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ㅡ금태현


그토록 예의 바른 사람이 어째서 나한테는 하인 대하듯 했던 걸까 . 처음부터 관계 설정을 잘못한 것 같았다 .
손님들이 나간 뒤 뒤치닥꺼리를 도왔다 . 수박이나 망고 껍질에서 맴도는 냄새가 여운을 남겼다 . 외국인들은 망고에 칼집을 내며 먹기 좋게 써는 걸 어려워한다 . 누나는 망고를 썰었다기보다 씨에서 겨우 분리한 정도였다 .

ㅡ본문 86 쪽에서 ㅡ

한참 드라마에서 망고처트니,망고처트니를 외치던 시어머니 역활을 하던 부인역의 배우 생각이 났다 . 있는 집의 배울 만큼 배운 , 교양을 숄로 어깨를 두를 만큼 둘렀는데 이상하게 며느리에게만큼은 그 교양의 교‘자도 아깝다는 듯 굴던 부인의 모습과 남편의 일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완벽한 가정상을 깰 수가 없어서 당장 망고처트니를 구하지 못하면 안될 듯 동동 거리던 며느리역의 배우가 동시에 떠오른 건 이상한 일일까 , 각자 맡은 역에 충실했을 뿐인데도 어딘가 제 옷을 못찾아 입은듯 어거지스럽던 떼씀들 ......

또하나는 최근의 소설에서 읽은 원전에 관한 장르 소설속의 상황이 오버랩되곤 했다 . 천공의 벌에서 언급한 원전유치를 하게되는 가난하고 지역의 자본수입에 유전이 없는 경우에 , 따로이 관광상품이라거나 지역특산물이 없는 한 기댈 곳이 원전이란 것이고 그런 정부 시설이 하나 생겨서 지역주민에 당장은 이득이 될지 몰라도 차후까진 책임을 지지 않기에 두번째 , 세번째의 원전에 기댈 수 밖에 없어진다는 이야기.
그런데 원전을 유치하면 할 수록 그 지역은 위험지역으로 더욱더 고립이된다고 했다 . 밑장을 빼서 윗돌을 괴는 이상한 블록쌓기 놀이같지 않나 ? 그게 가능키나 한지 , 모르겠지만 ......

관계설정이란 것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그런 연상으로 망고에서 처트니까지 흘렀는지 모르겠다 . 윗 글의 누나는 한국에서 일만하다 일에서 놓여나기 위해 불현듯 한국을 버리듯 최고 휴양지라는 세부까지 와선 조금 빈둥대다 다시 이런 저런 일을 시작한 여자이고 , 그런 여자를 돕는 헬퍼 같은 역 겸 어린 연하의 애인도 뭣도 아닌 ,뭐랄까 부리기 좋은 현지애인 ? 동생 ? 그러기엔 선은 넘어서 알만큼아는 ......나˝는 이 책 속의 주인공이다 . 이름 은 하퍼 김이고 이름처럼 , 아버진 한국인 엄마는 필리핀인이어서 흔히들 코피노라고 부른다 .

이 소설에선 코피노라고해서 혈통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애잔함 같은 걸 다루지 않는다 . 물론 한국의 문제도 다루지만 그보다는 더 국제적이라고나 할까 . 따지면 여기저기서 요즘 이슈가 되는 쏟아지는 다국적인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 그런데 신기한건 현지에 사는 이들이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이들에게 휘둘리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는 것과 그것이 자본이 주는 막강한 힘인데 , 그 막강한 힘에 현지의 배울만큼 배운 고학력의 젊은이들이 부나비처럼 가난과 돈에 어쩔 수없이 이끌려 반복된 노예같은 일에 종사하면서 산다는 게 현실이란 것이다 .

그 속에서 한국인의 위치란 나쁜 것들 가장 빨리 많이 들여오고 빨리 흡수하며 , 퍼트리는 입장같아 보였다 . 하퍼 김은 박사장의 눈에 찍힌 건지 , 가족이 따로 없어 보여 쉬웠는진 몰라도 약자로 인식된게 확실해 보였다 . 그 자신은 분명한 위치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 그것이 힘에 이기는 수단에는 미치지 못한다 .
마치 교양을 두른체 망고처트니를 외치는 부인처럼 그들에 군림하는 jtv나 ktv의 박사장같고 , 그에 절절매는 며느리 같다면 너무한 과장일까?


