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앤 전집 세트 - 전8권 (완역본) 빨간 머리 앤 전집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유보라 그림,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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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에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전집 세트입니다.
그 옛날 빨간 머리 앤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설렙니다.
사랑스런 앤의 일상을, 나의 일상을 한 발자국 내딛게 만듭니다.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책장을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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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창비청소년문학 113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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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깜빡이면 고양이로 변하고 손짓 한 번에 와이파이 존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휴가에 나선다. 목적지는 5성급 호텔이 아닌 삶이 고단하고 벅찬 중학생 정인이네. ? 악마는 부잣집도 찾아가지만 가난한 집엔 두 번 가니까!

 

빛날 정()에 사람 인(). 정인이의 이름은 빛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현실은 다른 애들보다 중력을 세배쯤 더 받고있는 듯하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폐지를 줍고 자신은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봐도 친구들 다 가는 수학여행조차 갈 수가 없다. 우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밤, 금빛 눈을 빛내며 고양이로 변신한 악마 헬렐이 나타난다.

 

헬렐은 정인이네 집에서 일주일간 휴가를 보내겠노라 선언하고 숙박비로 소원을 들어주려 한다.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 멋져 보일 수 있도록, 돈 걱정 없는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인다. 악마가 건네는 온갖 달콤한 만약에의 유혹에도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정인이는 끄떡없다. 그러나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불행이 겹치고 할머니마저 교통사고를 당하자 현실에서 도망치듯 헬렐을 따라 지옥으로 간다. 모든 상상이 이루어지는 곳. 그곳에서는 행복할 수 있을까?

 

브랜드 운동화, 항공기 일등석 등 원하는 것은 뭐든 가질 수 있다고 유혹하는 악마와 자기 삶을 꿋꿋하게 지켜내려는 정인이 주고받는 대화는 글을 읽는 내내 유쾌하다. 2병도 사치일 정도로 힘든 현실이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정인이와 함께하다 보면 주인공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든다.

 

청소년기에는 버거운 현실 속에서 주변의 이해와 지지 없이 홀로 남겨졌다는 절망감이 더욱 위태롭게 작동할 수 있다. 꼭 그 길이 아니어도 편한 길이 있다는 속삭임 또한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무수히 많은 갈림길과 선택지 앞에서 스스로 올바른 방향을 결정할 용기를 가져보자. 남들과 조금 다른들 어떠하랴. 앞에 펼쳐진 나의 가능성을 하나씩 확인하며 나아가면 된다. 그늘에서도 꽃은 피니까.

"만 가지 가능성을 하나하나 따지면서 살 수는 없어요. 하지만 또 어떻게 하나도 안 따지고 살겠어요. 만의 하나, 그리고 그것 때문에 놓칠 구천구백구십구 개의 가능성 사이에서 내 식대로 방법을 찾아볼게요."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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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 과학 탐구 과정의 첫 단계이자 세상 모든 발명의 시작인 ‘문제 인식’을 잘하는 방법
신규진 지음, 치달 그림 / 우리교육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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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 눈 뜨고부터 잠들 때까지 우리는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일과 씨름한다. 몇 년째 사라지지 않는 유행병처럼 거시적인 문제도 있고 하루도 채 못 가는 휴대전화 배터리처럼 개인적인 것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에 적응하고, 불편함에 무뎌지면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준비를 한다.

 

이 책은 모든 문제 해결과 과학 탐구 과정의 첫 단계인 문제 인식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전달한다. ‘어떻게 그런 것일까? 왜 그런 것일까?’ 궁금해하고 이런 이유로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보며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이 문제 인식이다. 학문의 탐구 과정은 문제 인식 없이 진행될 수 없으며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수집, 가설 검증을 통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전 과정을 포함한다.

 

저자는 코끼리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린다면? 이라는 엉뚱한 상황을 탐구 주제로 삼아 사고 훈련을 돕는다. 대체 어떻게 비행기에 탄 것일까? 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려고 할까? 같은 궁금증이 들었다면 문제 인식의 시작이다. 코끼리가 착륙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지, 상공에 떠 있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인지도 따져봐야 할 조건이다. ‘모든 물체는 땅으로 떨어진다. 그러므로 코끼리도 떨어질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웠다면 예외도 있는지, 그 예외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문헌 조사, 인터넷 검색, 나의 경험까지 모두 동원해 탐구한다. 결론이 도출되면 놓친 것은 없는지 수정하거나 일반화 과정을 거친다.


