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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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한 허기 속으로 ,

 

오전에 습관처럼 타인의 블로그에 방문해서  글들을 핥는다.  마치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야금야금 먹고는 입맛을 다시는 하이에나 처럼 . 나는 모니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모니터 역시도 나를 삼킬 듯이 쳐다보고 있는지 모른다 . 이상한 시선(?) 을 종종 느끼는 터라 , 아예 모니터 상단에 자리한 까만 카메라 렌즈를 종이로 덮어 닫아 놓았다 . 나를 향한 돋보기는 하지 말라면서 나는 남들을 옹색한 구멍 속 쥐눈처럼 눈빛을 반짝이며 보고 있는건 아닌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

 

인간이 인간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진실한 순간이 언제일까 ? 인간 생리 욕구의 기본이라는 성욕 , 식욕 , 수면욕 등등 많은 때가 있겠지만 역시나 먹는 순간이 아닐까 ? 그래서 이 이야기는 먹는 기관과 보는 기관을 통해 수줍지만 광포하게도 느껴지는 배설의 기쁨이랄지를 조명하고자 암흑으로 우릴 초대하고 굶기면서 또 준비된 것을 마구 먹이며 이야길 출발하는 게 아닐까 ? 인간성이고 뭐고 굶주림이라는 생의 극지에서 잔혹하게 또는 아름답게 찾아지곤 하는 먹는 인간 이야기 .  이 식당은 그런 인간을 초감각이 발휘되는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차갑고도 뜨겁게 인간을 면밀히 관찰한다 . 코 앞에 작은 접시 하날 던져주면서 ...그럴 때 나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동물이 되는건지 모른다 . 인간을 포함하는 카테고리의 짐승 . 입을 크게 벌린 부등호 .

 

나는 먹는 인간이면서 또 뱉는 인간이다 . 철저히 내 욕망은 숨기면서 남의 것은 보고자 하는 일그러짐을 가진 . 아무도 안 볼때는 어쩌면 글 속의 그녀처럼 눈 위에 버려진 퉁퉁불은 라면가닥을 주워먹는 ...먹는 기관과 보는 기관을 통한 배설의 기쁨 . 딱히 배설과 관계된 문장은 없지만 , 보고 느끼는 감각 자체가 내겐 배설의 행위로 읽힌다 .

 

파리의 암흑식당 이름은 '뒤땅 뻬르디' 였다 . 안내해준 지인에 따르면 '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뜻이라 했다 . 암흑식당의 본래 취지가 절대미각을 경험하는 것이니 센스 있는 작명이란 생각이 들었다 .
검은 천막 뒤의 뒤땅 뻬르디 안은 온통 암흑천지였다 . 먼지만한 빛조차 허용되지 않는 그곳에서 접시를 더듬고 , 음식을 만지고 , 냄새를 맡고 , 물을 따르고 , 냅킨을 챙기는 일은 온몸의 말초신경까지를 동원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
ㅡ본문 42 쪽 ㅡ

 

파리의 한 식당 컨셉을 따라 김이 낸 식당을 사람들은 세탁선이라고 부른다 . 그 역시 19세기 파리 센느 강을 오르내리던 세탁선에서 발동한 의미이다 . 먹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그런 힘을 발휘한다는 좀 더 치밀한 들여다 보기를 통해 , 가난으로 더는 자신에게 가진 것이 없는 한 여자의 순수한 힘 , 내재된 기능들을 보여주는 단편이란 기분이 들었다 .
거기에 들이 댄 카메라에서 느껴지는  물성의 차가운 감각보다 더 차갑게 찾아지는 생의 이상한 허기를 ' 암흑식당' 에서 읽는다 . 맛있는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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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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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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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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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4: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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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4: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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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6 04:43   좋아요 0 | URL
하핫~ 저야 알죠! 고마운 거~
아줌마 색상은 뭘까요? 꽃은 좋죠! 곱고~
천천히 해주셔도 되는데~
어떤 무늬일지 진짜 궁금하네요!

2017-02-26 04: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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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6 04:43   좋아요 0 | URL
ㅎㅎ 땡큐~ 땡큐 해요! 힘들어서 어뜨케!!!

