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터 Littor 2016.10.11 - 2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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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일이 실제 있기나 했다는 듯이 ,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ㅡ이장욱 
 

마지막 장을 덮을 즘엔 '역시 미친 
작가야 , 미친거지 . 어떻게 , 이렇게 환상적일 수가 있어 ...' 따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 , 아! 그래도 역시 , 이 미친 
감각을 어쩌지 못하겠어서 . 좋아서 나 혼자 웃고 있는 건 좀 섬뜩한 모양일까 ?  그러던지 말던지 , 4월이 지난 3월을 
사랑했단건지 ...룰라도 , 숫자는 안다고 3! 4 !를 외치는데 ,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 마치는 , 그 
마치이긴 한건지 .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시를 업로드하는 한 
팬을 알게되고 오히려 더, 푹빠져서 사랑하게 된 시인이 , 자신의 시를 조금씩 다르게 올리다 나중엔 이름만 시인의 이름이지 시가 
자신이 쓴게 아니지만 , 자신이 쓴것 과 같은 비슷한 시를 올리기 시작하자 . 그대로 이걸 하나는 손봐서 
하나는 그대로 발표하기에 이르고 ,이건 반응이 호평 일색 ,특히 손보지 않고 팬의 시를 그대로 발표한 것이 
뜨거운 사랑을 받자 . 그 블로그의 시가 아니면 자신은 글을 낼 수 없게 되고 , 그러던 어느 날 그 블로거는 
홀연히 떠난다 .는 그런 얘기 .
 

시작을 읽다보면 , 사랑에 빠진 것이 
먼저인지 , 시가 먼저였는지 애매해서 나르시즘인걸까 ? 관음증이라기엔 뭔가 아귀가 어긋나는 것도 같고 . 악의적 놀림일까 싶지만 그 뒤는 더 
진행이 되어있지 않아서 나는 꼭 저 글 속의 시인처럼 , 마치의 사랑에 빠진 것 처럼 
안달감이 다 났다 . 
 

있지 않을까 . 그런 일들이 ... 
처음엔 피드백하나 , 친절한 댓글하나 , 그러다가 ... (서,,설마!!) 사랑에 빠지는 일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지만 , (응?)  동사와 
조사 , 오타같은 혹은 그저 단순 행과 연의 누락만
으로 전혀 다른 맛과 다른 분위기의 시를 
, 더 좋게 낸다면 ... (그게 반응이 더 좋다면! 우라질 오리지널리티,는 어쩌고? )
 

이장욱 작가의 글은 어쩌면 , 부분인용과 
맥락없는 인용의 이해를 말하고 싶어서 , 이 글을 썼는지도 모르지 . 4월과 3월의 차이가 뭐냐고 한다면 숫자가 뚜렸하게 바뀌지만 미묘한 것들은 
대단한 관찰력이 아니면 단번에 지금이 3월 중순이야 . 4월 말이지 따위 얘길 할수없듯 ...애매하게 비슷하고 비슷한 애매한 지점을 , 닮아서 
사랑하지만 , 또 그때문에 증오에 빠지기도 하는 모호함을 건들이려한 건지도 모른다고 .
 

< ...내가 당신을 
알고 있는 만큼 , 당신은 나를 나 자신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덧붙였다 .
어쩌면 당신은 나보다 더 
나 자신에 가까운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썼다 . (17.쪽 본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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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12-28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연성 있고 매력적인 소재네요.

전 중딩 때 누군가의 소설집을 읽고 쟁이들의 사랑 얘기가 너무 임팩트 있게 와닿아서,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쓴 것마냥 그 얘기를 해줬어요.
오랜 세월이 흘러 작년인가 친구가 박완서 소설집 내용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ㅋ~.

[그장소] 2016-12-28 10:57   좋아요 2 | URL
아하하 ~ 멋져요 . 그렇게 오랜 시간을 그 친구분 머릿속엔 양철나무꾼 님의 이야기가 살아있었던 거네요. 그쵸?
저도 어릴때 늘 책 얘길 들려주곤 했어요 . 책을 통째로 ..참 듣는 친구도 대단했구나..이제와 드는 생각예요. ^^
요즘들어 블로그나 페북에서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 개별라인을 통해) 계시면 , 그게 글에대한 소감이 아니고 개인에대한 호기심인 경우를 마주하고 망연해지곤 하는데 .. 책밖에 모르는 제게 , 달리 방법이 없어서... ㅎㅎㅎ 매력있는 글였어요. 블로그의 주인을 마치 블로그가 인격인양 대하는 저 글들이 .

