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씨의 위험한 고민 - 미래 과학이 답하는 8가지 윤리적 질문
권복규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호모 사피엔스 씨의 위험한 고민 

권복규 외

메디치 


 나는 과학이라는 학문에 능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편이다. 그럴 수 있던 배경에는 초등학생 때 재밌게 읽었던 과학/인문학 토론 책이 있지 않나 싶다. 그 책은 원자력 에너지나 환경 오염 등 환경 문제부터 사형제도 같은 사회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찬반 입장에서 주장을 펼치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당시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고, 나의 학문 소양을 닦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 흥미가 들었던 이유는, 먼저 제목을 보고 ‘호모 사피엔스가 어떤 고민을 했길래 위험하다고 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앞서 말한 책처럼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관점이 정리되어 있는 형식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이 책의 주제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과학과 휴머니즘, 로봇의 인권, 원자력 반대와 에너지독립, 인류의 멸종 가능성과 미래로 총 여덟가지이다. 이중에는 예전 책에서도 읽었던 익숙한 주제들도 있고, 거의 처음 듣는 어려운 단어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검색해 봤더니 대규모 종말을 그린 장르라는 뜻이있고, 빅브라더는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이나 그러한 사회체계 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관심도 없었을, 어쩌면 아예 몰랐을 단어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책 내용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주제들 하나하나가 매우 흥미롭고 현대인들이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라고 느꼈다. 나는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6번째 장인 ‘유전공학의 저울추: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은 내가 중학교 과학 시간에 봤던 영화 <가타카>를 인용하여 유전공학의 이면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을 유전자로만 평가하고, 유전자에 따라 적격자와 부적격자로 분류하는 무서운 사회가 등장한다. 하지만 벌써 자녀의 유전자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없앨 수 있는 유전자 편집이 개발된 이상, 가까운 미래에 영화 속 사회가 현실이 되어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생명공학은 갈수록 발전하겠지만, 그 미래가 유토피아와 가까워 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이 챕터에서 ‘과학이 전진하는 발걸음을 조금 느려지더라도 신중하게 내딛어야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나 또한 지금의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것이 결코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은 않는다. 성급하게 발전만을 계속하다가는 인류의 미래가 위험할 수도 있다. 때문에 한 발 더 나아가 안전하고 균형잡힌 사회를 꾸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과학책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기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과 사회 대해서 고민이 많은 사람이나 수준 높은 과학책을 읽고 싶은 사람, 과학을 어려워 하는 사람 모두 읽어 보면 깊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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