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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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황정은 지음

창비


대학생 딸아이가 좋아하는 작가라서 그 이름이 익숙해 선뜻 대출을 했는데, 내게는 이름만 익숙할 뿐이고 정작 읽어본 작품은 딱히 없는 모양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읽기 힘든 것은 아니련만 이렇게 정통적인 소설에는 크게 흥미를 못 느끼는 비루한 나를 다시 깨닫는다. 게다가 혁명이니 학생운동이니 하는 일들과 너무나 무관하게 살아온 타세 크게 공감하지도 크게 감동하지도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보니 그저 씁쓸할 뿐이다.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百의 그림자』, 소설집 『파씨의 입문』, 『아무도 아닌』 등으로 넓고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한 동시에 평단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명실공히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황정은 작가의 연작소설이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d」 (발표 당시 제목 '웃는 남자')와 <문학3> 웹 연재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의 두 편이 이어져 있다.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공명하는 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2014년 세월호참사와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이다. 왜 굳이 멀쩡한 이름을 나두고 영어 알파벳으로 d, dd라고 표기를 했는지는 끝까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주인공 d가 dd를 만나고, 또 dd를 잃고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d」 와 20년 간 함께 살아온 김소영과 서수경의 이야기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의 인물과 서사는 언뜻 보기엔 차이가 느껴지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같은 시대와 같은 장소를 오가며 '혁명'의 한 순간이 공명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혁명의 시대를 아무 고민없이 그저 살아온 사람으로 이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세대의 중간에 떡하니 끼어있는 나는 어찌 이를 받아들이고 생각해야할지 그저 먹먹해질 뿐이다. 나와는 별개로 친절과 불안과 비굴함이 섞여' 있었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d와 "내 딸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애들이 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를 생각하는 아버지를 둔 김소영과 김소리가 등장한다.

여기에 아침에 재방송으로 시청한 <대화의 희열> 유시민편을 통해 유시민의 지난 이야기와 또 황정은 소설의 d, 김소영의 이야기가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또 다른 자극으로 내게 다가온다.

2019.4.22.(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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