가 되지 않냐고 ! 하면서도 엮은 분의 그 리뷰하고픈 맘을 그래 , 그 맘 십분 이해해 드릴게요. 하게되고 말아버렸다는 전설 (뭐 ? )ㅋㅎ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한참  IMF 란 것들을 마주하기 전 잠깐 백일몽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을 무렵이라면 스웨덴의 복지국가도 90년대 중반 , 그 때 이미 복지국가의 허실이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겠다 .  참 , 이제와 우리는 정신적 박탈을 겪는 때라고 할 수 있는데 , 그들은 이미 그때부터 겪고 있던 셈이라고 봐야한다는게 무섭도록 우리현실로 다가든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고 , 남의 일이 아닌데다 , 더 슬픈건 우리나란 한번도 제대로 된 복지국가였던 적도 없었는데 해체부터 왔다는 이 이상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싶다는 것이다 .

 

한 농가의 주민신고로 별일 아니겠거니하고 나갔던 발란데르의 순찰은 그날 이후 죽을 때까지 이 소녀의 죽음을 지우지 못하게 되고 만다 . 사건의 개연성을 알게된 것과 전혀 상관없이 만연한 범죄의 돌발성과 그 책임을 놓고볼때 끝내 , 자신이 부모의 입장에서 제대로 지키지 못해 자식이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 그것은 나라로 놓고봐도 같은 , 부모 = 나라 와 같고 자신들이 잘못하고 있어서 이런 처참한 일들이 발생한다는 생각을 무겁게 하고마는 발란데르는 아무리 죄질이 최악인 범죄자여도 그들의 잔인한 살해장면엔

안타까움과 연민을, 또 동시에 역겨움을 감추지 못한다 .

 

겨우 열다섯의 소년이 자신이 쫓던 , 유령의 사이코패스와 같을 것이라곤 전혀 상상도 못해서 마지막엔 눈물을 흘리며 빗 속에 서 있던 평범한 이웃의 아저씨 같은 이 남자의 탈진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고 말았던 순간 ,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마지막에 가까운 이탈리아 여행을 끝으로 , 서로 돌봐야하는 가족이란 사이클이 사라진 빈 트랙 위에 남은 것은 극심한 정서적 허기가 있을 것이라는 불안한 예고편 뿐이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들려준 것이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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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31 0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 복많이 책많이^^
(친한 친구끼리는 말이 짧은 법ㅎㅎ), 500명 중의 하나다! 억ㅋ

[그장소] 2016-12-31 03:36   좋아요 1 | URL
이히힛~ ^^ 그럼요 ~ 그럼요 ! 우린 친하잖아욤~^^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고 말이죠!^^
Agalma님도 새해 복 많이 ~북많이 !! 입니당~ㅎㅎㅎ
한해 동안 함께 해주셔서 베뤼~베뤼~ 고마웠던거 알죠? 우웅~(어디서 애교질!)
ㅋㅋㅋ

꼬마요정 2016-12-31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 재미있겠는데요, 근데 마음이 아플 거 같아요ㅜㅜ

[그장소] 2016-12-31 11:36   좋아요 1 | URL
마음 아픈 순간이 너무 순식간에 왔다가서 ..그게더 절망스럽저라는 ..애도도 ..뭣도 할 시간없이 ... 재미있어요! ^^ 애작가 거든요.
읽으면 팬이될거예요. ㅎㅎ

꼬마요정님도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요. 건강한
마무리도 ㅡ잘 하시고요!^^ 감사해요! 인사~^^

후애(厚愛) 2016-12-31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금전에 책 잘 받았습니다.^^
자랑하려고 포스팅 했지용~ ㅎㅎ
편지에 감동받았어요.^^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2-31 16:00   좋아요 0 | URL
아..수거됐다는 문자는 받았지만 2일에나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다행이네요! 빨리 받으셔서 .. 다름엔 저도 더 멋진 선물을 할게요!^^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손편지는 ..에구...부끄럽네요!^^
 
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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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영화 " 널 기다리며" 에서 수사에 난항을 겪는 죽은아빠의 동료이며 삼촌같은 형사에게 혼자 살아남은 여주인공은 이런 말을 합니다  " 악당을 잡기 위해선 선한 사람들이 , 정의가 용기를 내야 할 것 같아요. 삼촌 . " 

