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뇌 때문이야 - 알아두면 교양이 쌓이고 돈이 모이는 뇌과학의 세계
마리오 마르쿠스 지음, 강영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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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더 브레인'이라는 책을 통해 신비로운 뇌에 얽힌 다양한 얘기들을 접했지만

여전히 뇌는 우리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모든 게 뇌탓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니 또다시 뇌의 매력의 늪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는 fMRI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뇌의 일부가 환하게 되거나 활성화되는 사례들을 통해

실제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데 뇌 관찰을 통해 인간이 보여주는 행동의 대부분의 의미를

포착할 수 있었다. 흔히 독심술이라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초능력처럼 취급받곤 하지만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비만 있으면 굳이 독심술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았다.

표정, 육감 등으로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독심술을 비롯해 유리겔라로 대표되는 염동력(생각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능력)과 텔레파시(생각만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까지 초심리학의 세 가지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내용을 세분화하여 각 소주제마다 간략하게 결론을 정리해 놓아 읽기에 훨씬 수월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리 겔라의 숟가락 휘기가 사실 숟가락에 미리 질산수은 처리를 해놓은 속임수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초심리학적 현상들은 눈속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들을 재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보통 독심술이라고 알고 있는 것도

신체 언어를 읽는 것일 수 있는데 링컨 라임 시리즈의 '콜드 문' 등에서 활약한 동작학 전문가 캐스린

댄스가 어떻게 보면 현대적인 독심술사라 할 수 있다. 염동력과 텔레파시의 경우 현재 기술로 뇌 속을

관찰하여 재연할 수 있어 더 이상 비밀스러운 초능력이라 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데 만약 상대의 뇌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만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비롯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전에 읽었던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란 책에서도 어떤 자극에

따라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책에서도 fMRI 등의 기계를 통해 뇌의 활성화를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지만 만약 상대의 뇌 상태를 볼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이 온다면 마치 벌거벗은 것처럼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서 뇌를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는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과

만날 수도 없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다. 염동력을 현대 과학기술로 재탄생시킨

두뇌 제어 기술도 당장 장애인의 거동과 보행에 훌륭한 보조수단이 될 수 있는 반면, 두뇌 조작은

야누스의 얼굴과 같아서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선사할 수도 있지만 인류의 삶을 파멸로 몰아갈

수도 있다. 파킨슨병, 뇌전증, 뇌졸중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한편 인간을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데 기술개발과 활용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눈 없이 보거나 귀 없이 듣기, 전자 피부 등은 물론 뇌 속의 데이터를 USB 등의 장치를 이용해

뇌와 뇌끼리의 정보 이동 및 외부로의 데이터 전송까지 앞으로 뇌와 관련된 기술이 SF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수준까지 발전될 것임을 잘 보여주었는데 이와 함께 여러 윤리적인 문제도 대두될 것이어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까지 잘 시사해줬다. 이 책을 보니 뇌과학이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잘 알 수 있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에 실린 뇌만 남기고 육체를 없애버리는

'완전한 은둔자'의 지경에까지 이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가 점점 뇌에 관해

많이 알수록 우리의 삶의 모습도 엄청난 변화를 맞이할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뇌와 관련된

초심리학의 실체와 뇌 연구의 현주소 및 발전방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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