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피, 혁명 - 경제와 과학의 특별한 지적 융합
조지 쿠퍼 지음, PLS번역 옮김, 송경모 감수 / 유아이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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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간의 통섭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학과 경제 사이에

과연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선 최근 불어닥친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과 해법을

과학에서 있었던 혁명적인 사건 중 네 가지 사건을 통해 밝혀낸다.

그 네 가지 혁명으로는 누구나 손꼽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과

조금은 인지도가 낮은 윌리엄 하비의 혈액순환이론, 마지막으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었다.

이들 네 번의 과학혁명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완전히 바꾼 것으로서 

천문학은 지구를 중심으로 한 사고에, 의학은 체액의 균형 상태에, 생물학에서는 변하지 않는 종에,

지질학은 고체 형태의 지구에 집착하던 기존의 정태적인 균형 패러다임은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지구를, 하비가 몸을 순환하는 혈액의 존재를,

다윈은 진화하는 종, 베게너는 지구 중심부의 순환하는 전류에 의해 움직이는 대륙을

고안해냄으로써 순환적인 패러다임이 채택되게 되었다.

물론 과학혁명이 단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토머스 쿤의 이론에 따르면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생겨도 한 번 패러다임의 지위를 차지한 이론은 쉽게 폐기되지 않는데 끈질긴 저항에도 새로운 이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

과학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4대 과학혁명을 간락하게 정리한 부분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는데 전에 본 '영문학 스캔들'에서도 언급된 셰익스피어의 정체와 관련해서

윌리엄 하비의 이론이 등장한 시점으로 연관해 베이컨 등 거론되고 있는 다른 인물들이 아닌

본인이라는 증명을 하고 있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다음으로 앞에서 소개한 과학혁명을 통해 춘추전국시대라 할 정도인 경제학 이론들의 난맥상을

점검하고 있는데 신고전학파를 필두로 정말 다양한 경제이론들의 핵심만을 추려서 설명한다.

아무래도 경제와는 그리 친하지 않은 관계이다 보니

이론들간의 차이 등이 확 와닿지는 않았는데 대략의 큰 흐름은 파악할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재의 경제이론들이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대안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데 바로 다윈의 이론을 필두로 한 순환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

현재의 장기적 경제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세 가지 해결책으로 민간 부분의 부채 축적을 도모하는

정책들을 중단하고, 통화부양정책에서 케인스식 경기부양정책으로 바꾸며,

노동 관련 세금의 부담을 줄이고, 자본세의 비율을 늘리라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름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좀 더 논거와 사례를 보완해서 내용을 풍성하게 했다면 더 설득력이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전반적으로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특단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이는데 과학혁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은 저자의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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