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제로 우리나라를 지배하여 강탈하고 치욕을 주던 시기, 일본에도 다양한 인간들이 존재했다.대부분은 흔히 말하여 군국주의정신 "천황폐하 만세"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신들의 우월감에 젖은 인간들이 넘치는 반면, 그러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가령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제2차 세계대전에 강제차출 되면 일본군 내에서 많은 말썽이 있었는데, 일본인은 1등 황국신민이고, 우리는 2등 황국신민이란 딱지에 불평등한 조치가 내려졌다. 물론 다카오 마사오군과 같은 아주 훌륭한 대일본제국의 장교들은 언제나 천황폐하를 위해서라면 초개처럼 부하들의 목숨을 버릴 각오는 되어 있지만, 막상 초개처럼 버려질 운명의 조선인들은 군 내부에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내부에서 탈영하여 독립군이나 광복군, 혹은 연합군 진영으로 넘어가 반대로 그들의 군사조직에 편입되어 활동하기도 했다. 물론 일어와 한국어가 되는 점과 더불어 외국어까지 되는 사람이 있다면 일본군을 상대하는 작전에서 매우 유익한 방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조선인들의 탈영 내지 불성실한 자세만으로 일본군 내의 골치만이 아니었다. 일본군 내에서도 일본인 역시 골치가 아픈 자들이 있었다. 일본인 내에 마르크스주의자 내지 아나키스트들은 자신들의 총구가 적의 진영이 아니라 적의 진영으로 달려가는 일본군에게 향한 채 발포한 경우도 있었고, 무기를 정리하여 일본군이 퇴각할 대 그 무기가 그대로 상대진영에 가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인인데도 한국 독립군과 같이 연대한 부류도 있고, 한국 아나키스트와 결혼한 일본인 여자도 있었다. 한국 독립운동에 헌신한 박렬 열사의 아내는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라는 여자다. 그녀는 일본에 대한 반정부세력으로 낙인찍혀 사형을 당해고, 그녀의 무덤은 한국의 박렬 열사와 같이 모셔져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무조건적으로 일본인에 대한 적대의식은 가지는 것은 바르지 못하며, 오히려 일본인 중에서는 한국의 독립과 광복, 그리고 자유와 평등을 원한 자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에 대해 직접적인 원조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일본의 제국주의 활동에 크게 반대하는 인물 중에 코바야시 다키지란 인물이 있었다. 그의 유명한 소설로 <게공선>라는 작품이 있다. 마르크스주의 노동문학에서 일본의 대표적 작품이다. 게공선은 공장도 아니고, 배도 아니다. 배라면 분명 어선 관련 법을 적용하고, 공장이라면 공장법을 적용받아야 하나, 그 두 가지가 아니므로 이들은 갖은 착취와 억압,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힘든 생활을 한다.


인간이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착취를 당하면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며, 육체적으로 파멸한다. 총을 들고 있는 감독대행이란 자는 심심하면 위협하고 같은 인간인대도 불구하고 악랄한 행동만 골라서 한다. 게공선은 실제 있었던 일들을 토대로 만들었으며, 아주 잔혹한 사실은 배가 침몰되어도 배 안의 선원노동자는 아무런 위로와 배상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가 침몰하여 보험금을 선주가 타는 것이다. 배는 오래 되어 고장이 잦으며, 상태가 좋지 않아 늘 수리가 필요하다.


배가 가라앉기 전까지 노동자들이 고생하고, 배가 가라앉으면 노동자는 죽는다. 그들의 고생과 죽음은 다시 선주의 주머니의 화폐로 이어진다. 그런 모습을 보며, 사조산업의 선원들이 처해진 광경은 왠지 코바야시 다키지의 <게공선>과 유사하게 보였다. 정말 배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하루에 8시간이 아니라 그 배를 일하는 경우도 많고,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상을 쉽게 당하며, 조선소에서 용접공들은 사고사로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라는 공간은 육지에서 멀어져 있어 우리는 제대로 알 수 없다. 그들의 거칠고 나쁜 환경은 인간들의 마음을 황폐화 시킨다. 선원이 마도로스라는 이름으로 낭만적인 이름을 르넹상스 이후 유럽에서 달고 다닐 수 있겠지만, 목숨을 담보로 하고, 죽어도 시체조차 가져갈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저 죽을 때까지 일하거나 죽지 않아 하선한다면 가난에 의해 여생이 힘든 경우가 많다. 배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함에 의해 탄다. 가난이 죄가 아니라 하더라도, 세상은 그들은 죄인처럼 만들어준다. 배를 타는 사람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처우와 현실을 개선하고, 그들에 대한 보장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외국사람들이 들어오게 된다. 외국사람 역시 한국사람처럼 인간이다. 그들이 피부와 머리카락 색이 다르다고 하여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존엄성을 받지 마라는 것을 우린 주장할 권리는 없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배타적인 인간상으로 그들은 배척하고, 그들을 업신여긴다. 과거 미국이나 유럽에 일하러 가면 우리 역시 부당한 억압과 차별에 시달렸다. 왜 인간은 기본적인 중요한 점은 망각하는가?


더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저런 배를 타는 것은 남자다. 나이를 보니 40~50대 사이가 집중적으로 포진하고 있었다. 그들은 집안의 가장이며, 집에는 아내와 자녀들이 있다. 그들이 죽어 보상금이 나오더라도 생계수단이 막막해지는 것이고, 남편과 아버지 없는 설움은 그대로 이어간다. 죽는 자가 나오면 죽은자보다 더 불쌍한게 그들의 가족이다. 


아직 세월호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 억지로 찢어진 상처에 바느질을 하여 오히려 상처를 감추려다 더 심각해지는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번 사조산업 선박사고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안전불감증만이 아니다. 그들이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상관없고, 그저 이익만 추구하거나 또는 대다수 국민들은 자기가 안 당하니 상관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타는 사람은 배를 타고 싶어 타는 것보단 탈 수밖에 없기에 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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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3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12-03 14:24   좋아요 0 | URL
게공선 제법 유명하더군요. 좋은 책이니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