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많은 고양이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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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서 터서 실크 끈으로 교살당하는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피해자들 사이에 특별한 유사성을 발견하지 못한 채 고양이라는 별명이 붙은 살인범을 잡기 위해

뉴욕 시장은 엘러리 퀸을 특별 수사관으로 임명하지만 계속되는 살인을 막지 못하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악의 기원'을 통해서 여전히 매력적인 엘러리 퀸의 활약상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엘러리 퀸 후기의 대표작이라는 이 책에선 과연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초반부터 고양이로 불리는 범인의 연쇄살인이 벌어지지만 별다른 단서가 없는 상황이어서

특별 수사관으로 수사에 참여하게 된 엘러리 퀸도 속수무책이었는데 네 번째와 다섯 번째 피해자의 가족들인 지미 맥켈과 셀레스트 필립스를 조수로 고용하여 서로를 감시하게 하는 부질없는 시도를

해보지만 두 사람에게 비난만 받고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묻지마 살인에

뉴욕은 공포에 휩싸여 급기야 고양이 폭동이 일어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일어난다. 도시를 가득채운 연쇄살인마 고양이의 공포에 모두 제정신이 아닌 가운데

엘러리 퀸은 피해자들의 나이가 계속 어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러다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피해자의 나이가 동갑이라 나이 감소 수열이 깨어진 게 아닌가

그들이 태어난 날짜를 확인하던 와중에 결정적인 단서를 얻게 되는데... 

 

무려 아홉 명의 피해자가 나올 때까지 엘러리 퀸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초기작들에서 보여준 천재 탐정의 이미지는 후기작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 마디로 신의 경지에서 인간의 경지로 내려왔다고 할 수 있었는데 많은 피해자들이 양산되지만

각각의 사건이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아서 사건의 진도는 신속하게 진행된다. 

시작부터 다섯 명이 고양이에게 당한 상태였고 살인수법은 동일범의 소행이었지만

피해자들 사이에 어떤 규칙도 있지 않은 그야말로 묻지마 살인으로 여겨지면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인지라 시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지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그래도 살인 피해자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태가 일어나자 사건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데,

엘러리 퀸이 발견한 나이 감소 법칙이 단서가 되어 피해자들 사이에 숨겨진 공통점을 결국 찾게 된다.

그래서 일찌감치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고 범인을 잡기 위한 덫을 놓고 기다리는 숨막히는 과정으로

그냥 끝나는 듯 싶었지만 상당한 분량이 남아 있어 역시나 반전이 숨겨져 있을 거라 생각했다.

'국명 시리즈'나 '비극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본격 추리 스타일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인데 '라이츠빌 시리즈'를 비롯해 엘러리 퀸의 후기작들에선 더 이상 신적인 재능을 선보이는 엘러리 퀸을

만날 수는 없지만 오히려 엘러리 퀸의 인간적인 면모가 훨씬 더 풍겨서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도 정신분석학을 비롯한 사람의 심리적인 면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 듯 보이는데

사건들을 연결하는 기발한 설정은 작품들마다 늘 감탄스러울 따름이었다.

이제 검은숲에서 선보일 엘러리 퀸의 컬렉션이 몇 권 남지 않은 것 같은데

남은 작품들에선 과연 어떤 재미를 선사해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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