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핵 - 대한민국 모든 시민들을 위한 탈핵 교과서, 2014 올해의 환경책 / 『한겨레』가 뽑은 '2013 올해의 책' / 『시사IN』선정 '2013 올해의 책'
김익중 지음 / 한티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최근 에너지 부족으로 옥수수를 이용하여 천연에너지를 만들면 어떨까 라는 담론이 있었다. 자연에서 나오는 식물을 이용하여 오염물질이 아닌 천연연료라면 괜찮은 방법론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거대한 모순이 있었다. 옥수수를 키우려면 기본적으로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땅이 좁은 나라에서 불가능하다. 더 문제는 옥수수가 많이 수확되어야 하나, 보통 옥수수가 병충해나 기상이변에 모두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옥수수의 수확을 늘리기 위한 GMO 즉 생물유전자 변이된 종자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유전자가 변이된 식물은 단순히 작물 스스로가 아니라 주변 토양에 영향을 주고, 토양 내 미생물에서 토양생태계, 그리고 지하수까지 영향을 준다.

 

농지가 있는 부지는 항상 물을 대어주어야 하므로, 대부분 소하천 내지 개울가 근처에 있다. 하천 규모가 클 경우 수해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 있기에 배수문제와 급수문제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지하수의 레벨은 근처 하천에도 영향을 준다. GMO작물은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 게다가 잘 사라지지 않는다. 옥수수를 이용한 연료는 무리수가 강했던 모양이다. 게다가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해선 노동력이 필요하다. 최근 노동력은 인간의 노동력을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로 재배한다. 기계를 사용하면 연료가 소모되고, 장비가 많고 가동시간이 길수록 연료소비는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면 에너지를 어떤 대안을 내세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어려운 숙제이고, 난해한 질문이다. 20세기 후반으로 오자 한국에서 이 문제는 화두가 되었다. 산업화시대 검은 하늘과 더러운 하천은 산업화의 상징이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국민들은 병이 들고, 환경법의 시초인 공해방지법이 제정된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물류운송을 위한 운송수단인 자동차와 기차, 선박이기도 하나, 그보다 상품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전기였다.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은 댐을 이용한 수력이 있지만, 대부분 석탄과 석유를 연소하는 화력발전이었다. 화력발전의 문제는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키고, 대기 중 비산먼지, , 질산 및 황산 산화물이 부유하고, 비가 오면 산성비가 되어 지면에 내린다.

 

산성비는 호수와 토양에 유입되면 수생태계 및 토양생태계의 pH(수소이온농도)를 저하시켜 생물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화력발전의 대기오염저감시설을 설치도 한계가 있고, 에너지 수급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1980년대 핵발전소 설립이 추진되고, 지금 21세기 한국에서 골치가 아픈 월성, 고리 발전소의 사연은 국가적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한국탈핵>을 읽으면서 이 책의 발간이 조금 더 늦었다면 좋겠다고 여겼다.

 

책에서 경주의 지반이 매우 약하고, 지반이 약한 곳에는 지하수 유입과 빗물의 침투가 심하여 토목구조물의 안정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경주에도 핵발전소가 위치한 것도 있지만, 최근 1년간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은 핵발전소 안전에 큰 경각성을 주었다. 2010년대 올라오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재난은 일본 후쿠시마 발전소의 폭발이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지진과 해일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이며, 지진이 일어나면 화산폭발이나 쓰나미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지진 규모가 강진 규모에 이르면 아무리 견고한 구조물도 문제가 발생되고, 때에 따라서 붕괴 내지 파손이 발생된다.

 

지진이 중간 정도여도 집이 허물어지고, 건물은 파손된다. 일본 관동대지진 시기 많은 주택이 무너지고 화재가 일어난다. 보통 지진에도 화재가 위험하나, 핵발전소 인근은 더욱 위험하다. 지진의 1차적 사고는 바로 지각변동에 의한 구조물의 파손이나. 2차적으로 두려운 것은 지하에 매설된 가스, 수도, 전기의 손상이다. 일정한 유체유량을 지닌 이런 설비들은 어디서 중재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뿜어 나온다. 전기에 의한 스파크에서 가스가 포진되어 있다면 화재사고로 이어진다. 주유소나 가스충전소의 위험도 그러하나, 더 심각한 곳은 원자력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핵발전소이다.

 

후쿠시마 발전소에 대한 교훈은 핵폭발이 주는 위험을 알려주고, 20세기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인 체르노빌보다 심각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인근에 위치한 바다는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하다못해 주변에 위치한 지역도 방사능이 넘쳐나고 있다. 일본 수도 동경에 방사능 수치가 일반적인 지역과 비교하여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핵발전소가 위치한 곳은 대부분 중앙도심지보다 지역에 위치한 농촌 내지 어촌이다. 냉각수를 구하기 위해 바닷물을 이용하는 점에서 해안가에 더 많은 핵발전소가 있다.

