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이 가득한 책장 라임 청소년 문학 23
조 코터릴 지음, 이보미 옮김 / 라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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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이 가득한 책장

라임 청소년 문학 023

조 코터릴 지음

라임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고 영어가 1등급이 나오는 바람에 급작스레 고양국제고에 응시해보겠다고 해서 뜻하지 않게 입시를 치루게 된 작은 딸이 군말 않고 읽어내서 웬 일인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리뷰를 쓸 시간을 못 내고 끙끙거리고 있기에 이미 기한은 지나버렸지만, 어쩔 수 없이 과제를 제출할 요량으로 뒤늦게 책을 읽게 되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낙방이라는 고배를 마신 작은 딸에게 위로는 못해줄 망정, 리뷰를 쓰라고, 책임지라고 종용할 상황이 아닌데다가 기말고사를 그저 최선을 다해서 치루라는 차원에서 과제를 내가 떠맡은 셈이다. 정작 본인은 알런지 모르는지…….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로, 엄마 코랄이 죽은 뒤에 세상과 단절된 채 책 속에 빠져 살던 칼립소 부녀가 곪아 버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세상의 일부’가 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칼립소와 메이가 같이 쓴 소설이든, 아버지가 출간한 책이 화려한 자리매김하는 기적을 기대했는데, 끝까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아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의 죽음이 다른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과 심리적 고립감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고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30년 전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생각도 나고, 2년 전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등진 친구 정희 생각도 많이 났다. 칼립소의 엄마에 나 자신을 교차시키면서, 내가 죽으면 딸을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내 자신이 그리 따스한 어미가 못 되고 나와 엄마의 관계도 그리 친밀한 관계가 아니기에 이 책의 칼립소 모녀처럼 많이 그리울 것 같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가족의 죽음은 충격과 쇼크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인간은 섬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제 의식을 자연스럽게 녹여 내어, 따뜻한 연대와 교류의 가치 또한 전해 준다. 무엇보다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의미 있는 사유를 통해 정상의 범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면서, ‘우리는 다 다르게 살고, 조금씩 이상하지만, 모두 정상이다.’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지금까지 보다는 앞으로 두 딸들에게 살가운, 그리고 그리운 엄마가 되도록 조금은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죽음이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닥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2016.12.1.(목)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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