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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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허무하다 느끼는 것은 그곳이 지나는 [역]에 지나지 않는, 순간의 장소여서 , 허나 여자는 항구'적 이미지에서 발생하는 충돌이 마치 부싯돌같아

기차  창 에 비친 요코를 지나는 풍경과

멀리 마을의 불빛에 떠오르는 모습들에

가만히 겹쳐 보는

장면의 묘사를 계속 되새겨 보며,

마지막 고치창고가 불타고 요코가

떨어져 내리고 그 누운 하늘 위로

은하수가 닿을 듯 흐르는 광경을

보는 듯 겹쳐 보는 나를,

무수한 나방들이 날아 오르다가 우수수

불티 마냥 떨어져 죽는 것을 보는 나를,

삼나무 앞에 다리를 흔들며 앉아 입술을

삐죽이며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것을

어지러운 잠자리들이 다 안다는 듯이

놀려대는 풍경을 그렇구나,

하고 허무해하는 나를,

진실이 짓눌러온 삶이어도 이제 와 인정하면

그럴 수 없이 ,동정 받는 처지가 되는 것이

견딜 수 없다가도

그 조차 내 걸지 않음

안될 만큼 떨어져 내릴까 두려운 마음에

부정 하는 세월이 있는 것일까, 상상하는

나는, 아니라고 도리질을. 어울리지 않아,

그저 도리 였을 것이라고 그 뿐 ,

요코가 원하는 사람과 되었을 것이고

자신은 그저 배우러 흘러 들어온 사람,

남자의 마음은 어디에 있었는지 ,

선생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는

지나간 시간이라 알수없고 곁에 있는 것이

자신이 아닌 것이라는 거,

그것이 주요한데 사람들은 말하길

이야기 자체의 비극성을 좋아하다보니

뭐든 안되었다로 ,만드는 게라고,

그러니 그런 이야길랑은 신경 쓰지 마시고

지나가는 저, 기차처럼 의미가 없다는 것을 ,

헌데 어째서 당신까지 그에게 마음을 쓰는 건지 ,

손질 못해 좀 슬어 버린 계절 옷처럼,

그러지 말라고 여기까지 와서 두고 온 것들을 생각하는 당신이

보여져 고마코는 마음 속에 못이 은하수 만큼 생기고 만다고

비웃어도 어쩔수없죠,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건 오직 여자 뿐이니까, 

밤이 지나고 불이 진화 되고 진혼도 끝이 나듯

이 계절도 끝 날 것처럼 당신도 오지 않을 것을

우리 사랑은 약속한 적 없듯

지나간 시간 ,저 기차 처럼

순간처럼 모두 스쳐 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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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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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라고 이름에 금칠을 한 것도 태어나며 금박을 두르고 난 것도 아니란 것, 모두 약한 존재라는 것 거기서 오는 희비들

 

◈◈◈◈◈

 

하루키가 뭐 어쨌다고,그래서 그에 호응하는 것 아닙니다.

남들보다 감응하는 능력은 그래요. 쉬울 수도 있겠지만

누가 그렇기 때문에 나도 그런다..전혀 그것은 아닐 겁니다.

이미 이 작가의 만년에서부터 그리고 직소에 이른 글 

얼마나 솔직한지요. 베드로도 아니고 가엽게 본 유다라니,

사랑하다 못해 상심한 유다.그를 그리 볼 줄 아는 작가는

얼마나 될까요? 이미지만 으로 먹고 사는 이 시대에 말이죠.

캐릭터가 분명해서 좋아 할 사람은 연기자들 뿐 일 겁니다.

 

◈◈◈◈◈

 

 

[인간실격]의 표지뒷면 일부

 

[인간실격]본문 중에서

 

  [인간실격] 본문 중에서

 


 

 

                    "자네한테는 늘 신세를 지는군. 자네의 쓸쓸함은 알고 있어.

그러나그렇게 항상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안 되지.

쓸쓸할  때 쓸쓸한 얼굴을 하는 것은 위선자가 하는 짓일세.