하퍼 김은 박사장의 계락으로 불법 마약 수송건으로 연류되어 , 박사장이 아쉬운 돈을 가진 베렌을 찾는 위치가 되는데 이 사건역시 흑막으로 박사장의 개입이 안보이게 있었을 것만 같다 . 베렌은 미끈한 외모로 ktv에서 jtv를 오간 톱에 있는 서비스걸 이었는데 지명손님의 죽음과 그가 준 거액이 문제가 되서 박사장을 피해 도망을 다니는 입장이된다 . 사정을 알지못하는 하퍼 김은 찾으라니 베렌을 찾긴하지만 딱히 그녀를 찾아 뭘 어찌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가 막판에 베렌과 연락이 닿자 돌연 같이 일본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일찌기 자신을 버리고 재가한 엄마를 찾아 그간의 회포를 풀며 오래 끊긴 가족의 정 같은 걸 생각하고 베렌과 함께 새출발을 꿈꾸는데 , 그 모든 건 희망이 가혹하단 것처럼 그저 꿈같은 일이 된다 .

베렌을 약속 날짜까지 잡아오지 못하고 잠적하자 그를 마약수송으로 엮어 수배를 내린 박사장 때문에 일본에서 출국하자마자 바로 교도소로 이송이되고 무기징역을 언도받는 하퍼 김 . 그리고 베렌과의 결혼은 무산된 채 , 그들이 기다림이 한정없단 것과 앞 일은 알수없는 걸로 책은 끝이난다 .

베렌의 남동생은 이제 하퍼김이 하던 것처럼 가이드일을 하며 리조트로 휴양지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며 형을 기다린다고 한다 . (하퍼 김을 말함) 그러나 그의 생활이 종전과 크게 좋아 진 걸로 보이진 않는데 , 그들은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진 않는 이상한 힘이 있고 , 이상하게도 가장 나쁜 것들을 빨리도
배우고 가져오는 한국인들은 종종 자주 자살을 해서 의문을 가지게한다 . 어쩌면 한탕주의의 이 한국사회를 꼬집고 싶은 작가의 생각였는지 모르겠다 .

달콤한 망고를 딴 고층의 소비도시 망고스퀘어 , 무르고 흐르는 과즙처럼 다딘단 것들의 생명이 그렇듯 뒤는 처참하고 썩으면 죽음의 뒷모습과 뭐가 다를까 싶기도했다 . 거기서 우리는 망고의 씨조차도 제대로 바르지 못하는 그저 외지인 이방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철저한 고독의 냉기가 이상하게도 뜨거운 도시를 더 춥게 느껴지게 했다고 , 그 끝에 영국이나 미국에서 지금 한참 종족주의나 민족주의로 가는 형국이 더 부각되는 것을 불안하게 현 시국처럼 읽었노라고 ......

그러니 ,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ㅡ의 이 우리는ㅡ은 하퍼 김이나 베렌이 아닌 , 글 속의 누나와 박사장 같은 인물에 해당하는 우리는 이 맞을지도 모른다 . 당신들의 위치는 어디 쯤 있느냐고 .... 돈이 없고 힘이 없어 갇힌 저들이지만 , 저들은 저들의 위치를 안다는 게 그 이유이고 끝나지 않을 고생을 하는 듯 보이지만 과연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에도 그들이 과연 그대로일지 ...... 그들도 무섭게 배울것 아닌가 . 우리는 여전히 소비를 팔고있을만 있는 이때에 .......

소설은 미완의 형태로 끝을 냄으로 더 완결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노라고 해야겠다 . 먼저 읽어버린 예언서처럼 무섭고도 섬짓하였으니 .



http://m.blog.yes24.com/yuelb17/post/909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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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1-27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 디자인 보면 비운의 인생을 살다간 어느 예술가의
전기 소설이나 평전 같은 느낌이 들고
암튼 뭔가 있어 보이긴 해요.
실제로 내용은 어떨지 모르겠어요.ㅎ

[그장소] 2016-11-27 19:27   좋아요 1 | URL
비운의 평전 ㅡ 그렇네요~ 그런느낌 ..비운은 걷고 가볍게 그리긴했지만 ..확실히 비운이요 .아직 한창의 나이에 무기징역이란 선고를 받으니까 ... 누가 저들을 그렇게 만드나, 싶어서 암담하고요 . 참 간단히도 평생을 거는구나 싶기도하고요 .. 저 표지가 전 의미심장해 좋더라고요. ^^ 정체성이 뭔지 잘 안보이는게~

