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에서는 아무 일도 지 않는

온다 리쿠 지음

노블마인

 

 특유의 필력과 분위기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리는 작가 온다 리쿠는 미스터리.판타지.호러.성장소설.학원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일본 여류작가라 한다. 이번에는 연작소설집으로 만나게 되었다.
읽고 있으면서도 '무슨 소리야?' 하는 느낌이 꽉 찬 상태로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문득문득 깨닫는다. 이름이 무척 낯익은 작가라는 생각에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선택한 작품인데, 그래서인지 기대에 못 미치고 말았다. 그러고보니, 온다 리쿠의 작품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 >과 <Q & A>에 이어서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가 세 번째 만남인 셈인가보다. <유지니아>나 <여섯 번째 사요코>를 읽게 되면 좋겠다.
이 소설집은 온다 리쿠의 전작들과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르다고 한다. 다른 작품들을 미처 섭렵하지 못했으니 이렇다 할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실과 환상이 뒤바뀌고 안개 속처럼 모호한 분위기에서 전개되다 갑작스러운 충격을 내리꽂는 특유의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이번 작품은 주인공이 사람이 아닌 '유령'이다. 그러니 읽고 있으면서도 자꾸 '뭔 소리야?' 하는 불평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온다 리쿠는 1991년 데뷔한 이래 20년 동안 호러 요소를 담은 작품을 다수 발표했지만, 이 책처럼 '유령'을 전면에 내세운 본격 호러 소설은 처음이다. 호러 소설을 그닥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는 그래도 길지 않고 짧게 끝나니 그나마 다행인 듯 같다.
각 단편의 제목 들도 심상치 않다. 물론 어느 이야기에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인 유령이 등장하고, 이 언덕 위에 서있는 특별한 집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이 펼쳐진다. 다만, 추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음산한 호러물이라는 것이 좀 그렇다.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는 계속 실패만 한다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를 밟는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랑스러운 너
놈들은 밤에 기어 온다
멋있는 당신
나와 그들과 그녀들
우리 집에 잘 오셨어요
부기 · 우리들의 시대
언덕 위에 오래된 집이 한 채 있다. 만듦새가 정갈하고 좋은 자재를 써서 세월의 흐름에 닳은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집 옆에 선 커다란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작은 동물들이 천진난만하게 주위를 뛰어다닌다. 채광 좋은 부엌은 늘 환하고 지하 식품 저장고에는 직접 만든 잼과 피클이 가득 차 있다. 어디로 보나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로운 풍경이다.
그런데 이 집에는 항상 이상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멋대로 집 안을 들쑤시기도 하고 사진을 찍거나 집주인에게 무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집은 근방에 소문이 파다한 '유령의 집'이기 때문이다. 처음 집을 지은 주인은 사고로 아내와 갓난 아들을 잃고 자살했고, 그 뒤로 이사해온 사람들도 차례차례 불행한 일을 겪게 된다.

2014.5.21.(수)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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