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실에서 읽은 시 담쟁이 교실 16
하상만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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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실에서 읽은

하상만 엮음 송진욱 그림

실천문학사

 

 학교에서 지구과학 시간에 과학 동시를 쓰는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직접 쓴 동시를 발표한다는 것이 좀 간지럽기도 했지만, 다른 친구들의 잘 쓴 시를 보면 이런 시들이 생각보다 멋있다고도 느꼈다. 그리곤 딱히 과학 시를 찾아보려 하진 않았는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수업 시간에 했던 것이 생각나서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이미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았었다. 그 때 인상적인 시를 고른 메모지가 아직도 책에 붙여져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시를 좋아한 것을 보면 시 취향은 한결같다고 느꼈다. 내가 고른 시는 손택수 시인의 <내 목구멍 속에 걸린 영산강>이다. 시의 내용은 할아버지는 붕어를 드시고, 돌아가신 후 땅에 묻혀 지렁이는 그 흙을 먹고, 붕어는 지렁이를 먹고 ‘나’는 붕어를 먹는다는 내용이다.

예전의 나는 이 시를 읽고, 먹이 사슬의 정점이 인간이라는 믿음을 깨트리는 시라고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약간은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다윈이 한 말 중에 “지구상의 모든 흙은 한 번은 지렁이의 몸을 통과했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 시 속의 할아버지도, 이후에는 ‘나’도 지렁이에게 먹힌다는 얘기이다. 덧붙이자면, 인간의 잘못으로 수질 오염이나 토양 오염이 발생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2018.8.16.(목) 이은우 (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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