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갔어야 했다 쏜살 문고
다니엘 켈만 지음, 임정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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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인 '나'는 아내 수잔나, 네 살 난 딸 에스터와 함께 겨울 휴가를 떠난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빌린 별장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보다 좋았지만 그는 집주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며 가게에서 만난 여자에게 '얼른 가요.'라는 영문모를 소리까지 듣게 된다. 별장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그는 혼란에 빠져 그곳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다니엘 켈만 작가는 이 책을 다 읽는 데 45분이 걸릴 것이며 어느 부분을 언급해도 스포가 될 거라고 했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 옮긴이의 말까지 88페이지인 짧은 소설이지만 압도적인 흡입력과 주인공 '나'의 심리묘사, 그에 따라 왜곡되는 공간묘사는 정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6일간 일어난 사건들은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스터리하며 그와 함께 뛰어난 묘사와 빠른 전개는 다니엘 켈만의 책을 처음 읽는 나로서는 굉장히 신선했고 놀라웠다. 또한 쏜살문고도 처음 접해봤는데 얇고 가벼워서 이동시간에 읽기 딱이다.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한다는데 어떤 영화로 탄생될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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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좀 올 것 같지 않아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맘때치고는 너무 따뜻해요. 내가 말했다. 12월이면 이곳 위에는 눈이 쌓여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얼른 가요. 여자가 말했다.
뭐라고요?
얼른. 여자가 말했다. 얼른 가요. -p.30

 

 

영화에서는 한 인생이 망가질 때 재치 있는 대사가 나오면 기발해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암울하고 불쾌할 따름이다. -p.48 

 

 

하지만 어쩌면 나는 그에게, 그러니까 나에게, 그러니까 조금 전까지 나였던 그에게 이런 방식으로 경고할 수 있다. 어쩌면 파동을 일으키는 시간을 통해 그에게 외쳐 본다. 가 버려. 그에게 소리친다. 가 버려, 너무 늦기 전에. -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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