쓸쓸하다는 것을 남이 알아줬으면 하고 일부러 표정을

꾸미는 것일 뿐이야. 진실로 신을 믿는다면 자네는 쓸쓸할 때에도

내색하지 말고 얼굴을 깨끗이 씻고 머리에는 기름을 바르고

미소 짓도록 하게. 이해 못하겠나. 쓸쓸한 것을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어딘가 눈에 안 보이는 곳에 계시는 자네의 진정한 아버지가

알아 주신다면 되는 것 아니겠나. 그렇지 않은가.

쓸쓸함은 누구한테나 있는 거라네." p.144 [직소] 중에서

 



 

 누구에게랄것도 없이 모든 인간에 건내는 위로 ,

보이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잘나지 않아도 더 사랑한다 사랑받는다 나타나는

어떤 의식이 없어도 다만 나의

하늘이 보고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되는 것이라고...

 

저 유태인의왕이라는 이천년전 사람의 말이 아니어도

사람이 사람에게 건내는 위로, 를... 받는다.곱게 적어서

간직하며, 아 , 그래요. 신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우리의 땅에 우리신이 우리말로 내린 전언이 아니어도

뭐 어떻습니까? 의미가 통하여 받아들이는 자가 진정

마음으로 알았노라 . 그 아름다운 마음을 받아들이겠노라.

그러면 그뿐인것을,

"자네한테는 늘 신세를 지는군. 자네의 쓸쓸함은 알고 있어.
그러나그렇게 항상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안 되지.

쓸쓸할 때 쓸쓸한 얼굴을 하는 것은 위선자가 하는 짓일세.

쓸쓸하다는 것을 남이 알아줬으면 하고 일부러 표정을

꾸미는 것일 뿐이야. 진실로 신을 믿는다면 자네는 쓸쓸할 때에도

내색하지 말고 얼굴을 깨끗이 씻고 머리에는 기름을 바르고

미소 짓도록 하게. 이해 못하겠나. 쓸쓸한 것을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어딘가 눈에 안 보이는 곳에 계시는 자네의 진정한 아버지가

알아 주신다면 되는 것 아니겠나. 그렇지 않은가.

쓸쓸함은 누구한테나 있는 거라네." p.144 [직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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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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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말해주시지요...사는 노릇은 대게 나라와 권세와 영광에 있지 않았노라.고 ㅡ 자신 하나 바로 세우기 힘든 이 짧은 생에 위로될 하나를 찾기위한 몸부림을 날로 연장해 갈 뿐.

또, 생각만 하면 눈물부터 그렁그렁 해지는데 아직, 쓸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읽어보라고 하면 ,괴롭겠다.

아니, 모를 것이라고

이 의미가 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할 것이라고

그 처럼 그냥 말할지 모르지..

그 때문에 당신 인생도 꽤나 난처했겠다.ㅡ라는 위로를 받고 , 거기에 그치면 그만이라고

그 이상은 모른다고...

나에게는 그 요조와 같은 삶을 살다 간 사람이, 정말 통째로 요조 같은 이가 있었으니

아버지는 요조였고 그리고 나는 요조의 딸이고, 지금은 나역시 내가 요조의 딸인지

내가 요조인지 미친 듯이 헤매고 있는 중이다.

그가 그러니까 저 요조의 본 분신인 다자이 오사무를 좀 진작에 알았다면

아버지는 구원이 되었을지 , 사는 것이 모두 지나 가는 것이라는 것을...

그가 죽은 해에 아버지는 환생같이 태어난다.

다만 일본 아오모리현이 아닌 여기 대한민국의 청풍에서

지금은 물에 잠겨 고요히 가라앉은 그 마을에 일곱 형제들 중 막내로

그리고 ,전생에 이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왜 살아야 하는지

인간이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세상에 구하고 구하다

몇 번의 자살기도에 그 끝은 역시나  자살.

폐결핵과 함께 스스로를 자가 격리에 두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 길고 긴 자살에 드디어 성공함으로

마침내 죽었을 때에는 저 책 표지의 에곤실레의 초상처럼 온 몸에 푸른 꽃을 피우고

그렇게 숨을 거두었다. 아사 , 餓死 로......

