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에 관한 모든 것
파스칼 보니파스 지음, 정상필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학교 다닐 때 역사, 지리, 사회 시간 등에 항상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곤 한다는 사실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정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그리 낯설지는 않은데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를

냉전, 데탕트, 다극화 세계의 출현의 3단계로 나눠서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미국과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소련의 양 강대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재편된다. 양쪽의 극한 대결을 생각한다면 2차 대전에 이은 3차 대전이 일어나고도 남았을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보유한 핵무기가 섣불리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만드는

억제력을 발휘한다. 흔히 냉전하면 미국과 소련 양 세력의 보스를 중심으로 서유럽과 동유럽으로

양분된 유럽의 지형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에선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까지

냉전의 영향이 어떻게 확대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한국과 같이 냉전의 최전선이 된 곳이 있는가 하면

상당수의 국가들은 미국과 소련의 양대 세력에 줄을 서기보단 제3세력을 형성해 두 강국의 영향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려 했다. 한국에서 대리전을 치르긴 했지만 냉정은 심각한 무력충돌로 발전하진

않았는데 쿠바 위기를 맞으면서 절정에 달한다. 쿠바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 건설을 둘러싼 핵전쟁의

일촉즉발의 위기를 간신히 넘긴 미국과 소련은 직통 전화를 설치하는 등 데탕트의 시대로 접어든다.

이 책에선 1962년을 냉전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는데, 전략무기제한협정 등의 체결을 통해 미국과

소련은 조금씩 군비제한 노력을 시작한다. 기존의 극한 대립에서 서서히 화해무드가 조성되긴 하지만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냉전의 여파로 인한 분쟁은 끊이질 않았다. 이 책의 장점은 흔히 무시하기 쉬운

제3세계의 상황도 빼놓지 않고 언급해서 전 세계의 상황을 빠짐없이 조망할 수 있었다.

미국과 소련의 양극화 체제는 고르바초프가 등장한 소련이 붕괴의 길을 걷게 됨으로써 자연스레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게 되었다. 소련이 무너져 미국의 독주를 예상할 수도 있었지만

미국도 예전의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수 없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강호들이 등장하면서

다극화 체제로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2차 대전 이후 국제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거의 다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주요한 국제 분쟁이 망라되어 있었는데,

특히 주요국들에 비해 간과하기 쉬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문제들을 간략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걸 다 알 수 있다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1945년 이후의 국제 정세의 큰 흐름을 지도 등의 자료를 통해 보기 좋게 잘 정리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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