 

국내 핵발전소는 바다를 끼고 있지만, 핵발전소 인근지역은 어촌만이 아니라 내륙으로 들어가면 농촌이 나온다. 그 말은 무엇이냐? 핵발전소가 문제가 생기면 그 지역만이 아니라 주변지역에 방사능이 퍼져가고, 시골지역이 인구밀도가 적다고 해서 무시할 사안이 아니란 점이다. 한국의 NIMBY 현상에서 가장 한심한 것은 중앙도심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 위험한 시설이 설치되어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심각한 문제는 사고에 의한 피해지역 설정만 아니라 식량의 문제이다.

 

자신과 멀리 있는 곳에 혐오시설이 생기면 당장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이나, 대부분 핵발전소가 농어촌이 위치함 해안가이란 점이고, 그곳에 나온 농수산품이 우리 밥상으로 올라간다는 점이다. <한국탈핵>에서 일본 후쿠시마 발전소 사고에 따른 일본 수산물 수입문제를 거론한 것도 있지만 국내 핵발전소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리도 그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더 상기할 필요가 있었다. 최근 부산 기장에 사는 친구에게 기장 고리발전소 주변에 사는 어민들에게 핵가스 중독이 있다고 들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수증기에 핵이 들어있고, 발전소 주변 지역과 해역에 분포하여 어민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반해 사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기장 해수담수화로 방사능 문제를 이야기했지만, 해수를 수증기로 만들어 물로 사용하는 것보다, 기장앞바다에서 잡은 물고기의 방사능오염치가 더 높은 게 아니냐는 말이다. 환경학적으로 생물농축에 대한 분석에서 상위포식계층에 갈수록 독성물질의 포함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독성물질이 오염된 멸치 100마리보단 농어 1마리가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과연 고리 주변의 어민이 위험한가? 라는 토론은 그런 식으로 어물쩔하게 넘어갔다.

 

이래저래 들으면 무서운 말이나, 적어도 <한국탈핵>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한국수력원자력공단에서 감춘 내용을 보면 사무실에서 나온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방사능에 노출되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암이다. 세포 내지 유전자 변이는 정상세포를 비정상세포로 만들고, 비정상세포가 증식하면 암으로 변이되어 각종 증세로 인명을 잃게 한다. 책에서 방사능으로 인한 암 발생 확률을 보니 핵발전소 인근 주민에게 높았다. 정부와 공단이 가해자지만, 한편으로 조사관이니, 정부가 어떤 세력이냐에 따라 핵발전소에 대한 정보와 안전대책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핵피아란 단어가 있다. 핵발전소와 관계되어 이권을 지닌 단체나 조직, 세력을 두고 한 말이다. 핵발전소는 핵발전 내지 원자력, 방사능 같은 위험물질을 다루고 있고, 게다가 이런 위험한 성분을 다루는 기술이나 연구단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반사람이 어떻게 핵발전을 다루고, 그 원리를 이해하는가? 제한적 정보와 제한적 접근이므로 대규모 자본과 핵발전 이론을 아는 일부 세력만 잡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아니면 해외에 있는 연구자와 기업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핵발전소만 아니라 공항이나 항만 같은 국가시설은 보안이 필요한 시설이다. 일반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으니, 핵발전소와 관련된 카르텔의 입장에 좌우되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대학교 전공으로 환경공학을 수학했는데, 핵발전에 대한 환경공학 전공에서는 국내 에너지 40% 정도이고, 대기오염을 만들지 않은 청정에너지기도 하나, 체르노빌 원전사고 같은 문제점이 있다고 기술했다. 다른 영역에서 대기오염과 관련된 서적에서 미국지하철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 사망자 중에 수천명이 폐질환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지하철 내 라돈가스가 폐에 침투하기 때문이라 했다. 라돈은 방사능 물질이다.

 

라돈이 아닌 세슘이나 스트론튬 등 물질이 나온다. 핵발전이나 핵폭발에서 발생되는 방사능물질은 20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매우 두려운 재앙이다. 문제는 핵발전소가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나, 한국은 아직도 계속 늘리려 하고, 30년 제한년도를 넘기고 계속 연장하려 하는 점이다. 후쿠시마발전소의 폭발이 지진문제도 있지만, 사용연한이 계속 넘긴 점도 있다. 결국 핵발전소가 많이 설치되고, 그 사용연한이 늘어갈수록 핵발전소 사고확률은 증가하고, 그에 따른 피해는 심해지는 것이다.

 

후쿠시마발전소 사고 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했으나, 없는 것은 아니다. 미미하지만 비가 온 날과 그렇지 않은 날, 계절에 따라 방사능 수치가 달랐던 것이다. 한국풍향기상에서 대부분 서에서 동으로 간다. 중국의 황사가 계속 오는 것도 이런 연유이다. 하지만 동측에서 서측으로 오지 말란 법도 없다. 대기기상은 일정하지 않다. 계절과 태풍, 기온 등 다양한 인자에 따라 공기의 순환이 바뀌기 때문이다. 자연 중에도 방사능이 존재하나, 사실 우리는 그 이상의 방사능을 일상에서 접한다. 매년 내지 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흉부 X-선이나, CT촬영, 조영술 촬영은 많은 방사능을 피폭하게 한다.