당연한 말인데도 이상하게 여운이 오래 남았던건 범인을 잡기위해 그녀 스스로가 덫이 , 미끼가 되서 자신의 죄도 짊어지고 범인도 동시에 잡는 치밀함 때문만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 한번 잡혀 들어간 범인에 대해 , 확신을 갖기 위해 15년을 기다리고 증거를 모으고 ,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 시간들 . 그 안에 어린 소녀가 성장하며 포기한 것들은 뭔지 , 앞으로 포기하게 될 것들은 무엇인지 . 그리고 남은 사람들이 갖게 될 희망은 뭔지 , 그런 것들로 인해 여운이 오래 남았던게 아닌가 , 지금 정리를 해보자니 그렇습니다 .

 어떤 일은 끝을 파보면 대체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 알 수 없어져 가슴만 답답해져오곤 합니다 .  이 [천공의 벌] 역시 그런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 이런 부분을 들어 필요악이라고 하나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야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서 헬기든 비행기든 만들 수 있겠지만 , 신기하게도 그런 쪽에 목이 마른건 일본이 더한 듯합니다. 패전 후 자위대를 창설하고 방위청 산업을 이끌어온 것을 보면 말입니다 . 군수산업이 막대한 자금력이 되는 까닭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자국 라이선스에 개발목적을 두고 산업을 진행하겠지요 ? 가끔은 전세계에 군대란 것이 없다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이야기는 일본의 많은 원전소 중 신양 원전소 위로 니시키중공업의 프로젝트 B를 영수비행을 하기로 한 날 , 헬기를 피랍 당하게 됩니다 . 누가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지 , 따라가보니 이유의 끝엔 원전반대파 와 원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뉜 평범한 소시민들이 있었습니다 . 마치 나비효과처럼 하나의 사건은 다른 사건을 불러 전혀 엉뚱한 자리에 상상할 수도 없는 결과값을 내놓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

 

미시마는 아들이 죽고도 한참 지나서야 아이의 죽음이 단순 열차 충돌사고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 겨우 3학년의 저학년인 학생이 뭐가 괴로워서 , 하고 소문들의 진상을 찾아가보니 이유는 아빠가 원전에서 일하기 때문에 방사능이 나오는 자식이라며 따돌림을 심하게 받았다고 합니다 . 같은 반의 다른 아이는 (주로 왕따를 시킨 주역) 집에 찾아가니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각각 흩어진채 여기저기서 원전반대시위를 한다는 이유로 협박성 편지들을 받고, 악의적 괴롭힘을 받아온 것을 알게 됩니다 .

미시마는 이전에 원전에 대해 좋다 나쁘다 분명한 생각이 없었고 , 다소 영악한 측면으로 필요하니 받아들이는 쪽이었던 것뿐인데 세상은 어느 새 본인들이 원치 않는데도 , 직업을 그렇게 가졌다는 이유로 원전 찬성과 반대로 나눠져 물어뜯고 미워하고 있다니 ...

 

또 , 그런 본보기를 보이려는 뜻에서 계획한 모종의 일들이 ,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엔 유하라의 기지로 잘 넘기게 되긴 했지만 , 5년간 가정보다 일이 먼저였던 결과물은 잃고 , 누구도 뭔가를 얻지는 못한채 , 아무소득없는 싸움이 막을 내립니다 . 전국에 경각심을 주려던 일이 방해를 받아 멈춘것이지만 , 저는 개인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 여기선 정의를 보여줄 악당이 대체 누구인 걸까요...? 선한 사람들이 노력하고 용기를 내야할 것 같다는 말 ㅡ 그렇다면 , 미시마는 선한 사람였던 걸까요 ..? 책을 덮고도 모르겠습니다 . 전국민을 상대로 거대 사기를 친 정부는 밉지만 ,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개개인들에겐 박수를 쳐줘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역시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였고요  . 상당한 두께임에도 무게를 못느끼고 정신없이 읽었으며 원전과 방위산업에 대해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입니다 . 이렇게 좋은 책 보게 해주신 나난 님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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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 영화<더 드롭>의 원작 소설
데니스 루헤인 (역: 진희경)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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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ㅡ데니스 루헤인

종이책을 보지 않아서 실재 페이지 수를 알진 못하겠지만 매우 짧은 단편이었다 . 그리고 제목에 나도모르게 어떤 이미지를 상상했던지 예상외의 이야기 구성에 놀랐다 . 혼자인 사람이 반려로 개를 키울 수 있지만 내 머릿속에선 분명 가정을 이룬 사람을 이 책 주인공으로 그렸었던 모양이다 .

