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힘 - 인류 문명의 진화를 이끈
<독서의 힘讀書的力量> 편집출판위원회 지음, 김인지 옮김 / 더블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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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크리에이티브'라는 책에선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로

창의성을 들고 있지만 창의성의 바탕에는 무엇보다도 책과 독서가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은 중국 CCTV에서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서 5부작 시리즈로 방영된 독서 문명사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문자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책과 독서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아무래도 중국 TV에서 방영된 내용이다 보니 중국인의 시각에서 접근한 점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이 4대 문명 발생지 중에 하나여서 중국 역사 속의 사례들이 주로 등장하는데 갑골문자는

다른 고대 문명들보단 상대적으로 중국이 주요 발굴지여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문자가 발명되지만

이를 기록하는 수단이 제한되어 그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날의 기본적인 기록매체라

할 수 있는 종이가 기원후 105년 전한의 채륜에 의해 발명되면서 드디어 인류는 가장 완벽한 책의 형태와

문자 기록 매체를 찾게 된다. 중국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을 일찍 갖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제지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후 인쇄술의 발달에 있어선 표의문자인 한자를 사용하여

표음문자를 쓰는 서양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에 대해선

언급하지만 그보다 더 빠른 우리의 금속활자에 대해선 언급이 없는 건 몰라서 그런 건지 알아도 모른

하는 건지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렇게 종이와 인쇄술이 있어도 거기에 담을 내용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

할 수 있는데 동서양의 고전들을 빼놓을 수 없다. 당연히 중국을 넘어 동양을 대표하는 고전들이

소개되는데 공자의 '논어'와 노자의 '도덕경'이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었다. 이에 맞서 서양의

대표주자는 역시 고대 그리스의 삼인방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인데 독일 철학자

야스퍼스는 동서양의 정신적 지도자들이 쏟아져 나왔던 기원전 600년에서 기원전 300년까지를 인류 문명의 '축의 시대'라고 말하면서 동서양 모두 다양한 사상들이 꽃을 피우는 새로운 축의 시대가

도래하기를 바라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동양에서 서양으로, 다시 서양에서 동양으로 오가고 있다.

이 책에선 책에 얽힌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전씨가훈'이라는 책을 통해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현재까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낸 첸씨 가문의 얘기나 현존하는 중국

최고의 개인 장서루인 천일각 등 책과 독서에 관한 중국 역사 속 사례는 물론 현재 이뤄지고 있는 중국 내 다양한 독서운동까지 독서에 얽힌 다양한 얘기들을 담아냈다. 부록으로 세계의 독서

기록사와 책 속의 명언까지 말 그대로 책과 독서와 관련된 방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었는데

독서가 내겐 취미생활이지만 그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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