[그장소] 2016-11-28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선 리뷰가 안되는 , 아무리 리뷰로 설정해도 페이퍼로 가네요. ㅠㅠ ㅎㅎㅎ ( 일년 넘게 아무리 고민해도 이 건 어찌 안되나~)

북프리쿠키 2016-11-28 11:23   좋아요 1 | URL
북플에서도 리뷰됩니다.
별점체크 후 제목넣으면 리뷰로
인식됩니다ㅎㅎ
물론 글 쓴 후 제목입력란에 클릭하면 제목까지 되죠^^

[그장소] 2016-11-28 12:15   좋아요 1 | URL
아 ..책 화면 앞에서 별점 체크하고 글쓰는 때 말이죠? 저는 빈 여백을 불러놓고 마지막에 책을 얹는 식으로 해왔는데 , 습관을 고치지 않음 안되겠네요! 그나저나 언젠가 이부분을 알려 주신분이 있었던것도 같아요 . 무심하여 그랬구나 ..제가 ㅡ 모른것이니, ㅎㅎㅎ 감사해요! 알려주셔서요!^^

벤투의스케치북 2016-11-28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더군요.

[그장소] 2016-11-28 10:53   좋아요 1 | URL
저만 그런게 아니었네요~^^; 동지애 팍팍~

벤투의스케치북 2016-11-28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그리고 북플을 통해 글을 쓰면 제목을 써넣는 것도 안 되더라고요...

[그장소] 2016-11-28 12:16   좋아요 1 | URL
어~ 제목은 그 화면의 제목칸을 터치하면 글쓰기 라고 나오는데 그게 제목 넣는 칸예요

벤투의스케치북 2016-11-28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군요. ^^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1-28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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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나 , 선도부장이야 : 김상현 작가 편 ,

 

   나는 교사들 사이에 오가는 알력을 늘 주시하고 있었다 .

그래서 차기철이 오현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

다 .촌지를 받지 않고 , 어려운 학생이 비행을 저지르면 우선

감싸려고 드는 오현석은 차기철에게 눈엣가시였다 . 내 보고

서는 그런 차기철의 마음에 쏙 들 수 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업무일 뿐이었다 . 선도

부장의 업무 . 이 업무의 결과로 오현석이 해직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다 .

 

   교사를 파면하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 최종적으

로는 문교부 장관의 결제까지 나야하는 큰일이다 . 그런데

교원노조원도 아닌 그냥 평범한 교사를 파면하는 일이 , 고

작 이런 보고서 한장으로 일어날 수는 없다 . 게다가 오현석

은 졸업하자마자 실력을 인정받아서 바로 8학군으로 온 엘

리트 교사다 .

 

ㅡ본문 394 /395 쪽에서 ㅡ

 

 

고작 일개 선도부장이 작성한 보고서 한장은 그가 받은 담보금 100 만원의 가치를 훌쩍 뛰어 넘는 일이 되었다 .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머릴 쓴일은 그렇듯 누군가 간절히 바란 냥 이뤄지고 말고 , 일이 그지경이 되서도 그저 한 사람의 일생에 어떤 영향을 미친 일이 된 건지 느낄 새도없이 죄책감따윈 멀리 던지고 기껏 한다는 말이 "나 , 선도부장이야 . " 라니 ......

선도부장이 하는 일이 이런 알력 다툼에 도움을 주는 일이구나 , 새삼 배운다 . 참나, 세상 좋구나 해야할까 . 내용은 마치 말죽거리 잔혹사에나 나올 법한 고교시절 같다 . 우리 때는  어린 그저 학생놀이나 했구나 싶은게 , 저 시절엔 어른같은 모습이 엿보이니  세대차를 이렇게 알게도 한다 .

 

하기야 내 어린 맘에 고교생 언니 , 오빠들은 어른이었다 . 학생이 아니고 . 한 집안을 대표하는 그 집의 특징같은 것이기도 했으니 어른이지 , 애가 아니고 ...

 

지금의 학생은 그런 어른 흉내나 내는 것에도 못 미친다 . 그렇다고 세상이 더 뛰어나게 좋아진 것도 없는데 이 차이를 어디서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모르겠다 . 교육이 왜 위대하고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케하는 지점에 이 책을 읽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

 

아니면 이미 다행히 졸업한 세대라는 것을 만족적으로 자족해야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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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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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11월 3 일은 학생의 날 입니다 ㅡ김보영 작가 편 ,

 

" 절차만 잘 지키면 아무 일 없어 . 너희가 정당해야 남에게 뭘 요구할 수 있는 거야 . 그렇지 ? "

" 예 ."