온다리쿠의 어느 소설에 나오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처럼 , 그러니까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에 마누라는 저녁 tv 프로나 걸려 온 ( 혹은 건) 전화로 수다를 떨 쯤 남자는 담배를 챙겨 산책이 필요한 개와 나서는 거다 . 완벽한 산책에 어울리는 개 .
목줄을 잡고 마치 뭔가를 찾기 위해 그 행동이 필요하다는 듯이 어쩌면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에 골몰한 인상을 주는 일 . 이웃의 인사도 가볍게 건너 뛸 수있는 , 혼자 어슬렁 거려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을 산책자의 과제처럼 개는 필요한 법이라고 만족하면서 ......

그런데 이 이야기에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를 이용한다고 봐야겠다.
일단 만남부터 독특하게 바텐더인 밥은 쓰레기 통 속에 버려진 채 잔뜩 상처를 입은 개를 발견하게되고 덕분에 나디아와도 만나게 되면서 분위기는 유기견을 공동으로 이웃과 공유하며 기르기 쯤으로 가나 했더니 , 전혀 다른 방향 , 개 때문에 개를 놓고 원 주인과( 실제 원주인인진 확실치 않지만) 다툼을 하게 되면서 서로 소유를 주장하게 되는 상황이되고 그러다보니 밥이 일하는 바 bar ㅡ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고나 할까 .


뭐, 바" 라는 공간의 특성은 대게 술이나 키핑해놓고 달라면 주는 곳이 맞을텐데 알고보니 바의 주인 밥의 사촌 친구는 그보다 더 다목적으로 이 바를 이용하고 운영하고 있었단 얘기 .

좀 더 쉬운 말로하면 개와 산책하듯 여유로우며 한가한 남자가 사실은 평범을 추구하기엔 다소 무시무시한 곳 (?) 에서 일하며 무시무시한 일 (! )을 태연히 할 수있는 남자였다는 것을 주워 키운 개 한마리를 매개로 보여주는 그런 이상한(?! ) 소설 . ㅎㅎㅎ

처음 읽을땐 잘 모르고 지나쳤는데 두 번째 듣기로 다시 들으며 이 제목이 시사하려는 점을 비로소 알게되었고 그래서 기뻤다 . 역시 이
작가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달까 ...... 그리고 , 엉뚱하게 그려진 듯한 밥의 초기 설정이 에피소드를 지나가면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든다는게 꽤나 매력이었다 . 이 책이 <더 드롭> 의 원작 전형에 가깝다니 그 책도 봐야겠다 미음 먹게된다.

짧지만 강렬하니 만족스런 소설였다 .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 피묻은 개를 기르다 개에 끌려가보면 역시 피묻은 곳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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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30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이 기시감 넘치는 리뷰는...
저의 데자뷰인가요.^^;

[그장소] 2016-12-30 15:25   좋아요 0 | URL
아니요! 페이퍼로만 들어가져서..리뷰로 바꾸는 테스트중!

서니데이 2016-12-30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올 한해 좋은 기억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날씨는 춥지만 따듯하고 행복한 겨울 되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연말, 희망 가득한 새해 맞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장소] 2016-12-31 00:31   좋아요 1 | URL
아아~ 내 고운 벗님! 네~ 새해에도 잘 부탁 드려요! 멋진 하루 만드시고요! ^^

비로그인 2016-12-30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붉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올 한해 좋게 마무리 되시길 바랍니다.

[그장소] 2016-12-31 00:33   좋아요 0 | URL
아핫~ 고맙습니다~ 알파벳 G 님!^^ ㅋ
뭐..좀 싱겁다 싶게 읽었는데..한번 더 읽으니 뒤통수를 치는 맛이 있는 ㅡ소설였네요!
새해 ㅡ복 많이~ 북 많이~ 함께 해요!^^
 
[eBook]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2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6
조완선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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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니 , 프랑스를 제대로 알았던 적이 한번도 없다 . 문자로 ,그저 문호의 이름이 프랑스를 대표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 어쩌면 유럽을 뭉뚱그려 대충 인식을 거기 어디쯤 , 하지 않았을까...