그 때는 다자이 오사무가 태어나기도하고 죽기도 한 48년 생을 마침하는 그런 날이었고

눈이 분분하게 날리는 겨울의 한 날이었다.

나, 어릿광대 요조의 딸이면서 자살방조자인 나는 (아직?) 어렸고, 그의 죽음을

그때는 (아직?!)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책임 ㅡ 그 무게를 모르 던  때, 아무도 그 슬픔이나

처참함에 대해 입을 열어 말하기를 맡으려 하지 않으므로, 그 모든 것은 통째로 내 삶을

야금야금 갈아 먹고 좀 먹는 어떤 것이 될 것이라는 것을  ㅡ 그때에는 정말 몰랐던......

 

나,누군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

하다못해 그렇게 죽게 두어서는 안되었던 거라고

무언가를 해야했던 거라고, 아무리 어쩔 수 없던 거라도 ,

본인이 너무나 원하던 마지막이었다 해도

나는 방치하면 안되었던 거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비겁한 겁쟁이에 모든 것이 귀찮았던 거라고...

당신(세상이 지워놓은 효녀라는 말에서 )들의 말들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시선에서, 관심에서 놓여나고 파,

정작 자유를 원하던 나는 영영 원하던 자유는 갖지 못하고

스스로 죽은 아비에

영원히 귀속하고 사로잡혀 살게 되고 마는 처지에 놓여 버림으로,

죄를 짓고 벌을 받고 말았다.

 

요조는 죽지 않고 대를 물려 내려서 내게 스몄다. 나는 어릿광대로 비틀비틀 거리며

괴로운 척 ㅡ 그래, 고뇌를 무기로 내세워 세상을 아는 척  ㅡ 세상을 속였고 ,세상은 내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을 대신으로 , 그 꾀병 비슷한 나의 연기를 받아주었다. 짐짓 모르는 척이라니.

염병할 ㅡ 위선으로 가득한 세상 아닌가? 내 위악을 받아주다니...

우리 모두는 그래서는 안되었다. 누구하나 바르게 볼 염 ,치도 없었던 세상이라니...

똑바로 걸으라 . 그 말이 그리 어려운 것이었나....

 

아니, 아슬아슬 하던 나는 그 말에 꼬장처럼 자살기도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생을 통 틀어 몇 번의 자살기도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이란 것을

갖고 있는 시점부터 세고 있는 것만 다섯 번이 넘는다.

그 것은 모두 우리가 어렸을 적으로 최종장을 빼고 그 전 의 가장 마지막 건은

내 나이 여섯살 무렵쯤.

목을 매달았다가 실패해 여러날을 아버지는 목에 붕대를 감고 생활하셔야 했고

그 일을 끝으로 엄마는 아버지를 두고 우리 남매를 두고 집을 나가는  결과를 만들었었다.

사업이 실패해 부른 자살기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되는 일이 없다고 믿을 놈이 없다고 많이 울고 술을 마시고 엄마도 우리도

많이 맞고 눈치를 보던 때 였다.동업자로부터 사기를 당한 때...

이후 가난은 말할 수없이 고난을 불러왔고 엄마 없이

나는 그 자리를 대신하느라 이른 철이 들어야 했다.

아버지는 엄마가 나가자 이후론 자살기도 할 세가 없었다.

가끔 술에 취한 밤이면 같이 죽을까..? 물어 오긴 했지만...

오빤 나보다 겁이 많고 솔직해서 늘 아니라고,

무섭다고  순한 눈을 굴리며 말해서 아버지를 김빠지게 했다.

나는 (그것이 순한척 하는 오빠만의 연기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 면이 아버지를 일견 또 살게하는 점이라는 걸 알아서 몰래 한숨을 쉬고는 했다.

