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리스트
리처드 폴 에반스 지음, 허지은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떤 짓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부동산 개발업자

제임스 키어는 어느 날 황당하게도 자신의 부고기사를 접하게 된다.

자신을 안하무인에 냉혹한 사업가로 평한 기사도 그렇지만

그 기사에 본 사람들의 댓글과 지인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데...

 

책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딱 찰스 디킨스의 명작 '크리스마스 캐롤'을 연상시키는 작품이었는데,

구두쇠 스쿠루지를 능가하는 냉혈한 제임스 키어는 우연히 동명이인을 착각하여 잘못 나간 자신의

부고기사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악플을 달아대는 자기 부하직원은 물론 애인도 자신이 죽었다는 소식에 아랑곳하지 않고

쇼핑질이나 하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정말 잘못 살아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래도 자신을 변호해주는 사람은 이혼 수속 중인 아내 사라밖에 없었는데

사라가 암으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다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수습하기 위해 비서인 린다에게 자신이 고통과 상처를 준

사람들 리스트를 뽑아보라고 하자 린다는 최강의 후보 5명의 리스트를 제임스에게 준다.

제임스는 자신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상대를 배신하고 약점을 잡아

삶을 망가뜨렸던 사람들을 찾아가자 그들은 다양한 반응들을 보인다.

원수같은 그를 문전박대하고 죽이려드는 당연한 반응은 물론 그냥 체념한 듯 그를 용서했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그에게 당한 후 독기를 품고 제임스와 똑같은 방법으로 훨씬 더 성공한 사람까지

자신의 잊고 지냈던 잘못의 결과들을 뼈저리게 느끼고 나름의 사과와 보상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아내 사라와 아들 지미와의 관계를 조금씩 회복해나가는데

딱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과 비슷했다.

자신의 부고를 통해 얘기가 전개되는 설정은 전에 읽은 '마녀에게서 온 편지 : 멘눌라라'와 유사했는데

솔직히 요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동화같은 훈훈한 얘기였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부고에 대해 보이는 악플에 

개과천선한다는 게 현실에서도 가능한 얘기일지는 의문이었다.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할 줄 모른다는 게 더 어이없는 일이었는데

암튼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훈훈한 얘기를 찾는다면 딱 읽기에 적절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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