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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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작가는 처음 알게된 작가인데
글을 알딸딸하게 쓰는거 같다.
읽다보면 술 한모금 안한 내가 취하게 되는
묘한 구석이 있다.
사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많이 마시지도 못할뿐더러 쉽게 취하고 얼굴까지 벌게지는
나약한 내 모습을 마주보기가 괴로워 술 자리도 그리 반기진 않는다. 딱 한번 어머니가 돌아가시기전 자주 가서 드셨던 순대국집에 가서 순대국과 소주를 곁들여 마신게 다 였다. 그나마 몇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타들어 갈듯 벌게져서 헐레벌떡 음식점을 나온 기억이 난다. 제대로 취해보지도 못한채 난 어머니를 위해 취하지도 못하는 못난 아들이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며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 역시 술에 취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넘쳐난다. 술에 취해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도 지키지 못한 이도 있고 술을 마시며 죽은 동생의 애인에게 차마 말 하지 못했던 이야기.. 14년 만에 만난 친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게 남의 집에 쳐들어와 술판을 벌이다 이상한 성병에 걸린 남자까지 집에 들이고 그날의 친구는 그 남자와 무슨일이 있었는지 영영 연락이 끊기는 마는 이런 이야기들이 시끄럽고 술 냄새 진동하는 입술로 각자의 절실함과 안타까움을 독자에게 알딸딸한 기운에 빠지게 하는 작품이었던거 같다.

상당히 잘 읽히는 작품집이며 작가의 다른 작품집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 역시 알딸딸하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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