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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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의 책은 '골든 슬럼버'를 비롯해 '사신 치바''바이바이 블랙버드',

'남은 날은 전부 휴가'를 읽어봤는데 독특한 설정과 다양한 인물들이 엮어내는 얘기가 늘 흥미진진해서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은 그의 최초 연애소설집이라고 해서

과연 어떤 얘기일까 정말 궁금했는데, 전에 읽은 '바이바이 블랙버드'도 일종의 연애소설로 볼 수 있지만

전형적인 로맨스물과는 사뭇 달라 이사카 고타로표 연애소설은 그만의 색깔이 있을 것 같았다.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가장 큰 묘미는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후속 작품에서

계속 등장해서 각 작품이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어떤 작품에선 주연이었다가 다음 작품에선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엑스트라가 되기도 하고 비중

있는 조연 역할을 맡기도 하는 등 얽히고 설킨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재미가 나름 솔솔했다.

일본인 선수가 복싱 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설문조사를 하다가 만난 두 남녀,

복싱 선수의 누나의 소개로 복싱 선수인지 모르게 연락을 주고 받게 된 여자, 아내의 가출로 회사에서

큰 사고를 쳤던 남자와 아내 사이의 통장을 통한 화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악성 손님에게 시달리던

직원을 기발한 재치로 구해준 인연으로 사귀게 된 두 남녀가 한참 세월이 지나 새로운 인연으로

만나게 된 사연, 학창시절 자신을 왕따시켰던 동급생과 업무관계로 다시 만나 그녀가 개과천선을 했는지 살펴보는 모습 등 각각의 단편들이 독립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서로 다양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게 정말 언제 어디서 어떤 사이로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게다가 각 작품마다 미스터리 요소가 적지 않아 반전의 묘미까지 제대로 담아냈는데

사실 본격(?) 연애소설이라기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질긴 인연의 끈을 잘 풀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이사카 고타로와의 만남은 옛 친구를 다시 만난 그런 느낌이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처럼 이사카 고타로와의 인연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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