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 7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대상작 ㅡ김금희 : 너무 한낮의 연애
있다가 갑자기 없어지기도 한다는 어떤 것과 원래 없던 것이 생기는 것의 소중함을 알아차리는 순간을 우리는 매번 너무 너무 늦게야 알게되곤 한다 . 어쩌지 못하게 되버리고 나서야 혹은 알아도 알은척도
해선 안될때에서야 그러니 너무하잖냐고? 어쩌겠냐 날은 좋고 해는 맑고 나무는 여전한 것을 ㅡ아 , 이 글을 읽으면 대낮에 한 이별 을 듣고 싶어질 거다 ...누구나 말이지...금방 연애하고 실연한듯이.

수상작 ㅡ기준영 :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
다들 진짜 두려운건 표현 못하지 약한 걸 알려주면 진다고 생각해.
나이 오십이 되도록 이리재고 저리재느라 얼마나 피곤했을까 사고는 했을지 몰라도. 사랑엔 사고가 필요없지 .아니 딱 사고가 나야 정말 사랑인걸 알게 되지 .스물다섯 아가씨를 두고 마치 전시회 그림 감상하듯 그러는 그가 난 사실 재수없지만 한편으론 내속에도 내어주지 못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는걸 알아서 솔직히 그냥 망가져버리도록 사랑에 빠져버리는 두사람을 보고 싶어 계산하는 두사람이 아니고 .

수상작 ㅡ 정용준: 선릉 산책
하루일당쎈 알바 좀 독특한 알바라고 생각하고 나섰다가 알게된 선릉
그리고 자폐청년 한두운 , 어색하고 더듬거리긴 했지만 그런대로 시간은 잘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뭐든 말해도 듣기만 할뿐 새어나가지 않으니 편하기도 하다고 일방적인 생각마저하면서 , 그런데 역습처럼 보호자가 약속시간을 연장하고 연락을 차단하자 이 일방적 통보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오르고 부당하단 생각이 들어버린다. 세상에 부당한게 한두가지 일까 . 한두운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그의 세계에서 그 질서로는? 이세계가 안온할까 .사람들이 예고없이 불쑥 말을 걸고 혼자 떠들어대며 흔들어대고 끼어들어오는 걸텐데 .또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그 질서라는게 늘 유지되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을것이고 버거운 것이었을테고 보답을 바랄수도 지원을 받을수도 없으며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야하면서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했을 거였겠지 . 잘해도 못해도 현상유지가 힘든 봉사와희생의 세계. 그런 세계를 단 하루 알바로 발을 들여서 시간을 보내다 확 허물어지는 순간과 어떤것을 보았다고 느끼는 시간을 그린 ㅡ내용.
좋은 소설 였다 ㅡ마음이 말캉말캉 해지는 ..

수상작 ㅡ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와 , 어쩜 이렇게 깔끔하게 썼을까 놀랐다.
서늘하게 느껴질 만큼 혜미가 뭐랄까 뒤통수를 제대로 쳐주어서
의도한건지 아닌지 아주 넉을 놨다.
어리숙하게 굴며 눈물 떨구고 시키지 않은 일은 안하고 시키는 일도
불필요해보이면 안하고 과도하다 싶으면 피하고 왜..비정규에 알바니까 돈 받은 만큼만 하는 것이니까 .
그치만 너무 외롭진 안을까...걱정이 되기도 했다.

수상작 ㅡ 김 솔: 유럽식 독서법
어디선가 한번은 읽어봤을법한 익숙한 이야기들이 오브제처럼 곳곳에
박혀서 마치 초코칩이 박힌 쿠키라거나 아이스크림이라거나 먹는 내내 몹시 즐거웠다 . 독특하고 장르적이고 다각적이고 눈에 보이는 듯 그림이 그려지는 얘기들

수상작 ㅡ 최화정: 인터뷰
심리면에서 매우 찬사를 받은 작품 ㅡ음 , 읽을수록 홀로그램처럼 좀
그런 면이 있어...자꾸 정말 뭔가 더하고 싶어지는 심리랄까...사람마음이 원래 좀 그렇잖아 . 그날 사고는 의도한게 아니고 긴장에서 온건데 기자가 악의적으로 써댄 거였지..그게 사실인데 , 점점 뭐가 뭔지 스스로도 모호해지는 ...아마 외로움이 사람을 구석으로 몰아서 그런 걸까 . 하지만 조심해야해 ㅡ아무도 진심으로 듣지는 안는다니까 ...