"요새 무슨 학생 자치 시범 학교 선정이다 뭐다 해서 , 너희가 자율적으로 일하게 해 보겠다고

선생님들이 애써 학생회도 만들어 준거야 . 그 권리를 남용하면 안 되겠지 ? "

" ...... "

" 그래 , 그래서 . "

강성중은 대자보 기획서를 볼펜으로 쿡쿡 찍었다 .

"  이걸 뭐 하러 붙이려는데 ? "

나는 어리둥절해하며 답했다 .

" 학생의 날이니까요 ...... ? "

" 학생의 날 ? "

강성중은 비웃음을 날렸다 .

 

ㅡ본문 301/ 302 쪽에서 ㅡ

 

이 책을 보다보면 연혁처럼 작가들의 단편 기록이 몇 년도 졸업을 기점으로 이 글을 기고 했는지가 나온다 . 가장 빠른 2015년 부터 다음 단편이 1990년으로 이번 편은 1992년도 졸업을 기점으로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

 

내가 한참 중고등 학교의 시기에 있었기에 나는 이 글의 전체적인 년도를 몸으로 체감하는 듯한 기분마저 느꼈는데 , 그건 뒤로 갈수록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지 않았다 .

지금의 윗 글은 1992년이고 나는 막 교복 생활화가 안착된 시점에 가방을 메고 교복을 펄럭이던 어린애 였다 .

 

우린 땐 학생의 날이라고 딱히 없었는데 , 오빠라면 어쩌면 그런 일들을 겪었겠다 . 오빠는 딱 그 세대에 걸쳐있었으니까 , 교복 자율화의 시기에 , 오빠들 위로는 교복이 아니었고 1학년 들어가서 첨부터 교복을 입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시기 .

 

나는 사립중 , 고 를 나와서 꽤나 좋은 여건의 학교 분위기를 , 말그대로 즐기며 졸업하기 싫을 만큼의 적당한 애정을 가지고 졸업도 하고 그랬는데 , 책을 읽으며 내내 이 세상은 내가 아는 세상이 아닌 듯한 기분을 느껴서 분명 동시대임에도 이게 무슨 말일까 해야했으니 , 얼마나 세상이 변한건지 .

 

학교만큼 잘 변하지 않는 곳도 없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 고교를 졸업하고도 한동안은 동아리의 후배들을 돌보자고 , 학교를 드나들던 나이니까 , 또 진작 까마득한 국민학교는 어떻구 , 그리움이 짙어서 오래 오래 걸어 옛학교를 찾아 가곤 했던 나는 , 학교의 좋은 모습이란 좋은 해택이랄지를 듬뿍 받은 학생임이 분명했구나 느끼고 말게 된다 .

그만큼 좋은 선생님도 많았다는  얘긴데 , 나중에 아주 나중에야 그것이 온통 차별에서 온 것임을 알았을때 나의 놀람은 소설 속의 학교를 내가 다닌 셈이구나 , 할 만큼  낯선 세상으로 변한 뒤였다 . 그 때 쯤부터 더는 학교를 찾는 일이 나도 없었다 .

 

내 아이가 이제 딱 그 위치에 서서 학교를 놓고 1지망 2지망을 얘기하는 요즘 , 마음이 착찹하다 .

학생의 날 ㅡ유례는 알고 있는데 , 딱 그 정보가 책으로 전해읽은 수준이란 점에서 놀라고 , 전혀 우리땐 학생의 날 행사 따윈 없었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란다 .

의미가 상당한 우리 역사임에도 , 이렇게나 무지하다니... 머리에 든게 든것이 아니구나 . 서글프게도 ...

 

이런저런 생각을 한 단편 , 그리고 선생님들이 꽤오랜 시간 교직에 머무는 걸 감안하면 더 놀라운게 생각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어쩜 저렇게 구태의연 , 학생의 날 행사는 운동권이나 하는 행사라는 인식였나 ㅡ 하는 점 .

이 부분이 너무나 소름이 돋는 지점에 있다 . 그 많은 선생님들이 다 어디간걸까 ? 그 무서운 절차와 권위주의의 상징이던 선생님들은......

