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만든 사람들
현경병 지음 / 무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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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역사에 대해선 나름 관심이 있어

웬만한 내용은 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고대 유럽부터 근대 유럽의 서막까지의 역사를

대표적인 인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흔히 고대 그리스를 유럽 문명의 요람으로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는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깬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사실 현재의 유럽의 중심국가라 할 수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과는

전혀 무관한 나라들로 현재의 대국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미화시키기 위해

화려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를 자신들의 조상들로 둔갑시킨 것에 불과했다.

흔히 서양문명의 원류라 여겨졌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전통을 자신들이 승계한 것처럼 행세했던

유럽 국가들의 낯부끄러운 민낯을 본 느낌이 들었는데, 게다가 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은 로마의 전통을

더 오래 유지했던 동로마제국이 아닌 서로마제국을 자신들의 뿌리로 여긴다는 점이다.

로마의 적통이자 서유럽의 방파제 역할을 했던 동로마제국에 대한 평가절하는

그야말로 자신들의 역사를 자기들 입맛대로 왜곡하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이 책에선 기존에 우리에게 알려져 있던 유럽의 역사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보통 현재의 강대국들이 서유럽에 있다 보니 서유럽에 편중된 역사를

마치 유럽 전체의 역사인 것처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선 나름 서유럽뿐만 아니라 남유럽, 동유럽을 균형잡힌 시각에서 접근한다.

특히 고대 그리스와 로마문명이 꽃 피운 지중해 지역을

동양도 서양도 아닌 중양이란 신조어로 표현하면서 독자적인 문명으로 다루는 점도 독특했다.

시대를 대표하며 역사적 전환기를 마련했던 핵심 인물들을 선정해 역사의 큰 줄기를 살펴보는 방식도

나름 신선했는데 대부분 이름은 알고 있던 인물들이라 그리 낯설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이렇게 비중 있는 역할을 했었는지는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특히 러시아와 동유럽 일대를 정복했던 바투 칸은 상대적으로 낯선 인물이라 할 수 있었는데

동유럽쪽은 확실히 주류라 할 수 있는 서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졌음을 잘 보여주었다.

이 책을 보니 유럽이 민족으로도 크게 라틴 민족권, 게르만 민족권, 슬라브 민족권으로

구분해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부록으로 정리된 자료들을 보면

유럽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으론 유럽만의 단절된 역사가 아닌 동양과의 상호 영향 속에서 성장해나간

유럽의 역사를 체계적이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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