수상작 ㅡ 오한기: 새 해
글을 쓸 시간이 없다고 징징대다가 일을 때려치고 백수가 되서도 글이 안써져서 징징대는 나는 할일 없이 지난 메모를 들춰보다 납치라고 새해에 써둔 메모를 보고 거기에 메달린다 .는 ..얘기..는 됐고~
새해나 납치나 소설지망생이 그저 바란건 변화 없이 물에 물탄것 같고 술에 술탄 듯한 일상에 요란 뻑쩍지근한 일탈스런 이벤트같은 소란이
아닐까 ㅡ해서 차라리 입양이든 출산을 고려해보지...난 그런 생각을 했다는 ㅡ 뭐 소설가 맘이지만 ...쏘리 ㅡ친친나트 랑 피츠제럴드를 소외시켜서...한상경씨도...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심사위원 후기까지 잘 읽었네요 . 해설들도 그렇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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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4-25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매년 사게 되고, 동인문학상 작품집은 어쩌다가 사게 되는데,
이번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살펴보고 사야겠군요. 마음이 확 끌립니다요... ^^

[그장소] 2016-04-25 14:43   좋아요 0 | URL
내용을 너무 멋없이 정리 해놨네요..중요한 것 소스나 양념들이 빠지니 여느것이 되버리네요.ㅎㅎㅎ 그런데 작년 것보다 저는 좋았어요 .금방 집중해 읽었으니까 ..!
 

국경 시장

김성중 ㅡ문학동네

모르는 사이, 국경을 넘어버리는게 이 책의 주요한 지점인지 모르겠다.
스스로도 모르게 스륵 빠져나가는 기억이란 ,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일
들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언젠가 본 일본 애니에서 너구리에 홀린 사람들이 너구리인줄도 모르고 그가 내미는 친절한 나뭇잎에 자신이 가진 뭔가를 내어주곤 하는 것을 봤었다.

물고기의 비늘로 살 수있는 것이 한밤의 백귀야행과 다를것이 뭔지 ,
이 밤에 나는 그 반짝이는 것을 위해 무얼 내주고 사는지 ......
계속 이 책을 읽어나가기가 두려워졌다.
현실의 괴로움과 그 기억들을 내다팔아 야시장에서 사는 것이 텅빈 공허라니, 자신의 기억이 아무리 괴로워도 무의식이 덮고있는 방어기제와 아주 기억조차 잊는 것은 분명 다르다.
불편한 소설이다. 확실히......

나는 책이 쌓일수록 저 현실과는 담을 쌓고 그 곳의 시간과 기억을 잊는다. 책의 즐거움 그 쾌락에 빠져서
이미 나는 빈털터리가 된 게 아닌가 싶어져서,
이 기록을 쓰는 순간에도 이것이 나에게 무엇이 될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그러나 , 그러니까 , 나는 그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을 뭔가를 봐야겠기에 읽기로 한다.
마지막까지 , 지금 이 기분을 잊지 않기 위해......

주코는 그 밤시장의 비늘에 사로잡혔다.
로나 역시.

무자비한 쾌락은 집단폭행과도 같다 .
너무 단것은 오히려 쓰다.
그 미각을 기억하기로 한다.

`......너를 알아 보지 못 할거야. `
`처음에는 6개월 다음엔 27개월 그다음엔 5년. 떠날 때마다 내 여행은 더 길어져.`
ㅡ젠장 , 책을 읽을 수록 읽어야 할 책은 더 늘곤한다 ㅡ

` 비행기를 타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어.`
ㅡ여기까지만 읽자 . 그 다음엔 일상을 위한 일을 하자 하며 , 이것 까지만 여기까지만 했던 책은 얼마나 되나 ㅡ

` 수많은 나라에서 이방인이 되어봤으니 진정한 고향을 발견하면 그곳에 머물러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고......`
ㅡ로나는 지금 저 먼 바그다드의 카페쯤에 앉아 있는 것 같다 . 이런,
내 얘기가 아닌 책과 영화의 체험이라니, 대체 내 기억은 어디에 머물러 있길래 ㅡ

` ...... 다음 만월에 날 만나러 와줘.`
로나는 기억을 전부 전소시키고 이런 부탁만을 남겼다.
기억을 잃은 로나는 더 이상 ` 내 `가 알던 그 로나가 아니다.