모두 정치권으로 간건 아닌지 , 경제계 쪽을 주무르는 실세는 된게 아닌지 싶을만큼 고루한 선생의 상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 나라가 이토록 기운 이유는 바로 저 무리의 선생 , 강성중 같은 선생의 사람들 탓이 아닌가 하고 ...

 

* 백과사전에 의하면 학생의 날은 1953년부터 있었다 . 1929년 , 한 일본 학생에게 조선 여학생이 성희롱 당하는 것을 본 다른 조선 학생이 이를 제지하다가 오히려 두들겨 맞고 감옥에 갇혔다 . 11월 3일 ,

전국적으로 학생운동이 일어났다 . 5만 4천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 당시 학생의 숫자는 8만 9천명이었다 . 삼일 운동이후 최대규모의 독립운동이기도 했다 . 이 날을 기념해 만들어진 날이다 .

 

ㅡ본문 312 /313 쪽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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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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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의 발견 ㅡ전혜진 작가 편

 

여름방학 보충수업 정도는 어지간한 인문계는 다 하는 일인데도 , 엄마는 내가 방학에 학교 가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 그래서 도시락을 싸주는 대신 용돈을 2만원 더 올려 주었다 . 연준이의 용돈은 그 전에 똑같이 올랐다는 사실을 , 생일도 아닌데 연준이에게는 새 워크맨이 생겼다는 사실을 , 나는 알면서도 모르는 체했다 . 어쩌면 엄마도 내가 학교에서 겪은 일을 다 알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 그걸 건드리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시끄러워질 테니까 , 그저 모르는 척 입을 다물 뿐 . 문득 그런 것을 비겁이라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ㅡ본문292 쪽중에서 ㅡ

 

오늘 우연히 페북의 한 공개 비디오를 본 내용이 떠올랐다 . 정확히 그의 직업은 모르겠는데 , 방송인이라고 하자 . 시민들 앞에서 입담을 펼치며 일종의 세바시(세상이 바뀌는 시간 ?) 쯤 되는 프로처럼 어머니가 대통령 보고 불쌍한 양반이라 하는 말을 듣고 버럭했다며 자신은 우리엄마가 더 불쌍한데 , 동정같은거 함부로 하는거 아니라고 하면서도 자신도 엄마를 닮아 tv프로를 2평짜리 고시원 방에서 보며 동정하고 있더라는 닮은 꼴의 이야기를 지금의 정권에 빗대서 묘하게 공감가는 그러면서도 웃기게 한마디로 웃픈 얘길 하고 있었다 .

 

이 단편은 읽으며 딱 그장면이 생각났다 . 자신만 살겠다고 특별한 이 학교로 전학까지 와 놓고 교육부방침이 바뀌어 학교의 특례를 볼 수없으니 다시 자퇴를 결정해 어제 나간 학생이 오늘 돌연 삼풍백화점의 희생자가 되었어도 스스로 나가서 죽은 학생과 가족들에 장례식마저 외면하는데 , 짝이었던 이 연희 혼자만 그 책임이 마치 붙잡아 주지 못한 자신의 잘못인냥 외면을 부끄러워 하는 걸 보며 집에서 없는 살림에 배운 것 없어 연희네 엄마는 무식해 좀 그런다 치지만 , 더 배운 사람들의 인정은 대체 어디서 배워먹어야 하는 걸까 하고 , 양심이 있는채로는 온 몸이 남아나질 안게끔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비뚫어진 테두리의 이야기 같다고 ......

 

(yuelb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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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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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간쯤 똑똑한 사람들한테 별로 친절한 나라가 아니라는 걸 희미하게나마 이미 깨닫고 있었다 .

" 나 이제 모임 안 나갈 거야 . 활동도 못 하고 ."

" 왜 ? "

" 공부해야지 ."

그렇게 말하자 창우가 전에 본 적 없는 표정을 지었다 . 비웃음 ? 분노 ? 불쾌 ? 하여간 비읍으로 시작되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섞인 표정이었다 .

" 가진게 많은 애들이 더 한다니까 ."

" 뭐 ?"

" 그렇게 유난 떨며 공부해서 뭐 될건데 ? 공부 잘하니까 좋아 죽겠어 ? 아주 걸쭉한 인물이 되겠다 ?"

(중략)

" ...... 걸출한 인물 , 이겠지 ."

숨을 고른 가영이 지적하자 창우가 얼굴을 붉혔다 . 창우에게 다시 물을 수 밖에 없었다 .

