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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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재인
 
이 가을에 히가시노 게이고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퇴락해가는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을 배경으로, 방황하는 청년의 성장기를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오늘날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제왕'이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그 도화선이 됐다고 할 수 있는 서른 살 전후 청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고 한다.
주인공 쓰무라 고헤이는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도 자신이 다니던 대학가의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는, 이른바 '모라토리움 프리터(기성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채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에 머물고 있다. 그가 일하는 곳은 한때는 번화했지만 대학 정문이 이전하는 바람에 몰락하게 되어버린 구대학가로 나온다.
그런데 바로 이곳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첫 희생자는 고헤이가 일하는 '푸른나무'의 3층인 당구장을 맡은 동료 직원인 마쓰키(스키모토 준야)이다. 그는 평소 입버릇처럼 '이 거리가 싫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던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전직 센트럴 전자회사 연구원이다. 그러나 자신의 신분이나 과거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은 의문의 존재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서야 본명이 따로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 살인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고헤이의 애인이자 '모르그'의 동업자인 아리무라 히로미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칼에 찔린 사체로 발견된다. 이 사건은 이른바 외부와 모든 것이 단절된 채 벌어진 '밀실살인'이 되어버렸다. 고헤이는 주변 인물이 잇따라 피살되고 히로미의 여동생인 아리무라 에쓰코의 등장과 더불어 직접 범인 추적에 나서게 되고, 이어 히로미가 관련된 수국 학원의 원장인 호리에가 희생되는 세 번째 살해 사건이 벌어진다.
이외에도 종업원 사오리를 두고 마쓰키와 다툼을 벌이는 고헤이의 동창인 다케미야, 모르그를 함께 운영하는 히로미의 친구인 히노 준코 마담, 허슬러 신사(이하라와 오타), 서점을 운영하는 도키타 , 수국 학원에서 만나게 되는 사키에 등등이 등장한다.
사이언스 논픽션, 등산용 나이프, 크로커스 등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는 이제 단순하게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해결해내는 정도로 끝나지를 않는다. 사건이 꼬이고 꼬여서, 어렵게 사건을 해결했다 싶으면, 그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복선을 품고 있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범이 다시 드러나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도 세 건의 살인사건이 각각 다른 살인범을 갖고 있는 셈이다.
2014.11.22.(토)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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