달이 기울자 가게들은 문을 닫는다. 주코만이라도 찾으려 했는데 , 그는 물고기를 직접 잡으러 물로 뛰어 들었고 , 피라냐 같은 물고기 떼의 밥이 된 것 같다.

그는 책에서 무얼 찾으려던 거지? 기억을 잃으면 읽은 책은 소용 없는데 , 수집의 벽만 남아 그를 몽땅 삼켰다.
ㅡ나는 더 늘어났으나 자리는 더 없어지고 있는 나의 책장을 바라본다.
우린 무얼 위해 책을 읽을까? 어느 땐 책을 읽을 수록 마음이 더 가난해 졌다 ㅡ

달의 음모로부터 필사적인 도망 .
ㅡ나는 이제 책을 덮고 육신을 위한 기억을 찾으러 나서야 한다.
로나처럼 두렵지만 여기에 앉아 상점을 차릴 수는 없다. 고작 상상 속
고기같은 녀석의 비늘에 끌려서 그럴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너의 의지는 아직 괜찮니 ? ㅡ

날이 밝자 간 밤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말았다. 흔적도 없이,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 그 곳에서의 기억뿐이라 공기중에 사라진 인어 공주처럼 `나 `는 물비늘 같은 희미한 것만 남긴 채 공기 중에 사라진다.
로나가 남긴 메세지처럼 , `이 ` 글을 남겨두고......
가장 많은 기억이 두 눈에 남아서 일까? 그 노란가루의 정체는 그러니까 최후의 기억였을지 모른다.

현실로 돌아와도 꿈에서 벗어나지지도 , 그 곳에서의 꿈이 깨어지지도 않고 긴 달그림자처럼 ` 나 `를 따라와서 남은 기억들 마저 소거해 간다.
세상에 주인 없는 작자미상의 글들처럼 떠 돌, 그 밤으로부터의 기억만 겨우 남긴채 .
ㅡ아, 나는 결국 책이 되는 건가? 종이에 쓰인 글짜들로만 흔적이 되고 마는가 보다 ㅡ

그리고 , 소멸 .

마약 중독같은 이 독서의 끝이 `소멸 ` 일 뿐이라니,
하하하 , 나를 비웃어도 좋다 .
그렇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 , 안심하지 마시라.

국경시장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달이 그저 보이지 않을 뿐 , 대낮에도 거기 있는 것처럼 ......
무언가에 사로잡힌 당신 , 당신이라면 곧 만월의 밤에 나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나 , 나는 `나`이고, 로나이고 주코이고 또 당신이기도 하다.
달의 농간은 끝나지 않았으니.

국경 시장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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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3-09 23:33   좋아요 1 | URL
네 ㅡ춥더라고요.낼도 ㅡㅎㄷㄷ 꽃샘추위올 시기인건 맞는데 ㅡ그쵸?
서니데이님도 컨디션조절 잘하시길~!^^
감기랑 넘 친하면 곤란하니..

서니데이 2016-03-10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 좋은 저녁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그장소] 2016-03-10 23:27   좋아요 0 | URL
어제 오늘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미안하게도 늦게 왔네요.
 

김성중 소설 ㅡ국경시장 전에 들린 곳,

개그맨과 허공의 아이들 (2010,2011,2012 젊은작가상)다시
꺼내 보며
오......이 작가를 찾아내야겠어 ㅡ하곤 그간의 책들을 뒤져본다.
개그맨 ㅡ하하핫

˝난 웃을 수 없어 웃기는 사람이 된것 뿐이야. 우스운 얘기지?˝

이런 많은 사람들이 있을거다.
자신이 못하는걸 타인에게 하게끔 하는 이들 ..그들을 보면서 이게 웃겨..하듯이..
고통을 자신 속에만 기르는 부류가 아닐까 ㅡ문득 A가 떠올랐다.
최양락같은 개그맨이 되고 싶었는데 ...하는 그 음성은 최양락의 것과는 너무 동떨어진 해맑음의 세계 속에 있고 그가 읽는 책에는
도통 웃을 수없는 엇박자들이 있었다. 그가 엇박자를 내는지 원래
엇박자를 잘 찾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속으로 뇌까리며 그런 그를
대하는 나는, 그의 우울의 깊이가 개그맨이 든 물고기 봉지처럼 투명하고 어딘지 일그러지게 보일 물방울을 생각하며 풀썩 웃는다.
어쨋든 나를 웃기는데 성공하는 A ......

