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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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로스키 가족이 새로 이사오자 줄리는 자신과 같이 놀 친구가 생겨서 마냥 기쁜데

동갑내기 로스키네 아들 브라이스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껌딱지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브라이스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줄리가 귀찮기만 한데...

 

예전에 영화로 미리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데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 얘기가 펼쳐진다.

제목인 플립(Flip)은 뒤집다 또는 정신이 나갈 정도로 열중하다 라는 뜻이 있다는데,

줄리가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한 상황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뒤에 상황이 역전되는 걸 의미하는

수도 있을 것 같다. 브라이스와 줄리의 시선을 번갈아가면서 두 사람 사이의 밀당(?)을 흥미롭게

보여주는데 전반전에는 줄리의 일방적인 쫓아다니기와 브라이스의 도망가기가 반복된다. 

일찍 성숙하는 여자 아이와 상대적으로 늦은 남자 아이의 타이밍 차이라 할 수도 있고,

원래 남자들이 자기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여자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인 점도

감안하면 자기를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는 줄리를 브라이스가 난감해하며 피해다니는 게 이해도 됐다.

그 와중에 줄리가 좋아했던 오래된 플라타너스 나무를 잘라버리는 사건도 발생하고,

줄리가 병아리 여섯 마리를 부화시켜 성장시키는 과정을 성공리에 보여주면서 과학 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여러 가지 사건이 줄리를 중심으로 발생하는데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조금씩 역전하기 시작한다. 특히 직접 키운 닭이 낳은 달걀들 중에서

제일 좋은 걸로 골라서 줄리가 브라이스에게 매일 주지만 브라이스네 집에선 살모넬라균을 우려하며

받지 말라고 하는데 차마 브라이스가 줄리에게 말을 못하고 매일 받아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딱 걸리면서 줄리에게 제대로 약점이 잡힌다. 게다가 장애가 있는 줄리 삼촌에 대해

부적절한 말을 하는 장면까지 들키면서 줄리의 마음이 돌아서게 되는데...

 

두 소년 소녀가 벌이는 아기자기한 사랑(?) 싸움은 딱 그 나이에 있을 만한 에피소드들이면서도

아이들의 성장소설로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을 줄리와

브라이스가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미묘한 차이를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는데 마냥 순수했던

시절의 마음으로 잠시나마 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왠지 어릴 때 TV에서 봤던

미드 '케빈은 열두 살'의 느낌도 놨는데 이 책이 좀 더 진지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이후 마지막에 나오는 바구니 소년 이벤트까지 줄리와 브라이스가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남기고 마무리되는데 서로가 빛나고 소중한 사람임을 알아보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지만 예쁜 추억을 만드는 사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들었다.

이젠 이런 동화같은 사랑을 하기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지만 '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난다'는 소설 속 문장이 현실에서도 이뤄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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