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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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황금가지


 사업 실패로 인해 빚더미에 오른 채 고시원을 전전하며 세 차례나 자살시도를 거듭하는 이혼남 최대국은 세 번째 자살시도를 실패한 어느날 공원에서 한 남자와 마주치게 된다. 이렇게 나타난 김부장은 최대국의 아버지인 최희도가 총에 맞아 중태이며, 아버지 대신 수첩을 찾아주는 조건으로 거액의 보상금을 제시한다. 현실적으로 총격사건이 일어날 수 없는 우리의 상황에서 처음에는 쉽게 납득할 수 없었지만, 이내 월출이라는 인물이 북에서 남파된 간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최대국이 마추하게 된 진실이 무엇인지 서서이 그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이로써 몇 년 전에 극장에서 관람했던 김수현 주연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어쩌면 우리 옆에도 있을지 모르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미 오래 전에 아버지 최희도와 의절한 상태였지만 김부장이 제시한 보상금 3억에 욕심이 났던 최대국은 덜컥 제의를 수락하면서, 거부할 수 없는 아버지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아버지의 진실이란 실로 엄청나다. 아버지는 북에서 남파된 간첩이고 본명은 월출이고, 생모는 지금 요양원에 남겨진 호적상의 어머니가 아니고, 실종되고 살해당한 윤숙희(김해경)이며, 여동생 태정과는 부모가 모두 다른 남이라는 것, 수첩을 찾아오라고 요구했던 김부장은 북에서 보낸 간첩이며, 아버지 주변에 있던 대부분의 지인들이 모두 이런 간첩이라는 어마어마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현재의 최희도가 당한 총격 사건과 이미 30년 전에 일어난 윤숙희의 실종 사건이라는 큰 사건을 축으로 하여 가슴 아픈 분단의 현대사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격정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풀어낸다.

남북분단의 가슴 아픈 현대사를 배경으로 사십여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세상과 가족, 그리고 하나뿐인 아들과 단절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한 사내의 이야기를 스릴러 장르로 풀어낸 박성신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등장 인물 모두가 실명과 가명을 가진 은밀한 존재이며 우리 사회 곳곳에 간첩이, 스파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공공연한 비밀로 인하여 다시한번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은 아들 최대국의 시점과 젊은 시절의 아버지 최희도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며, 아들과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비밀스러운 과거사를 한발한발 따라가는 한편, 이를 통해 간첩, 안기부, 요정정치, 납북사건 등 6~70년대 한국 사회의 굵직한 사건을 절묘하게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아버지 최희도의 본명은 박월출, 최대국은 최진남, 김해경은 윤숙희라는 가수이기도 했고, 그 외에도 다수의 인물이 간첩이거나 안기부 요원이고, 국정원 사람으로 나타난다.

이 소설의 작가인 박성신은 1980년에 태어난 젊은 신예 작가이지만, 이 작품은 상당히 묵직하고 심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해서든, 전작인 『30년』 을 구해서 조만간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2011 '갤럭시탭-텍스토어 디지털 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크게 부각되지 못한 듯 싶지만 국내 작가의 미스터리 작품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 싶다. 요즈음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서 제법 흥미로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후딱 읽어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대로 추스려서 예전처럼 책 속에서 힘껏 그 나래를 펼치고 싶다~

2017.5.29.(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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