이 책 덕분에 종일 프랑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느라 하루가 지나간다 . 코트라에 올라온 정보와 백과사전에 정의된 지식으로의 정보를 본다고 내가 그들을 얼마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싶지만 ,  웃기게도 그런 덕에 알게 된 건 끊임없는 인식변화를 보여주고 있는건 다름아닌 역사라는 과거의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

 

지나간 시간이 어떻게 변할까만 , 한가지 일어난 사실을 두고  세월이란 강이 흐르면서 어제의 강이 내뱉은 말에 오늘의 강은 또 한마디 , 내일의 강 역시 ,  할 말들이 그렇게 층층이 쌓여서 옳고 그른 정의의 문제가 아닌 전혀 다른 독립된 유기체처럼 존재하고 있는게 아닌가 , 하는 다소 기이한 생각이 들어버리고 만다 . 역사라는 사건을 두고 , 이런 비슷한 생각을 누가 했었는데 , 참 , L의 운동화 에서 김 숨작가가 보여준 방식였지 .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 진실을 변화시키지 않고 , 그대로 보존하고자 애를쓰던 모습이 우리의 민주화란 역사가 자라는 샤알레를 들여다 보는 일이었다면 ,  이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은  옮겨진 세포가 일단 지켜지는 것도 문제고 , 발견해 낸 시점에서부턴 환경이 다르기에 살아남느냐 , 묻히느냐의 생사일로에 있었다고 해야겠다 .

 

병인양요 때 강화도의 외규장각에 있던 도서를 가져간 로즈제독과  틈이나면 스케치와 사진을 찍던 쥬베르의 사진전 , 그리고 그의 사인이 들어간 한국의 고서는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걸까 ...그리고 세자르가 고심하던  HCD+277 이 가진 뜻을 쫓던 로렌 (정현선 )과 헤럴드 는 마침 , 세자르의 죽음으로 외규장각도서의 반환이 무기한 연기되어 세미나에 참석한 최규동과 박정민 박사의 도움으로  HCD+277 의 의미를 풀게 되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완간본을 말한 것이란 사실에 놀라게된다 .

 

그런데 , 더 놀라운 사실은 왕웨이가 거래하려던 HCD +277 에 있는게 아니었다 . 세자르는 그 것 말고 더 놀라운 세상의 진주 , "옛날과 현재의 법규를 문장으로 상세히 정리한 책"이라고 만 딸 로잘리에게 알려준 세자르 ,  로렌도 그랬지만 읽는 나도 한자를 이리저리 상상해 내느라 꽤 애를썼는데 , 문제의 답을 알고선 , 허탈했다는 ... 중학교 국사시간에 주관식문제로 나올 때가 있던 답이었던데다가 아 ! 시작하면서부터 제일 앞에 단서를 다 던져 줬는데 이야기 따라가느라 이 힌트는 별로 생각을 못했다 . 그게 작가의 능력이겠지만 ,

 

이제 외규장각도서들은 반환이 되었다 . 독일의 쿠텐베르크 보다 78년 앞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직지심체요절 , 그보다 더 한세기 앞선 전설의 책이라는 "고금상정예문" 을 찾아내 발표를 앞두고 살해당한 세자르 , 끝내 찾아내지 못한 로렌 과 헤럴드 . 그리고 저들 나름의 정의를 만드느라 그럴듯한 모양을 그려낸 프랑스의 고위실력자 " 알렉스의 끝이 어쩐지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외교관계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다른 한 쪽에선 , 동양의 이 작은 나라, 청의 오랜 속국으로만 인식되다가 이 병인양요로 인해 세계적으로 금속활자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시선도 있더라만,  대게의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서 문제라는것 . 오죽하면 우리의 중요 역사여서 따로 외규장각까지 설치해 만들어 놓은 것을 가져가 2~30년을 지하에 쳐박아두다 골동품시장에 나도는 형국이 되는가 , 이 말이다 . 파지로 분류되 있는 걸 돌려달라니 , 그제서야 중요한 것임을 알고 반환을 계속 방해하던 프랑스 .

 

그게 개인이 저지르는 일임에도 나라를 위한 것이 되는 , 이상한 나라 . 권력이 가진 속성이 그런거던가 ?반면 독일에 있던 프랑스의 문화제를 돌려 받는데엔 그렇게 목소릴 높이던 그들의 기준이 자유롭다고 해야하나 , 이중적이라고 해야하나? 이기적인이 맞겠지만 . 그 이기도 너무 당당해서 하는 말이다 .