" 너  나한테 그런 말들 얼마나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어 ? 얼마나 참았어 ?"

" 너희 같은 애들 욕심부리는 거 맞잖아 . 남들보다 훨씬 많이 가졌으면서도 더 원하지 . 대충 좀 하면 안돼

? 보통으로 살면 안돼 ?"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냐 ? 누가 보면 내가 좋아서 이러고 있는 줄 알겠다 . 나 무서워서 공부해 . 무서워서 한다고 ."

 

ㅡ본문 238/ 239/ 240 쪽 중에서 ㅡ

 

 

 

폭력적이고 이상한 광기의 집단이라 여긴 중학교를 졸업하고 우수한 고등학교로 진학했는데 첫 성적표를 받고 두배 세배도 아닌 제곱으로 떨어진 등수를 보며 아찔해진 가영이 날고 긴다하는 수재들의 모임에서 그나마 300명 중 150등만 지키자로  마음을 다잡는 동안의 초조함 .

 

창우가 가영을 좋아한 면은 우수하기도한데 , 더 우수하게 보인 것이 어쩌면 아둥바둥하지 않는 여유였는지도 모르겠다 . 그런데 그 여유라는 환상이 유일하게 자신과 가영을 묶어주던 공기라면 그걸 끊겠다는 거니까 화가 날 법도 하다 . 그 와중에 단어정정이나 해주는 여자들의 신물나는 화법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 싶어서 피식 웃었다 . 보통은 말문이 막히거나 우기는 사람이 어이없을때 꼬투리 잡는 용도로나 쓰는 줄 알았는데 , 가영이 너..가차없구나... 싶기도 하고 . 원래 그런 면이 가영의 솔직함 일 수도 있고 .

 

아니면 정말 궁지에 몰렸는지도 모르겠다 . 헤어지는 방법으로는 서로 비겁했는데 , 돌아보지 않기로 작정한 마냥 , 나중에라도 서로 후회 쯤은 했을까 ...궁금해진다 .

 

가영은 중학교 때에도 늘 세계문학을 보던 학생였다 . 그걸로 한때 왕따를 당하기도하는 , 왜 그게 왕따의 이유가 되는지는 몰라도 , 참 많은 이유가 괴롭힘의 이유구나 싶어 씁쓸했다 . 책 좀 좋아하면 , 좀 다르면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히는 중학생들의 사회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 분명 우리 사회의 익숙한 곳에서 일텐데 ... 보고 배운것이 아니면 뭘까 ..하고 슬퍼지니까 .

 

여러 생각이 드는 단편이었다 . 창우야 , 너나 가영이나 그저 최선을 다해 사는 학생이었지 있고 없고를 뭘 알겠니... 싶기도 하고 , 가진게 없다는 논리가 창우를 보는 다른 학생에겐 적용이 안될까 싶어서 또 서늘해지기도 하고 , 

 

엉뚱하지만 , 후르츠 바스켓의 내용 중에 삼각김밥의 매실 장아찌는 등뒤에 ㅡ 라는 말이 있다 . 원래 남이 가진 것만 더 커보이기 마련이고 자신이 가진 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 , 등뒤에 있어서 그렇다고 ...그러니 서로의 등을 좀 잘 봐주어야 한다 ..뭐 그런 얘기 였는데 ... 그 말이 책 속의 니 들 (이미 졸업한 니들에게 ) 시간을 돌려서 위로가 될까 모르겠다고 ....

 

(yuelb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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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19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는 거 없이 미울 때 나오는 반응이겟지요.단순한 한가지가 아니라 종합적 복합적 호감과 비호감...이것의 집합에서 흘러나오는 심리...이런 생각이 듭니다.^^.그장소님 포스팅글 오랜만에 보는 거같아요.ㅎㅎㅎ

[그장소] 2016-11-19 10:01   좋아요 1 | URL
ㅎㅎ 오랜만인가요? 제가 퍽 게을러 졌나봐요. ^^; 부지런 떨어보겠습니다~

같은 학생인데 공부 하겠다니 보이는 증오감도 이상하고 언제는 좋다며 10원짜리 열심히 갈아서 하트를 만들어 줄땐 언제고..^^
10대 라는 게 원래 손바닥 뒤집듯 잘 변하는 속성의 때이기도 하고 .. 아...이렇게 말하니 꼰대아줌마 같아요.. 이럴려고 책을 읽었나 자괴감들고 ..푸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