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보낸
하루
라임 틴틴 스쿨 003
김향금
지음
라임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큰 딸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때인 2004년에 유치원 엄마들끼리 모여 궁궐 공부를
시작하면서 조선의 5대 궁궐을 탐방도 다니고 궁궐과 관련된 역사책들을 사서 공부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한국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 이후 12년
만에 그 추억을 떠올리는 책을 다시 만나게 되어 일단 반가움이 앞선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왕족 국가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구경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남편을 비롯한 두 딸도 역시 전주 이씨의 왕족이기도 해서 더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데, 굉장히 가벼운 마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도 될 법한 단 하루 동안의 여행서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양의 사대문은 동쪽에는
흥인문(興仁門:지금의 동대문), 서쪽에는
돈의문(敦義門)을, 남쪽에는
숭례문(崇禮門:지금의 남대문), 북쪽에는
숙청문(肅淸門)을 말한다는 것을, 한양에서 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알고 생활하였는지, 어떤 화장실을 사용했는지, 매 끼니를 어떻게 챙겨 먹었는지, 어떤 화장품을
사용했는지, 어디에서 술을 마실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주고, 흔히들 여행을 갈 때마다 먼저 떠오르곤 하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에
적합한 여행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육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었는지, 육의전은 무엇인지, 그 시대의 식단이나 전통적인 의상에 대해서도
도성도와 같은 여러 지도, 그림이나 사진, 모형을 첨부하여 보여주고 있어서 상당히 유익한 것 같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서울에서
살아왔지만,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내온 것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책을 통한 한양 여행이 당시의 생활상을 찾아 저잣거리와 기방 뿐만 심도
있는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준다. 원적지가 종로인데다가 남산 아래에 있는 여고를 나와서 명동이 익숙하고, 대학시절에는 종로에서 살다시피했기에
한양의 거리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내용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논리적으로 따지다 보면, 그 시대의 정치.경제.사회와 만나게 된다. 이유를 찾아서
창덕궁이나 성균관, 남대문 같은 여행 명소에 직접 가서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 것 같이 훨씬 쉽고 흥미롭게 조선 시대의 역사에 접근하여 생생하게
만나게 된다.
일단 목차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종루의 종소리에 사대문이
활짝
②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
③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를
가다
④ 공중에서 내려다본 한양의
봄
⑤ 한양의 핫 플레이스, 운종가에서
만난 사람들
⑥ 기방을 휘어잡는 패셔니스타,
대전별감
⑦ 양반가 후원의 화려한 잔치가
끝나고
⑧ 고요한 밤으로 가는 긴
여로
⑨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
궁궐 공부를 할 때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을 찾아다니며 궁궐도우미의 안내를 따라 여러 차례 궁궐을
찾아갔었는데, 그 덕분에 두 아이들 모두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잘 해낸 것 같아 뿌듯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정치사 위주로 500년 동안의 시간을 압축해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일반 교과서 같은 책과는 달리, 각 장 끝에
첨가된 '조선시대 돋보기'라는 코너에서 살펴볼 수 있듯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이 책을 통한 단 하루 동안 한양에서 보내는 역사
여행은 말랑말랑한 생활사에서 시작해서 조선 왕조 전체의 역사를 그려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
조선시대로 직접 가서 조선시대의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귀한 공부가 될 것 같다. '추노', '다모'라는 용어가 등장할 때는 미처 두
드라마 다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것처럼 왠지 반가웠다.
2015.11.26.(목)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