우리 문화제 , 있을 때 아끼고 잘 지키자 . 잃고나서 외양간 짓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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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물고기 2016-12-29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고등학교 때는 가벼히 여기던 문화재가 이제는 그 의미와 아름다움을 알아서 무거운 마음으로 아끼고 싶어요

[그장소] 2016-12-29 01:58   좋아요 1 | URL
아...저희 땐 그것들은 그냥 거기 있는 존재들로 인식했던거 같아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딱 교과서 안의 것들로 ...ㅎㅎ한심하죠^^? ( 해맑게 웃을 일이냐? 뭐 이미 지난 걸~!)

구름물고기 2016-12-29 0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한가지인걸요~늦은 시간이네요 행복한 밤 되세요

[그장소] 2016-12-29 02:3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 네! 구름물고기 님도 굿밤!^^

2016-12-29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29 11:11   좋아요 1 | URL
그..바로 그 점이 열받는 지점 예요! 자신들만 지킬수있다는 ( 우린 ...사실 좀 그렇지만) 오만이랄까 ㅡ ㅎㅎㅎ 잘 지키면서 말해야하는걸까 싶지만..일단 돌아와야 지키죠! 그쵸?
 
[eBook]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1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6
조완선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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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인데, e 채널에서 이 외규장각도서 반환에 대한 다큐를 본 기억이 났다 . 잊을만하면 한번씩 툭툭 다 익은 토스트처럼 내 차례라는듯 빈 접시에 올라오곤 하던 뜨거운 식빵조각 . 입에 넣기에도 손으로 잡기에도 뜨거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 막연하게 아 , 저걸 빨리 먹어야 할텐데 ...하듯 . 그 외규장각도서를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이 그러지 않았나 한다 . 당연하게 우리 것이라니까 , 그렇게 뛰어난 문화유산이라니까 안달이 났지. 그 전엔, 밝혀지기 전엔 존재도 알지 못하던 그 것 .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나 쫓아가 보는 이야기 .

우연인지 , 인연이 되려고 그런건지 지난 달에 막 헤어진 김연수 작가의 "다시 한달을 가 설 산을 넘으면 " 에 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나온다 . 물론 짚어 내려는 비밀이 다르지만 , 또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걸 보면 이건 무슨 운명같은데 , 사실 이 소설은 순문학보단 장르소설여서 가미된 상상력이 좀 더 다채롭다고 볼수 있다 . 작가의 이름을 처음 보는데 , 제법 탄탄한 구성을 가져와서 놀라게한다 . 무대만 프랑스고 우리 문화제를 다룰 뿐이지 거의 다빈치코드 같았다 . 이집트 신화의 토트신을 유네스코와 결합해 약탈의 문화에서 보호문화로 어떻게 교묘하게 바꾸는지도 재미있는 관점이었고 ,

리슐리외도서관장인 세자르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가 언론에 공개하려던 것을 뒤에 남은 사람들이 파헤치는 이야기와 그것을 막으려는 방해자들의 구도 , 돌연 심장마비라고 발표된 국립도서관장의 죽음에 미스테리가 끼어드니  대체 세자르는 무얼 그렇게 찾았던 걸까 . 그 걸 쫓다보니 3년전 이미 죽은 중국사서의 죽음에도 의혹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 모두 한국의 한 고서가 문제가 된 것임을 알게 되는데 , 문제의 고서가 대체 무언지는 모른다는게 문제고 추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나간다 . 그들은 30년전 한 곳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던 사서라는 공통점이 있다 .

인류최대의 지성인을 대표하고 , 프랑스인들이 너무나 신뢰한다는 사람들의 이면을 도서관이란 이미지와 유네스코라는 이미지로 대비시켜 보여주니 충격이 상당하긴하네.

1권에선 죽은이들이 가르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 찾는과정이 나왔다면 ..2권은 무슨 이야기일지 어떻게 우리 문화제가 거기에 있었나 하는 이야기일까...?

 음모론도 적당해야지 , 너무 깊이 빠지면 미친사람같다 . 세상을 살짝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의심해보는 자세는 나쁠게 없지만 , 뭐든 지나친건 좋은게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 이야기라고 , 작가의 상상력엔 박수를 보내면서 . 2권으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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