˝ 그거 알아? 목수의 아내는 다음 생에 나무옹이로 태어난대.˝
심술굳은 옹이를 어루만지는 남편 ...
남의집을 지어주느라 정작 자신의 집은 만날 비우는 도편수를 원망하던 아내가 나무의 옹이로 환생해 목수의 애를 먹인다는 것
˝ 어쩌면 아내의 외로움이 나무에 박힌 옹이 같다는 뜻일 수도 있고.˝
......자신을 가증스레 여기는 군`~

고구마 줄기마냥 하나를 찾자 나머지는 드드드득 딸려올라온다.
이름이 상당히 남성적이라 처음은 이 작가를 남자라고 무턱대고
생각했었는데...어느 단편 수상작모음집 속에 그녀는 귀여운 눈을
하고 내 속에 체셔고양일 찾아보세요..하는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다시 개그맨으로 돌아가서...나머지 줄거릴 꺼내봐야 고구마의
모양을 제대로 알겠지...

죽어서나 다시 만나는 인연은 뭘까
그것도 타지에서 타국에서 커피깡통같은 인사
스무살의 시간을 훌쩍 넘어서 서른 아홉이라는 시간대에 도착한 그
어쩐지 ㅡ나같아서 , 글 속 주인공은 작가이기도 할 터,
연상으로 달아나는 법을 알다니...
그게 국경시장 까지 안내도 같아 ...
대충 다 봤으면 허공 (가수 허각의 형..이 아닌게다)의 아이들을 돌보
러 가야하는데..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다.

뭔가 휙 스쳐갔는데 놓쳤다 .

새장 속에서 ㅡ자신은 어항에서 왔노라 담담히 고백하는 그녀를 거기
놔둔채 계산도 않고 빠져나오는 ㅡ나......
다음엔 A가 울면 그냥 울게 둬야지...토닥토닥 하지않고
울 자유를 줘야지..이상한 연상으로 달아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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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방정식 ㅡ미야베 미유키

후지노 료코(솔로몬의 위증)와 스기무라 사부로(십자가와반지의초상, 누군가)의 만남편.

정의를 위해서 행하는 일은, 거짓에 기대서 하면 안된다.
그것은 거짓을 위한 부당 ㅡ한 행위가 된다.
아무리 스스로는 정의를 위한 것이었다 해도.
(14세에 정의라...그건 왜곡이 될 여지가 많기도 하다)
정의는 정의롭게 ㅡ이루라는 료코의 외침 ...

그리고 어른이 이룬 현실은 양면성이 두둑하다.
히노 다케시 선생은 참 편협한 곳에서 살고있었구나 ㅡ
어쩐지 ㅡ그의 어머니 인물됨이 참 궁금해진다..
며느리에 폭력으로 대해도 아들 잘못은 없다니 ㅡ
아니, 아들에게 대든 며느리 잘못이란 이 이상한 계산법...씁쓸함이..가득한 소설 .
짧은데 읽기 곤혹스러워 ...

다음 행보를 위한 저 사람들을 위한 예고편이라고 봐야하나보다.
미미 여사님 ㅡ건물 사신거 아닐테니. .^^
다음 소설은 이번 번외(티저?)편 보단 확실히 좋아야 할겁니다.
구성은 좋지만 ㅡ역시 미미여사구나 싶지만 , 설득력이 다소 부족한 ㅡ불친절한 소설 ㅡ였어요.
작은 것에 시선을 주던 많은 표현력이 매우 그립더란 말입니다.
미미여사님 표현으로 하면 고양이 이마같은 소설 ..였달까요!?
다정한 시선에 아낌없던 ㅡ당신이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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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6-03-07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 여사의 책은 때론 읽기가 정말 곤혼스럽죠. 감탄스러운 작가예요 ㅠ

[그장소] 2016-03-07 17:20   좋아요 0 | URL
아핡 ~~!!그런면에서..? !그도 그렇군요..이번책은 자신의 책속 인물들이 만나는 얘기라 ㅡ그점에서 재미였어요.^^
 

르 클레지오 ㅡ사막 ㅡ중에서

그 밖에는 아무것도 지상에 없었다 ㅡ
(이 말이 그리웠던건가..)