나는 아버지가 죽자 하면 늘, 그럴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 나이 때에도 ,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은근 반항적이기도 하면서 항상 오빠보단 생각이 많았던 나는

이상하게 사는 데 체념 비슷한 것이 있었던 거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길고 길게 앞으로 고생이 멀고도 험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랄까, 늘 말썽을 부리고 음울한건 오빠였다면

나는 사회적 시선으로는 타의모범을 보이는 가면.

말 그대로 가면을 쓰고 아주 일찍부터 처세술을 부릴 줄 알았다.

오빠는 나를 괴롭힐 줄만 알았지 (이것도 가면인 셈인데 밖에서 약한척 힘없는 척 굴면서)

그래서 세상밖에서 오빠는 순하고 착하며 나보다 어리숙한 이미지로,

나는 그보다 야무지고 똑똑한 걸로 두남매는 그렇게 인상이 지워졌다.

그리고 나쁜 일에 늘 야단을 맞아도 똑똑한 내가 어리숙한 오빠를

잘 다독이지 못한 벌을 더 많이 받고 매도 더 많이 맞아야 했다.

(억울하고 화도 나지만 이건 속을 들키면 지는 게임이다)

가끔 그걸 꿰뚫어 보는 어른들이 있기도 있었다.

 

그래서 그걸 이용해 나를 괴롭혀 오는 어른(아주 질적으로 나쁜 )과

그걸 안타깝게 여기는 바람직한 어른으로 어른의 종류는 나뉘는 셈인데...

결과는 길게 봐야 안다는 것이고 남자 어른의 경우 ,

여자아이에게 잘 해주는 어른은 대게  나중이라도 아주 나중이라도 어떤 결과를

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매우 씁쓸한,경우가 아닐 수 없는)

순수의 의도는 어느 순간 있다가도 없어지고 만다는 것.

없어지는 순간.있던 순수의 의도는 모두 없었던 것이 되어 버린다는 것.

슬프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그리고 사실이 되는 순간부턴

야비해지기를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행여 진실한 순수라도 그로인해 여자아이가 세간의 입으로 겪는 상처가 있다면

그에서 지킬 방법이 없을 때에도 결과는 같다.어떤 것도 선행일 수없다.

문제는 세상이지만...

이러니 여자아이가 똑똑해야 하고 가면을 써야함은 당연한 것이니

너무 나쁘게 보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나 이외에 아무도 믿지를 않았다.

 

말이란 허무하고 지켜지지 않는 것이라는걸 진작에 알아왔기 때문에

그것은 아버지가 몸소 보여준 지켜주겠다하고 늘 죽음을 바라는 그 마음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거짓인 걸 알아도 속아주는 나는

늘 슬프고 그걸 모른척 살아야해서 또 슬펐다.

오빠는 아버지를 무서워 하면서도 약하다고 뒤에서 흉을 보곤했다.

우리는 언제 허물어 져도 이상할게 없는 그런 비닐하우스에서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집을 겨우 움켜 잡고 견디는 삶을 살던 중이었으니까...먼저 오빠가 잡고 있던 줄을 놨다...

이 우스운 가면놀이 그만 하겠다고... 뛰쳐 나갔다.

 

아버지의 충격은 매우 큰 것이었다.

늘 순한 얼굴의 착한 마음을 믿던 오빠였기에..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내 자식은 아니다. 순수하고 착할 것이라는 믿음.

그러나 그 이면을 알아도 부정하고 싶음을. 아버지는 짐짓 알면서도 부정하는라

애를 쓰다 결국은 병을 얻어버리고 그렇게 마지막을 향해 시간이 다가오는 중이었다..

겨우 육칠년 버틴 것..아니 약한 아버지가 그 만큼이면 많이 견딘 건지 모른다.

 

그치만 나,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오빠가 무너지니 아버지는 삶을 놓고

나는 그동안 계속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살아왔는데도,

나는 정작 아버지 생에 없었다.

언제고 오빠의 가면을 아버지가 알겠거니 믿은 나는 너무 허무해져서

뭐야..이게,다들 시작은 같이 해놓고 끝은 자기들 멋데로 ,,

이런 심정에 아버지의 마지막을 돌보지 않는,

내 가면을 벗는 것으로 위악을 부렸다.