yureka01 2016-12-28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 아마추어 초보가 사진을 더 잘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ㅎㅎㅎㅎ소위 때 뭍은 작가는 사진을 찍어도 뭔가에 영향을 받아서인지....못찍는 경우가 있거든요..비슷할듯 ...문학도 비슷할듯~

[그장소] 2016-12-28 14:28   좋아요 1 | URL
아...그런 해석도 가능하네요! 재미있어요. 그게 우연일땐 단발성으로 그치지만 ..숨은 고수처럼 뭔가 모를 것들을 계속 잡아낸다면 그야말로 아마추어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AgalmA 2016-12-28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다. 내게도 릿터가 있었지! 하며 이장욱 편부터 보려고 함~ㅎ 그장소님 덕분에 올해는 민음사에 이래저래 연이 많이 닿았습니다. 내년엔 민음사를 통해 플로베르 탐구로 들어갈 예정~ 감정교육 기필코 이번엔 완독해야지 합니다

[그장소] 2016-12-28 16:25   좋아요 1 | URL
아..감정 교육~ 저도 눈길이 가던 책예요. 더 효과적으로 볼수 있겠다는 ..Agalma 님의 리뷰를 통해~^^ 캬~(돌고래 소릴 내고있음!!)
이장욱 보세요. 느낌 좋아요. 아..그나저나..03호 도 봐야하는데.. ㅎㅎㅎ
악스트 09 호도. ㅠㅠ 플로베르 완독 응원할게요!^^
 
릿터 Littor 2016.10.11 - 2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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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탄천종합운동장은 
지나가다 눈요기나 하는 곳으로 알았지 , 이렇게 생생한 산문의
공격과 방어의 리그전이 열리는 줄은 
몰랐네요 . 국내 축구 , 보십니까? 보시나요? 아... 전 성남 fc를 활자로 만나니 어쩐지 그들이 실제하고 있는걸 내내 무시해 온 
기분을 죄책감처럼 느껴버렸달까 .
 

이 글을 쓴 박태하라는 분은 프리랜서 
편집자라는군요 . 그치만 , 꽤 잘 쓴 것 같아요.
산문이 소설로 , 단편으로 여겨졌으니까 
, (사실 산문 ,에 대한 시비는 ㅎㅎㅎ 그만 하고 싶어요 . 정의가 
있지만 , 결론은 애매하여 !) 릿터의 
창간호가 뉴 노멀 "로 시작을 해서인지 , 언뜻 언뜻 비치는 단어의 크로스 사이로 k리그와 문학계 사이의 김빠진 뭔가를 나타낸 
것도 같다고 읽혔지만 , 정확히 그게 뭔지는 모르는 척 , 하기로 해요 .  
 


대체 왜 하필 축구란 말인가 " 
 
다만 , 축구 얘길  퍽 사실적으로 
(글에선 직관적으로 )함으로해서 그 매력을 알려 와서 , 앞으로 k리그도 봐야 하나? 좀 갈등이 되기까지 했으니까요 . 
질 줄 알아서 기대가 전혀 안된다고 
하면서 , 내내 관중석을 비우지 못하는 D를 , 여름휴가차 제주도 원정 응원을 나서기까지 하는 D의 열정을 , 그려낸 이 
축구이야기 . 
 

별개 아닌데 왜 ,이렇게나 공감을 하는 
걸까요? 우리 문학이나 문단의 상황이 저들만의 리그라는걸 알면서도 내내 응원하는 내가 마치 D와 같아 보여서 ?! 
술은 끊어도 축구는 못 끊는다는 D가 , 
밥은 굶어도 책은 봐야겠다는 나같아서 ?! ㅎㅎㅎ
그런건 슬쩍 모르 척 해요 . 대체 왜 
, 축구냐고, 대체 왜 우리 문학이냐고?!  그런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 것 같았는데 , 또 모르는 척 해요... 
 

한 주가  이렇게 가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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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ㅡ데니스 루헤인

종이책을 보지 않아서 실재 페이지 수를 알진 못하겠지만 매우 짧은 단편이었다 . 그리고 제목에 나도모르게 어떤 이미지를 상상했던지 예상외의 이야기 구성에 놀랐다 . 혼자인 사람이 반려로 개를 키울 수
있지만 내 머릿속에선 분명 가정을 이룬 사람을 이 책 주인공으로 그렸었던 모양이다 .