2017-02-26 04: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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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6 04:45   좋아요 0 | URL
오!옷~~^^ 구경시켜주세요!

2017-02-26 04: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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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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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4: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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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6 05:00   좋아요 0 | URL
잘 보였어요. 무늬도~ ㅎㅎㅎ
꼼꼼하시기도 하고 잘 만드시잖아요!
실제모양은 아직 몰라도 보면 더 이쁠것 같아요!

2017-02-26 0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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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5: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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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5: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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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6 05:30   좋아요 0 | URL
ㅎㅎㅎ그렇죠?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이상하긴 하네요 . 왜 때문에 ㅋㅋ 그리 열심인건지 ..

2017-02-26 1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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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2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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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2-26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장 친한 친구에게서 제가 가장 불편하게 보는 부분이 식탐입니다. 성격좋고 현명한 친구인데 음식 탐을 내는 모습은 언제나 제 맘을 불편하게 해요. 제가 식탐이 별로 없어서 더 그런 걸 수 있겠다 하며 밥 같이 먹을 땐 되도록 밥 먹는 모습을 안 보려 하죠; 저는 식탐보다는 세분화된 간식탐이 있죠ㅎ 먹는 자체보다 고된 노동에서 짬짬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 중 하나인데, 제 간식 탐도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희석하기도 하면서 누굴 흉보냐 싶고ㅋㅋ
제 친구도 저를 놀리는 부분이 꽤 있죠. 예쁜 양말을 보면 탐을 낸다든가 하는ㅋ;; 아, 인간들ㅎㅎ

[그장소] 2017-02-26 22:22   좋아요 1 | URL
이상하죠? 다른사람도 식탐은 부리는데 꼭 한사람은 유독 더 거슬려.. 그 걸 신경 쓴다는 것 자체가 챙피해. 말도 못꺼내면서 속앓이 ..ㅎㅎ
저도 그런 적 있어요. ^^
분명 내게도 있는 모습이란 자각때문에 더 혐오를 하게되는지도 . 그런 생각 했었네요 .
ㅋㅋㅋ양말 ! 이거 ..뭐죠? 왜 양말이지..? 많고 많은 것 중에~ 궁금궁금 ~ 어떤 일이 있었을거야 ~~ 혼자 답글읽고 끄덕끄덕 대며 웃고있음요!!^^

2017-02-26 22: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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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6 22:52   좋아요 0 | URL
으아~ 으아, 만들면서 엄청난 집중이 필요했겠어요 . 어릴 때 만들던 누비가방에 저도 모르게 감침질이 잘못되서 엉켰을때 생각나요 . 다시 풀자니 억울하고 스스로 화나던 순간이요 ~^^ 숙제 제출 날짜가 코 앞에 다가오도록 도무지 손 대기 싫어서 고생했던 기억!!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알진 못해서 그 아슬하게 집중된 시간을 저는 모르지만 ..암튼 고생하셨어요 . 으흣 ~ 기대되요!!^^♡

2017-02-26 23: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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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0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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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0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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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0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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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0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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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0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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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7 04:34   좋아요 0 | URL
ㅎㅎ아 , 기대 , 기다림 , 그런 것처럼말이죠 ? ^^

2017-02-27 04: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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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7 06:55   좋아요 1 | URL
미리 소비한 설레임 ㅡ이라! 넘 멋진 표현이네요~^^

2017-02-27 04: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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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7 06:57   좋아요 1 | URL
밤 새셨겠네요 . 우리 둘다 .. 낮에 자는 좀비가 되려나요? ^^ 이미 써 져 나온 책을 저는 왜이리 열심히 옮겨 놓는 바보같은 짓을 하는걸까요? ㅎㅎㅎ

2017-02-27 06: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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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7 07:03   좋아요 1 | URL
ㅎㅎ오후까지 편안한 잠 되시면 좋겠네요 . 밤에 잘 생각으로 미루다 계속 미루는 채 ㅡ가 되면 곤란해지니 저도 적당한 시간에 잠시 눈감았다 떠야 겠어요 .

분량을 늘쿼 누구에게 좋다고 . 그죠?
나~아~중까지 기억할 요량으로 라면 대체 그 나중은 얼마만한 크기이기에 .. 싶어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