나쁜 것은 내가 아니고 아버지라고.. 마음대로 하라고.

죽고 싶으면 그러라고 외면해 버렸다.

병이 너무 깊어서 내가 없이는 물 한 모금 넘기지 못하는 병자였는데 ,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직 숨이 붙어있나 얼른 확인하고, (빨대로 물이든 뭐든 조금 더

조금더 마시게 나는 돌봐야 했던거다.)

숨이 연장 될 방법을 찾지않고 노력을 그침으로 나는 도망을 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으니, 아니었으니,

어리광...아무도 봐줄 이 없는 어리광 만큼 우스꽝스런 건 없다. 

 

밤 길을 걸어 친구의 집으로 안개가 끼는 저녁부터

찬바람 불고 하늘이 맑은 계절이 지나고 서리가 내리고

더는 냇가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지도록 아버지의 숨은 질기게

오래도록 나를 괴롭혔다. 날마다 온 몸의 붉은 꽃은 보라색으로 차갑던 몸은 뜨겁게...

길고 긴 밤... 갈수록 아버지와 단 둘이 한 밤을 보낼 수 없어지고 그 때부터 불면과

친구가 되는, 차츰  차츰 숨이 잦아 들어 마침내 뜨겁던 몸이 식은 어느 날 아침.

 

온도가 쑤욱 내려간 방을 느끼는 것으로

아, 드디어 모든 것이 끝나고 말았다는 걸

그의 고통도 타는 갈증과 같은 온 몸의 열락에서 놓여남을 본다.

밤마다 뜨거워 이리저리 뒤채던 몸이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지치는지 사방으로 비틀린 몸과 팔,다리를

겨우 겨우 제자리를 찾아 놔 주는 게 나의 일.

 

울음도 슬픔도 이상하게 아직은 느낄 수 없는.

텅빈 공허만...자꾸 자꾸 차오르던 그 기척을...알까.

그 공허는 가득차 올라서 마침내 나를 삼키고 말았다는 건 알까..

그 날 낳은 공허는 이름이 요조"

 

아버지가 가고 나의 내면이 깨지며 울지도 못하는 속에서 터져나온 새 이름.

그동안 아버지의 내부에서 숨어 살며 아버지를 파먹고 살다가..더는 먹을게 없자

나에게로 건너온 이..너는 모두에게 있고, 없기도 하고 울고 웃기도 하며

때론 비죽 웃으며 세상을 비틀어 보이는데 그건 진심이기도 하고

그럴 때 더 무서우며 진심일 때 한번은 돌아보아야 하는 그런 존재.

 

아, 아버지는 어쩌면 그와 만났을지 모른다.

그는 책을 많이도 읽는 사람이었으니......

나의 기억에 없어서 그럴 뿐.

 

책장 속에서 살고있는 어떤 사람이 있다. 아버지도 닮았고 ..나도 닮았다.

오빠를 , 닮은것도 같고..나를 희롱하던 저 이웃 같기도 하다.

해야 할 위로를 하는 대신 소리치며 주정하던 어떤 어른들 같기도 하고

나의 불행 대신 그 앞에 놓인 어떤게 있는 지 제대로 보면 온 생을

책임지라 할까봐 모두 외면한 어른들, 세상이 있다.

자기 앞의 생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안도하며 모두 모른 척한 시간.

그 동안 한 아이의 아비는 그냥 스스로 죽어갔다.

그러겠다고, 더는 사는게 민폐니까...

어쩌나 어쩌나 하며 손놓고 별수있나...하며 다같이 죽여 버린 세월인지도

모르겠네...그래서 나에게 호의를 주었나.

 

내가 잘 나서 잘 버틴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제 무너져 이러고 있지만 너무 오래 불면의 시간을 쌓아왔는데

견딤은 ..못할 짓...

모두 친절한 이웃들 덕분에 나도 시침떼고 살아왔노라고,

꼭꼭 숨어있던 진실은 이제 고개를 들고 시간의 값을 갚을 때가 온거라고

잠깐의 수면 속에서도 악몽으로 나를 찾는 이..요조.