온다리쿠의 어느 소설에 나오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처럼 , 그러니까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에 마누라는 저녁 tv 프로나 걸려 온 ( 혹은 건) 전화로 수다를 떨 쯤 남자는 담배를 챙겨 산책이 필요한 개와 나서는 거다 . 완벽한 산책에 어울리는 개 .
목줄을 잡고 마치 뭔가를 찾기 위해 그 행동이 필요하다는 듯이 어쩌면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에 골몰한 인상을 주는 일 . 이웃의 인사도 가볍게 건너 뛸 수있는 , 혼자 어슬렁 거려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을
산책자의 과제처럼 개는 필요한 법이라고 만족하면서 ......

그런데 이 이야기에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를 이용한다고 봐야겠다.
일단 만남부터 독특하게 바텐더인 밥은 쓰레기 통 속에 버려진 채 잔뜩 상처를 입은 개를 발견하게되고 나디아와도 만나게 되면서 분위기는 유기견 공동으로 이웃과 공유하며 기르기 쯤으로 가나 했더니 , 전혀 다른 방향 , 개 때문에 개를 놓고 원 주인과( 실제 원주인인진 확실치 않지만) 다툼을 하게되면서 서로 소유를 주장하게되는 상황이되고 그러다보니 밥이 일하는 바 bar ㅡ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고나 할까 .
뭐, 바˝ 라는 공간의 특성은 대게 술이나 키핑해놓고 달라면 주는 곳이
맞을텐데 알고보니 바의 주인 밥의 사촌 친구는 그보다 더 다목적으로
이 바를 이용하고 운영하고 있었단 얘기 .

좀 더 쉬운 말로하면 개와 산책하듯 여유로우며 한가한 남자가 사실은 평범을 추구하기엔 다소 무시무시한 곳에서 일하며 무시무시한 일을 태연히 할 수있는 남자였다는 것을 주워 키운 개 한마리를 매개로 보여주는 그런 이상한(?) 소설 . ㅎㅎㅎ

처음 읽을땐 잘 모르고 지나쳤는데 두번째 듣기로 다시 들으며 이 제목이 시사하려는 점을 비로소 알게되었고 그래서 기뻤다 . 역시 이
작가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달까 ...... 그리고 , 엉뚱하게 그려진 듯한 밥의 초기 설정이 에피소드를 지나가면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든다는게 꽤나 매력이었다 . 이 책이 <더 드롭> 의 원작 전형에 가깝다니 그 책도 봐야겠다 미음 먹게된다.

짧지만 강렬하니 만족스런 소설였다 .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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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12-22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데니스 루헤인은 그러니까 말이죠,
단언컨대 제가 아주 많이 애정하는 장르소설 작가랍니다.
아무도 다섯손가락안에서 순위 다툼을 할듯~.
제가 좋아하는 다른 장르소설 작가들은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르시마가 장난이 아닌데,
데니스 루헤인은 눈이 참 깊어보여요,
가슴 속에 자기만의 우물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은 몰랐는데, 찜해놔야겠어요, 감솨~^^

[그장소] 2016-12-22 18:50   좋아요 1 | URL
이 책은 ebook 만 있다고 들었어요. ^^
지금 1000원 ( 쿠폰도있고) 에 구매가능해요! 전 더 저렴하게 구매했네요 . 포인트를 쓰기도하고 쿠폰까지 해서요 .
저도 이 작가 전작을 거의다 읽다시피 했어요 . 더 드롭 만 읽으면 될거예요. 저도..
제목도 늘 멋지게 쓰는 작가면서 ..내용은 또 얼마나 재미진지 ...양철나무꾼 님도 이 작가의 매력을 아신다니 넘 나 좋네요!^^
 
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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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면 최고지 최고 같은 소설이라니 좀 웃긴다  . 이 전 번호인 민음사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의 11번 "거의 모든 거짓말" 이 있어서 그 책은 재미나 농담을 더 큰 차원으로 쓴거라면 , 이 책은 농담과 재미의 세부 사항 , 디테일 쯤 되는것 같아서 둘 다 있어야 뭔가가 그럴 듯 해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

뭔가 아련하게 슬픈 것도 같고 , 괜찮다면 나도 송우영이나 강차연처럼 리뷰를 한없이 미루고 픈 심정이랄까. 말해버리고 나면 생각도 거기서 더 나가지 못하게 될 때가 있잖던가... 꾹꾹 눌러 참는 울음기처럼.

이미 이 세상엔 없는 다른 차원의 사람들에게 전달하고픈 내 마음 ,같은거...그걸 가능하면 슬프지않고 화내지않고 너무 구질구질하지 않게 전달하고파서  사람들은 농담을 개발한 모양이다.

 

간절하고 간절하게 살아온 인생 , 이일영 . 누군가 간절하게 살기를 바랐지만 스스로를 의도적으로 방기하듯 산 인생 송우영 . 그리고 그 둘의 어머니인 정소담 .