 

방사능은 피부로 닿는 것보다 신체 내에서 작용하는 것이 위험하다. 단순히 어느 제품에 방사능이 관리수치 이하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사능 피복수치의 총량단위의 검토가 필요하다. 1일 식단이 600g이라 하나, 사실 물과 음료까지 생각하면 3~6까지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문제에 대한 연구 기초자료도 없다. 원자력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원자력의 노출도가 높을수록 암에 걸릴 확률도 높다. 특히 어린아이와 여성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임신중인 여성에게 장애를 가진 태아가 나오거나 유산될 확률이 높다. 여성은 특히나 갑상선암이 위협적인데, 호르몬 작용과 관련하여 유전자 변이의 문제가 생사의 여부까지 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에 대한 환상과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이 일부 특수집단의 이해관계이라면 우리는 이에 대한 다른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 태양열발전이 두각 되고 있다. 태양열발전을 하면 많은 토지를 소모한 것은 분명하나, 핵발전소 사고처리에 들어가는 금액이나 혹은 핵방사능 폐기물처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핵폐기물을 처리하려면 고준위 처리해야 하나, 한국의 지역이 넓은 것도 아니고, 최근 지진현상을 봐도 지질학적으로 안정하지 못하다. 지하수처리도 쉽지 않다. 단지 쉬운 길만 선택하면 어려운 뒤처리가 남은 것이다.

 

태양열발전이 되면 각 가정이나 주변 생활에 보급되어야 하기에 보편적인 시설이 된다. 그러면 일부 특정계층에게 이익이 가는 게 아니라 공공성을 띄게 된다. 산업화규모에서 어떤 특정계층에게 시장이 열린 게 아니라 수많은 산업체를 요구한다. 전기도 가정에서 생산하게 되므로 한국수력원자력공단의 전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에너지권력이 분산되면 분명 누군가는 손해 본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책에서도 좋은 사례를 보여주었지만, 태양열 발전을 하려면 강도와 재질을 고려하여 설치하면 충분하다. 고속도로 방음벽 안쪽은 몰라도 외부는 문제가 없고, 건물 옥상이나 창문 역시 가능하다.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많은 연료가 소모되고, 이에 따른 열과 대기오염물질 발생은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최근 전기자동차의 보급에서 자동차 연료로 들어가는 전기충전소의 보급에서도 문제가 있다. 전기는 무공해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은 공해가 발생된다. 사람들은 다들 환경이 소중하다 말은 하지만, 자신이 사는 집주변에 맑은 공기와 깨끗한 생수만 즐기면 그만이다. 더 멀리 있는 지역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핵발전소에 발생되는 전기를 송전탑으로 전달하려면 많은 건설비와 관리비가 필요하다.

 

대도시 인근에 핵발전소가 위치하면 전기를 안전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지만, 자신이 사는 생활지에 거부하는 심리에서 이중적 잣대가 드러난다.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핵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이 후쿠시마발전소의 사고가 터지기 전에 방문했다고 한다. 일본의 핵발전소에서 지역주민에게 지원하는 예산이 한국의 10배 정도라는 말을 듣고 한국 주민들이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부산 기장군 장안에 위치한 고리에 핵발전소가 있기에 기장주민은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인명사고가 일어난다.

 

핵발전소 건설이 한국에너지정책에 당장 이득은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환경안전에서는 치명적인 독이다.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사고는 자신의 의지보다는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토대에서 발생된다. 사람들이 심하게 착각하는 점은 핵발전소가 주변에 있어도 피해가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사능 역시 생물농축에 따라 수십 년 뒤에 발현되고, 그것은 자신들의 후손에게 일어나는 점이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피폭 같은 사고뿐만 아니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투하된 핵폭탄의 피해가 3대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다. 핵방사능의 피폭만 아니라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 후유증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으며, 하다못해 그들의 자손까지 건강에 큰 문제를 주었다.

 

핵발전소에 대한 인식을 고려해야 하는 점은 오늘날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이다. 우리의 삶을 위해 폐기물들을 마구 남발하면서 그 책임을 후대에게 돌리고 모른 척하는 것은 얼마나 비겁한 일인가? 또한 우리가 앞으로 건강하게 살아가야 한다. 암이란 질병은 참으로 무섭다. 암은 외부에 침투하는 질병이 아니라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암을 발견하기도 어렵고, 발견해도 치료가 어려우며, 치료 후에도 재발 내지 전이되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고통과 상처를 안겨준다. 핵발전소를 모두 없애는 것도 아니고, 점차적으로 감소시키며,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기술을 발전 및 보급이 중요하다. 환경을 위해서라도 안전을 위해서라도 아니라면 가족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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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8-15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인들에게 강추강추 또 강추하는 책 중 한권이네요^^

만화애니비평 2017-08-16 09:02   좋아요 0 | URL
조금 더 보완하여 재발간하면 좋겠다는 생각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