 

시절이 그렇다고 다 그래서는 안되는 거라고

봐야할 건 눈뜨고 진짜를 봐야한다고 대충 넘어가서 될 건 없다고

가면을 쓰고 대충 아는 척한 벌. 그런 척 한 벌.

벌들의 시간이 묵직하게 내려와 앉는다.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안도는 하지말라고...시간이 약이라는 거짓에

속아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었느냐며....물어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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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3 0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3 0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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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폐인......

, 역시 폐인 입니다. 인간이길 포기한 버러지 입니다.

 

신에게 묻겠습니다.무저항은 죄입니까?

 

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폐인......

 

그의 독백이 들리는 듯하다.

겨우 겨우 입술 끝만 조금 움직거릴 뿐 들릴락 말락,,,

' 뭐라고요?' 하면

' 아니, 아니오......'하고 말듯

혼자 뇌까린 말에 지나지 않는

'아무것도 아니오.'

그냥 혼잣말.

넋두리이니, 지나는 사람은 못들어야 하고 ,

나는 공기나 바람이나 해나 바위나 돌맹이 같은,

그런 것일 테니, 나의 말은 들릴 턱이 없다고,

고개를 또 흔들면서 흐려지는 눈빛이 보이는 듯 하다.

죽은 자의 말 따위... 자조의 웃음따위 듣지 말라고

그가 그러는 동안 가슴이 뭉쳐서 숨을 겨우 겨우

내 뱉어야 하는 여기의 나는,

놀라버린 심장이 툭, 떨어져 버려 ,

아버지가 그리워 졌다.

엄마에게 전화해 ' 엄마, 그때 그 손가락 왼 쪽을 모두 잃은

그 자해가 몇 번째 자살시도인지 기억하냐 '고 물어 보면

엄마는 아마 진저릴 치겠지, 피식 웃으며...   누군가는

생을 통틀어 지워버리고 싶을 것을 너는 왜 끄집어 내는 거냐고,

야단일지 모른다. 나는 아픈거라고,

그를 그렇게  보내버린 어리석음이...

나의 나약함이 , 아프도록 못 견디게 후회되는 일이었기에...

아프다. 엄마 , 어떻게 해?  내가 아빠를 죽였어.

죽게 놔 두었어. 그냥 두었어.

엄마는 이 마음 모르지.

돌아가서 뭐라도 다시 해볼수 있다면 , 그럴 수만 있다면,

싶은 이 통한의 심정을 몰라.

잘난 척은 다 해놓고 그때에만 어리숙하고 바보처럼

나도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천치마냥 굴었다.고..말이 돼?!

이런 내가 싫어져서 너무 싫어서 부시고 싶은 걸..어쩌면 좋아.

왜..아무도 말리지 않은 거야..그런 법은 없는 거라고, 그래선 안되는 거라고

왜,, 아무도 나서서 야단치지 않았냐고. 못된 것이라고..혼냈어야 옳은데..

모두 눈감고 귀막고 모른 척했어.

저 ,사람 불쌍해서 어쩌면 좋아..

나 살고 싶은데, 그러자니 저 사람을 살려야..

나도 ,,숨이 좀 편히 쉬어 질 것 같은데..

나, 이러고도 사람일까.

아니지. 사람이 아닌 거지?!

 

저는 점차 세상을 조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상이라

는 곳이 그렇게 무서운 곳은 아니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

습니다. 즉 여태까지 저의 공포란, 봄바람에는 백일해를

일으키는 세균이 몇십만 마리, 목욕탕에는 눈을 멀게 하는

세균이 몇십만 마리, 이발소에는 대머리로 만드는 병균이

몇십만 마리, 전철손잡이에는 옴벌레가 우글우글,또 생

선회, 덜 익힌 쇠고기와 돼지고기에는촌충의 유충이나 디

스토마나 뭔가의 알 따위가 틀림없이 숨어있고, 또 맨발

로 걸으면 발바닥에 작은 유리 파편이 박혀서 그게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눈알에 박혀서 실명하는 일도 있다는 등의

소위 `과학적 미신`에 겁먹은 것이나 다름없는 얘기였던

겁니다.