세상에는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답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과학 법칙조차도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면 수정된다. 하물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재를 살아내는 우리는 어떠하겠는가. 현재 처한 상황과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새로운 지식과 환경에 맞닥뜨려도 겁먹지 않고 자신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문제 인식의 힘을 길러보자. 유연하고 자유로운 발상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충실하게 탐구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 필요한 요소일지 모른다.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방법에는 일정한 틀이 있습니다. 문제 인식 훈련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유능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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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위대한 법정 - 지구공동생활자를 위한 짧은 우화, 동물의 존재 이유를 묻는 우아한 공방
장 뤽 포르케 지음, 야체크 워즈니악 그림, 장한라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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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법정 안. 좌석을 빼곡히 채운 사람들은 모두 한곳을 바라보고 있다. 적막 속에 재판을 생중계할 카메라가 켜지고 인간의 목소리를 얻은 동물의 품위 있는 변론이 시작된다. 지적이면서 풍자 가득한 우화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다.

 

프랑스 대통령은 멸종위기종을 지켜 달라는 환경 보호론자들의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발과 발전만 생각해도 바쁜데 동물 복지라니! 어떻게 예산을 줄여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한 가지 꾀를 낸다. 동물들을 법정으로 불러 모아 국민 참여 재판을 열어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단 한 종만을 보호하는 것이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등장한 수리부엉이는 당당하게 법정에 선다. 용맹한 사냥꾼으로 명성을 떨치며 인간을 두려움에 몰아넣었던 그는 이제 살충제에 중독되어 번식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별똥별처럼 빠르게 날아 등장한 유럽칼새는 강철과 유리로 만들어진 빌딩 숲에 집을 잃었다. 들북살모사, 붉은제독나비 등 차례차례 불려 나온 이들은 대부분 거침없는 개발에 속수무책으로 사라지고 있다. 변론에 나선 동물들은 한 종의 멸종이 일으키는 연쇄작용을 알기에 자신만 특별 대우해 달라 요구하는 대신 모든 생물과 동물이 보호받아야 세계가 지탱될 수 있다고 강변한다.

 

물러섬 없는 인간과 물러설 곳 없는 동물의 팽팽한 법정 공방은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하다. 등장인물들이 토해내는 대사와 지문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삶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어디서부터 우리와 닿아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구공동생활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금 고민하고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끝에서 맞이할 결말은 공멸이란 사실이 명확하게 다가온다.

 

변론이 끝난 뒤 동물들은 자신의 서식지로 돌아가고 인간만이 법정에 남아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주시하며 판결을 기다릴 이들에게 어떤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이제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의지와 다짐을 실천으로 보여줄 차례이다.

우리가 살아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당신들에게 요청한 적 없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요청할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한테는 당신들 허락이 필요하지 않아요.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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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으로 전쟁을 멈춘다면 - 심리 치료부터 세계 평화까지 세상을 바꾸는 음악 지식 더하기 진로 시리즈 14
최민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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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느 곳을 가든 음악이 흐르는 시대이다.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면서 장르는 넓고 과감해졌으며 취향은 깊고 세밀해졌다. 다양한 시도와 실험, 퓨전과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지는 음악 판에서 고고히 전통을 지키는 분야가 있다. 애호가들에게는 더 없이 사랑받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이 책은 이런 음악이 있으니 한번 들어보세요.’라고 권하는 듯하다.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제대로 감상하자면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역사는 최소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쓰이는 악기는 왜 이리 많은지, 곡의 형식도 다양하고 연주 시간도 길다. 그러나 그런 배경지식을 몰라도 감상에는 지장이 없다. 악기의 음색이 바이올린인지 비올라인지, 작곡가가 슈베르트인지 리스트인지 몰라도 듣는 순간 바로 알 수 있다. 지금 들리는 이 선율과 화음이 아름답다는 것을. 관심이 생겼다면 끌리는 악기를 배워보거나 작곡가나 연주자에 대해 더 알아볼 것을 권한다.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리고, 꼭꼭 씹어야 맛있으니까.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진로 소개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문 음악인이라고 해서 연주와 작곡 외길을 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플루트를 가르치는 것이 본업인 저자부터가 음악에 관한 글을 쓰고, 연주와 녹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팔방미인이다. 이 외에 음악치료사, 음악평론가, 음향감독, 음악 기획사, 악기 제작자까지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노래를 못해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는 평을 들었던 음치 젠킨슨이 마침내 카네기홀을 매진시킨 공연을 열게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O.S.T를 들으면 즐겨보던 그때 그 감정이 되살아난다. <라데츠키 행진곡>, <축배의 노래>를 들으면 절로 발걸음이 경쾌해진다. 때로는 음악이 말보다 더 진한 위로를 주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음악은 공동체의 산물이며, 그 자체로 치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클래식, 나아가 음악으로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이유다.

하루키의 말처럼 음악으로 전쟁을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음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말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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