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자음과 모음

 

1부 카밀라

1987년 진남에서 태어나 이듬해 미국 워싱턴 주의 한 백인 가정에 입양된 미국 작가 카밀라 코트만의 이야기.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
사과라도 해도, 어쩌면 홍등이라고도
파란 달이 뜨는 바다 아래 오로라물고기
평화와 비슷한 말, 그러니까 고통의 말
바다의 파랑 속에 잠긴 도서실
얼마나 오래 안고 있어야 밤과 낮은
검은 바다를 건너간다는 것은
우리들의 사랑이야기, 혹은 줄여서 ‘우리사이’
짧게 네 번, 길게 세 번, 짧고 길고 길고 짧게, 짧게 한 번
지나간 시절에, 황금의 시절에
태풍이 불어오기 전 날의 검모래
그대가 들려주는 말들을 내 귀로도 들리고
적적함, 혹은 불안과 성가심 사이의 적당한 온기
날마다 하나의 낮이 종말을 고한다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바로 이 아이야

라는 소제목들을 달고 있다. 소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제목들은 처음 읽을 때는 다소 생경했지만, 각 '부'를 다 읽고 다시 읽어보니, 이해도 쉽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제대로 부합되서 더 좋았다.

카밀라는 양모 앤이 죽은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서른한 살의 젊은 대학원생과 재혼을 서두르는 양부 에릭과의 생을 정리하면서 지난 과거의 유물이 담긴 여섯 개의 상자를 건네 받는다.

그 상자로 친모와 출생에 얽힌 진실을 찾아 애인 남미계의 애인 유이치와 함께 진남을 방문한다. 친모는 진남여고를 다니던 여고생일 거라고 추측하고 카밀라를 안고 있는 여인이 친모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카밀라가 알게 된 사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여서, 카밀라는 엄청난 사실에 자살을 시도하고 앓아누울만큼 큰 충격을 받는다.

2부 카밀라

정지은의 친구였던 김미옥에게서 제보를 들은 카밀라는 진남여고의 교장인 신혜숙을 찾아가 정지은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그러나 신혜숙에게서 들은 진실은 참으로 엄청난 것. 자신의 아버지가 정지은의 오빠인 정재승이라는 사실이다. 이로 인하여 카밀라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유이치의 청혼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

진남 바다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카밀라를 구해낸 지훈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카밀라는 다시 진남을 찾아 정지은이 여고 시절 스캔들을 일으킨 최성식 선생을 찾아가게 되는데...3부 우리

한 가닥 희망을 안고 최성식 선생을 찾은 희재(카밀라)는 신혜숙 교장이 남편 최성식을 오해하고 그 의심을 해소하지 못하여 지은의 아기를 미국으로 입양시켰으며, 최성식과 지은은 오해를 일으킬 만한 행동을 한 것이 없고, 지은에게 임신시킨 사람은 오빠 정재승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잇단 여고 동창생들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된다.

책에서는 카밀라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언급하지 않지만, 나는 마지막에 만난 이희재가 친부가 아닐까 생각했다.

진실을 찾아가는 추리 소설이 아니고 감성에 호소하는 시적인 소설이기에 첫 문구가 너무나도 아리게 새겨진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다'

2012.9.21.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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