[인간 실격] p.98

흠칫했습니다.호리키는 내심 저를 제대로 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겁니다. 단지 나를 죽어야 할 때를 놓친

쓸모없고 몰염치한 바보의 화신, 말하자면 `살아 있는 시

체`로밖에는 생각하지 않았고, 내가 호리키의 쾌락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것만을 이용하면 그뿐인 `교우`였다고 생

각하니 아무리 저라도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습니다.그러

나 한편으로는 호리키가 저를 그렇게 보는 것도 당연한 일

인 것이, 저는 옛날부터 인간 자격이 없는 어린아이였던

것입니다. 역시 나는 호리키한테조차도 경멸받아 마땅한지

도 모른다고 고쳐 생각했습니다.

"죄, 죄의 반의어는 뭘까. 이건 어렵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법이지."

호리키가 태연히 그렇게 대답하기에 저는 호리키의 얼굴

을 다시 쳐다보았습니다.

.

"죄라는 건, 자네! 그런 게 아니야."

죄의 반의어가 법이라니!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

정도로 안이하게 생각하며 시치미 떼고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형사가 없는 곳에 죄가 꿈틀거린다지.

"그럼 뭔데? 신이야? 자네한테는 어딘지 목사 같은 구석

이 있어. 기분 나쁘게."

[인간 실격]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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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그림자가 스르르 선다고 하니, 당연 혼백의 백..뭐 그런 종류가 아닐까

그랬었죠...

겉 표지엔 덩그러니 일 백 백 이라고 쓰여 있건만,

그래도 그림자라니 자꾸 연상은 령, 靈쪽으로 기우는 겁니다.

 

소시민이랄까, 아니 이제 그런 말은 없어요.

못살고 힘든 사람과 그나마 조금 살뿐인 사람들과 아주 잘 사는 사람

곧 못살게 될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황정은 작가가 불러내는 무재와 은교는

그나마 조금 살뿐인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그나마도, 아슬아슬 경계에 있긴 합니다만,

그러니 둘은 같이 있으면 좀 덜 아슬할 지도

경계선 의 안전한 이쪽으로 조금더 들어오게 될 지도

 

삶의 터전이 오늘의 일터가

내일 가림막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다음날은 그저 허물어져 안보일지라도

 

이 골목을 지키던 어제의 이웃이 오늘은 안뵈는 허기

빛이 안드는 더 싼 임대의 골목과 또 임대의 기간으로

잠시의 연명으로 물러설 뿐인 걸 알아서 슬퍼도

암흑인 오늘 밤이 계속일것은 아닐 거라는 믿음으로

 

사방 둘러봐도 틔인 그 조망권도 오래지 않아

사라질 것이어도 지금 굴러가던 바퀴가 문득 멈출지라도

좋아하는 것보다 좋지않은데도 좋으니 더 좋은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난조차 지지않는 돌림노래를

소박하게 부르는 두 사람

 

혼자보다는 둘,

그렇기에 마음은 더 강하여서

일당백의 마음, 천하장사 같이

하나의 그림자가 스륵 일어나면

지는 삶이 아니라 하나가 일어나도 하나가 잡고

또하나의 내 마음 속 누군가가 지탱해 주는

그런 하루,있으라고 부르는 노래.

 

아닐까...그러는 겁니다.

이들의 맑은 사랑은...

서로의 그림자를 지켜주는.

 

귀신이 되어도

귀신을 만나서도

지키는...

이 밤에 , 또 다른 귀신을 만나고자 하는

귀신, 하고 말을 나누며 탁하게 번진 달의 밑을 걸었다.

어둠에 잠겼다가 불빛에 드러났다가 하며 천천히 걷고 있

었다.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말했다.



노래할까요.



p.168 /169 ,

[ 百의 그림자 ]

황정은 소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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