길고 긴 서사 ...
걸어도 걸을 뿐이어도 사막같은 생..
갈증이 나서 사막을 꺼냈다.
아주 큰 사막을 불러올 도리가 없어서
다행스럽게도 내 책장에 있는 사막을 불렀다.
갑자기 뭐에 이런 갈증을 느끼나...싶어..
숨은 샘을 찾아 구릉과 언덕 ㅡ
발이 빠지는 모래 위를 ...느닷없이
걷는다.


아무것도 , 아무도 , 없었던 ...
길 없는 길 ㅡ위의 사막 ...


2016 . 03 . 06 .사이새벽에...


르 클레지오 ㅡ사막 ㅡ중에서

그 밖에는 아무것도 지상에 없었다 ㅡ
(이 말이 그리웠던건가..)

그 밖에는 아무것도 지상에 없었다. 아무것도 , 아무도 ,
그 어떤 길도 사막에서 태어난 그들을 인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모래언덕 위에 아무도 존재하디 않는 것처럼 , 바람은 그들
위로 , 그들을 관통하여 지나갔다 . 그들은 첫 새벽부터 멈
추지 않고 걸었다 . 피곤과 갈증이 폐석(廢石) 처럼 그들을
감쌌다.
입술과 혀가 말라서 굳어지고 , 허기가 그들을 갉아들었다 .
말을 할 수도 없었으리라 . 아주 오래전부터 그들은 사막과
같이 말을 잊었다 .
.
고독 저쪽 끝을 향해 , 밤을 향해 그들을 인도하는 보이지
않는 흔적 위로 전진하고 있는 것 같았다 .
.
그들은 모래와 바람과 빛과 밤의 남자와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마치 꿈속에서처럼 모래언덕 꼭대기에 나타났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내려온 듯 , 공간의 혹독함이
사지 속에 배인 듯한 모습으로 .
허기 , 입술이 갈라 터져 피가 배어 나오는 갈증 , 태양만이
번득이는 잔혹한 침묵 , 추운 밤 , 은하수의 섬광 그리고 달 ,
이 모든 것을 그들은 몸속에 품고 있었다 .
그들은 또한 석양에 내리깔리는 거대한 그림자와 벌어진 발
가락에 밟히는 파도처럼 펼쳐진 순결한 모래둔덕들 그리고
도달할 수 없는 지평선을 지니고 있었다 .

(p. 8 , 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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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3-06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클라마칸 사막을 가다가 만나는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갈구 같은 것^^..

[그장소] 2016-03-06 07:42   좋아요 1 | URL
몰랐지만 ㅡ저 들이 품고있는게 ㅡ맞다면 ..
장소만 다를 뿐 ...저도 저 큰 사막 과 지평선 ..뭐 다 품을 수 있겠죠...?

stella.K 2016-03-06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저 있는데 아직도 못 읽고 있어요.
괜찮던가요? 읽을만 한가요?ㅠ

[그장소] 2016-03-06 20:49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합니다^^ 문장이 좋아서 이따금 꺼내봅니다. 사건만 나열된 책에 진저리 날때 보면 좋더라고요.^^ 표현이 풍성해서...!

yamoo 2016-03-07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게 르 클레지오 작품이 8권 있었습니다. 근데, 2권 빼고 전부 정리했습니다. 지루해서 읽을 수가 없어요...ㅜㅜ

[그장소] 2016-03-07 20:50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죠. ^^반복되는표현들이 지겨울수도..
그래도 8권이나 읽으셨단 거죠? 그마만큼 읽으시고 하는 말이면 경청 ㅡ^^
저야 매일 매일 노트 한두바닥 하는 정도로 ..읽어요. 말 그대로 표현이 그리울때 꺼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