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중간만 가라고 할 정도로 우리 문화 속에서는 두드러지는 것보단 남들과 비슷하게 묻어가는 게

좋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서 평균이라는 잣대가 모든 분야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교육분야에 있어 동일한 수준의 과목을 똑같이 교육하고 수능시험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점수를 산출하여 대학 진학을 시키고 있다 보니 창의력이나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키워내는 게 애당초 불가능한 구조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평균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허상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하면서 저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1940년대 말 미 공군에서 계속 일어나는 항공기 사고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 관한 얘기로 시작한다.

당시 조종석은 1926년에 잰 남성 조종사의 평균 신체 지수를 기준으로 조종석 규격을 표준화했는데

실제 위 치수에 맞는 조종사가 한 명도 없었다. 미국 여성의 평균적인 신체 지수를 바탕으로 만든

조각상 '노르마'도 실제 이 치수에 맞는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에서 평균적 인간을 바탕으로

삼아 설계된 시스템이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사회 전반을

지배하게 된 표준화는 비효율성을 최소화시킴으로써 여전히 평균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는 평균이 이상적인 것이며 개개인은 오류라는 케틀레의 신념과 한 가지 일에

탁월한 사람은 대다수의 일에서 탁월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골턴의 신념에 기초한다. 하지만

앞에서 본 사례와 같이 평균적인 인간이란 허상에 불과하고 인간의 재능은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적어도 인간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평균이 아닌 개개인성의 원칙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저자는

그 구체적인 기준으로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의 세 가지를 제시한다.

들쭉날쭉의 원칙은 평균이라는 일차원적 사고로는 복잡한 문제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다차원으로

이뤄졌으며 여러 차원들 사이에 관련성이 낮은 다양성이 오히려 조직에서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는

적절한 기준임을 잘 보여주며, 맥락의 원칙은 개개인의 행동은 특정 상황과 따로 떼어서는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으며 어떤 상황의 영향은 그 상황에 대한 개개인의 체험과 따로 떼어서는 규명될 수

없다는 것으로 누구나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이나 말을 한다는 걸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경로의 원칙은 어떤 특정 목표를 위한 여정은 똑같은 결과에 이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며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고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당신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개개인성의 원칙의 세 가지 하부 원칙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평균보다는 개개인성의 원칙이 훨씬 효과적이고 인간적임을 입증하는데, 특히 교육분야에서

학위가 아닌 자격증 수여, 성적을 실력으로 대체하기,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 허용하기라는 

세 가지 교육 모델을 제시한다. 획일적인 평균주의 시스템에 익숙한 우리로선 어떻게 보면 파격적일

수도 있지만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선 저자가 제시한 교육 모델들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평균이라는 잘못된 허상 속에서 소중한 가치와 가능성, 기회들을 낭비시키고 수많은

사람들을 좌절감과 열등감에 내몰았는지를 깨달았는데 교육제도 관련한 정책입안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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