두 사람은 형제지만 서로 얼굴보고 산 형제들이 아니다 . 어머니는 우영을 키우며 늘 일영을 그리워하며 살았다 . 우영에게 하는 말은 일영에게 하는 말이곤 했다 . 다른 곳을 보고 , 다른 시선을 보며 하는 말은 아무리 간절해도 닿지 않는다 . 그저 농담 같을 뿐이니 진지할 수 없어 우영은 번번히 비켜갔다 . 어머니의 바람을 ......

이 이야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을 담은 얘기이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그때야 닿곤 하는 말들 , 남겨진 독백들이 서로에 닿길 바라는 남은 이들의 애도방식이랄까......너무 무겁지도 진정성이 없지도 않게 전하는 방법으로 농담 섞인 말 한마디 . 아마도 따듯하면서 끈끈할 것 같은 말  ㅡ나는 농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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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물고기 2016-12-17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ㅋ

[그장소] 2016-12-17 01:01   좋아요 1 | URL
ㅎㅎㅎ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ㅎㅎㅎ 센스짱!^^

2016-12-17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17 01:03   좋아요 1 | URL
네에~ 리뷰를 저도 읽어서 압니다 . 그 끝맛이 이상하게 오래 감도는 그 부분이
어쩌면 가장 핵심인지도 모르죠.. 그러니까,,리뷰가 대체 무슨의미가 ,, ㅎㅎㅎ
있냐고요! ^^ㅋㅋㅋ

2016-12-17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17 09:41   좋아요 2 | URL
ㅎㅎㅎ요즘은 책을 위해 리뷰를 하는지 리뷰를 위해 책을 읽는지 종종 저 자신이 의심스럽기도 해요. 좋아서 하는 거면서 어느땐 강박에 가깝게 하루를 채우는게 아닌가도 싶고요. 이게 뭐라고.. ㅎㅎㅎ

2016-12-17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17 09:53   좋아요 1 | URL
어휴~ 읽는것 ㅡ이것도 상당한 에너지 소비입니다. ㅎㅎ 맘없이 읽으면 댓글을 못하게되니 ..써준 리뷰보며 인사 없이 갈수도 없고..말예요.
누가 생기라고 해서 생기는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그러고 있더라 쯤 될까요.
부끄럽게도...^^

cyrus 2016-12-17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자들이 좋아하는 소설을 리뷰할 때 힘들어요. 저도 이 소설 좋은 걸 아는데 그 느낌을 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결국은 리뷰를 남기지 않아요. ^^

[그장소] 2016-12-17 10:08   좋아요 2 | URL
아..어떤 소설은 리뷰를 해도 그 표현의 미흡함이나 방향 때문에 자꾸 뒤를 잡아 당기죠.
한 권에도 여러번 리뷰를 하게만드는 책도 있고..
그냥 지나치는 책도 생기고 .. 요즘은 아끼는 책일수록 리뷰를 미루게 되는것 같아요. ㅎㅎㅎ

AgalmA 2016-12-17 21:03   좋아요 1 | URL
제가 좋아하는 책은 더 깊게 파고 싶어서 리뷰를 못 하거나 미루게 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은 다른 관점에서 리뷰를 써야겠다 싶으니 어렵고 피곤하고...알라딘 와서 책 읽으며 미션임파서블의 연속;;;

[그장소] 2016-12-18 00:16   좋아요 1 | URL
ㅎㅎㅎ그거 스릴 넘치는 미션임파서블~ 계속 의심을 끌고 가는게 그 영화니까.. 리뷰도 그렇게 봐도 재밌겠어요!^^ㅎㅎㅎ
 
L의 운동화
김숨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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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정리 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 한 조각이라도 전해보는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

 

 

" 말로 쓰는 것에 한계가 있다 .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 . 분명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 " 라인 홀트너를 좋아한다고 , 말하며 작가 김연수가 "죽음의 지대"라는 걸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 " 그곳에 가면 언어가 제일 먼저 끊어지고 , 모든 인식이 끊어지고 , 공백상태가 찾아온다 . 그걸 지나야 8천미터 위로 올라갈 수 있다 " 라는 식으로 멋있게 표현했어요 *ㅡ라고 ,

이 부분을 몇 번이나 다시 , 다시 읽으며 어쩌면 조금 , 아주 조금 옮겨볼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 . 엄청 더디고 느린 걸음으로 , 그러나 빠르게 부식되고 공기 중에 해체되고 있는 L 의 운동화에 대해 , 그 낡음과 소멸의 진행을 낱낱하게 지켜보는 이의 눈이 되어서 한마디라도 할 수있다면 , 그럼 될 것만 같다고 ...

