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탐정과 일곱 개의 살인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방랑탐정과 일곱 개의 살인

우타노 쇼고 지음

한스미디어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로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확실하게 그 이름을 새긴 우타노 쇼고의 초창기 단편집의 개정증보판이란다.
왜 시체는 움직였는가? 살인자가 범한 단 한 가지 실수는 무엇인가? 신들의 얼굴을 돋을새김한 강림탑에 매달린 남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집' 시리즈의 명탐정 시나노 조지가 기상천외한 사건의 수수께끼를 근사한 추리로 풀어내는 일곱 개의 단편에 미수록 작품 한 편을 더한, 도전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걸작 미스터리 「문 ⇄ 문」, 「유령 병동」, 「까마귀의 권청」, 「유죄로서의 부재」, 「수난의 밤」, 「W=mgh」, 「아사리천공사담」, 「마구무시」의  여덟 편을 수록했다. 미수록 작품이라는 것이 여덟 번째의 「마구무시」인지, 살인 사건이랄 수 없는 제목마저도 묘한 「아사리천공사담」을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작품집은 우타노 쇼고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단편들로 꾸며져 있다. 이야기 시작부터 사건이 빵 터지고, 우연히 거기에 있던 '방랑탐정 시나노 조지'가 추리를 시작한다. 단편집을 읽기 꺼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매번 다시 등장인물을 파악해야 하고, 상황을 이해하려면 매번 집중해서 파악을 해야하기에, 차라리 장편을 읽고 가끔은 무의식으로 드문드문 책을 읽는 순간을 즐기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 맞는 것 같은 까닭이다. 사건이 있는 곳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존재하는', '명탐정'이라기보다 '일상 탐정'인 시나노 조지(어쩌면 그의 주변에는 이토록 늘상 살인이 밥먹듯이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이렇게 생각해보면, 끔찍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이 독특한 인물은 추우나 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탱크톱에 비치샌들을 신고 수염을 기르고 머리는 처녀귀신처럼 늘어뜨리고 다닌다. 사진이나 그림으로 이 인물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시나노 조지가 등장하는 '집' 시리즈가 유명하다는데, 우타노 쇼고의 집 시리즈는 『긴 집의 살인』, 『흰 집의 살인』 , 『움직이는 집의 살인』 을 읽어보았지만, 물론 그 내용이 어떠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하고 시나노 조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억이 남아있지를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이 작가의 또 다른 시리즈인 『밀실살인게임』시리즈는 읽다가 별다른 살인동기 없이 그저 트릭으르 써보고 싶어서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또 그 수법이 너무 잔인한 것 같아서 책을 덮었던 기억은 확실하게 남아있다.
지만 그의 추리는 대단히 논리적이며 재치로 가득하다. 때로는 능청맞게, 때로는 시니컬하게 사건 관계자들을 현혹한다. 시나노 조지는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을 부추겨 추리를 하게끔 유도하거나 단서가 될 만한 것을 툭툭 던져주기도 한다. 어떤 단편에서는 작가 본인이 이야기에 끼어들어 독자에게 직접 도전장을 던지기도 한다.
2015.6.28.(일)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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