 

노트만도 열장은 넘을건데 , 사념만 들끓고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나는 포기해야 하나보다 하고 있었다 .  이 대담들을 읽기 전까지는 , 마치 같이 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듯 떠들어준 덕분에 내 기억이 조금씩 그 온도에 반응을 보인 것만 같다 . 잔뜩 공기 중에 노출이 되서 화학 반을을 일으켜 열화 (劣化) 된 것처럼 , 그렇게 스르륵 !

 

 

저마다 다른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 L 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사건의 현장을 같이 한 동기들끼리 모여서 서로의 기억 조각을 꺼내 이리저리 맞춰보면서 누락된 어느 지점에 대해 먹먹하게 말을 잇던 장면들 ....그래서 였을게다 . 김연수 작가의 말에 반응한 것은 ,  따로 놓고는 짧게 말하며 지나갈 수 있지만 전체로 정리가 되진 않던 용기를 내게 한다 .흩어진 마음을 경화 (硬化) 시킬 필요가 때론 있다 . 복원같은 건 아니겠지만 , 어쩌면 복원 일지도 ...마음 복원 .

 

" L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런데 저마다 꺼내 놓는 기억들이 조금씩 달랐어요 . 미묘하게 다르기도 했고 , 약간 다르기도 했고 , 완전히 다르기도 했어요 . 기억에도 시차 (時差) 같은 것이 존재하는 걸까요 ?"

"...... 그런데 신기하게도, 완전히 다른 기억들의 경우 오히려 일치를 보는 것이 쉬웠어요 . 어느 한쪽이 자신의 기억이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고 지레 포기 하거나 , 어느 한쪽이 강력하게 자신의 기억이 맞다고 우기거나 했으니까요 . 문제는 아주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기억들이었어요 . 그런 경우는 어긋난 부분들을 맞추기가 어려웠어요 ." (132 쪽 )

 

 

맞추기가 어려운 미묘한 이야기를 , 아주 거대한 몸통조각을 우리는 알고있다 . 역사라고 부르는 것들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 ... 미세한 차이란 목격자가 아닐까 ...저들처럼 서로 맞다고 혹은 틀리다고 말할 증거인들 , 알 것도 같지만 내것이 그 시간에 있었으니 옳다고 주장한다면 , 지금에 아무도 없고 그저 전달자들만 있는 지금은 무엇을 믿어야 할까 . 자신 혹은 자신이 따르는 믿음의 방향에서 전해주는 것들을 그저 바라 볼 수 밖에 없지 않나 ? 그렇기에 L 의 운동화를 두고 그의 어머니는 모르겠다고 , 저것이 그 L의 운동화라니까 그런가보다 하지 ... 사실 아무것도 선명한 감각으로 알게 되는 건 아닌 것들 .

 

 

속삭임 처럼 비물질인 주제에 물질처럼 형태를 감지하게 하고 , 운동화인 주제에 인공의 물질인 주제에 자연 유기물처럼 부패의 냄새조차 산 것들을 따르려하는 운동화 .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이 역사라는 것이 전부 허구같다고 , 그러가보다 하니까 그런가 하지 , 하듯이 ......

 

그렇기에 그렇게나 애를 써 증거라는 것을 남기고 추억할 방법 따위를 오래오래 전달하려고 있는 것일  복원가들 , 혹은 역사가들 연구자들 , 학자들 그렇겠지 . 허구의 토대를 믿을 만한 것으로 단단한 실체로 만드는 사람들 . L의 운동화를 읽으며 푸슬거리며 흩어진 마음들이 또 동시에 그 노력 때문에 다시 단단하게 뭉치며 모양을 보이고 있다 . 지금 .

 

지나간 역사의 한 토막을 섞는건 피하고 싶다 . 가능하다면 , 이대로 이 부분 우리가 보는 몸통이 사실 누구의 주장대로 전부 진실은 아닌거라고 , 그 기록들조차 보여지길 위해 쓰이는 것들이니 지금은 , 그저 자신이 신고 있는 운동화가 전부인냥 살아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

네가 잘못했네 , 내가 잘못했네 하는 한숨나는 이야기들은 멀리 에둘러 가면서 ... 보이스의 죽은 토끼를 끌어안고 그저 다독다독 내 기억만을 내가 아는 전부로 알자고 할 수 밖에 ......어떤 상태를 뛰어 넘어 8천미터 위로 올라가듯이 공백의 상황까지도 품고서 ......

 

*ㅡ의 부분은 악스트08호, 052 쪽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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