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F에 와서 많은 것을 보고 갑니다. 이번 PISAF 행사는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 즐기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사무실 업무가 있어서 3박 4일에서 2박 3일로 끝나게 되었네요. 오늘 2박을 보내고 3일차는 지방에 내려가서 사무실 출근합니다. 그래도 강연 내용을 제대로 듣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한 직접 사회자, 발제자, 토론자로 나오신 교수님과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국대학교 김윤아 교수님, 공주대학교 이화자 교수님, 한림대학교 권재웅 교수님 등과 인사를 나누었으니 다음에 또 만나면 술 한잔 하면 되죠.

 

 

이번 학술대회 포럼에서 아시아 애니메이션에 대한 가능성을 계속 탐구하는 것인데, 예전부터 PISAF에선 이런 큰 테두리 안에서 계속 연구하려 했습니다. 작년에 업무로 인해 가지 못했으나 대략적으로 국내·외 교수진들과 연구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단지 이번 특징은 연상호 감독의 작품과 신보 아키유키 감독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가 나온 것이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우선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과 <사이비>에서 저는 <돼지의 왕>은 영화관에서 보았으나 아직 <사이비>는 보지 않았습니다. 전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학원이란 공간이 폭력으로 얼룩지는 것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란 말처럼 학교폭력은 단순히 문제학생보다는 우월주의에 의한 차별에서 태어난 것이죠. 문제아로 찍힌 철수를 보면 가만히 있으면 그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나름 가정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 2 친구를 괴롭히는 학생들과 계속 싸우다가, 자살을 하게 되는 모습이 나오죠. 겉으로는 학원폭력과 가난이라는 이유로 멸시당한 것에 대한 최후의 발악으로서 말이죠. 그러나 이면에는 다른 친구가 그를 옥상에서 밀어 강제로 추락사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는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연하신 연구자 발제에서, 그분은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서 네티즌의 리뷰를 보았으나 근원적인 영역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물론 그 리뷰어 중에 한 사람은 저도 마찬가지나). 그것은 억압받은 피지배층의 연대는 가능한가? 라는 질문에서 연대는 불가능하고 연대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결과는 부정적이란 사실입니다. 그 원인은 어느 문제에 봉착할 때 그 근본 지점을 하나씩 풀어가기보단 그저 빨리 회피하고 싶다는 인간의 급성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돼지의 왕>에서 철수를 밀어 죽인 이유는 철수가 극단적 태도를 버린 것에서 시작하죠.

 

 

철수 어머니는 가난한 여성으로 생계를 위해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활동합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결국 사회적 불평등과 문화적 불평등 더 나아가 근본적인 교육적 불평등으로 이어집니다. 어머니의 직업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에게 아무 죄가 없지만, 결국 그 영향이 가는 구조에서 말이죠. 철수의 극단적 반항은 바로 어머니에 대한 가족문제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철수를 위해 새로운 삶을 제시하면서 철수의 삶은 다르게 전개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결국 철수의 친구가 집단 괴롭힘 내지 왕따로부터 벗어날 기회가 박탈되는 셈이죠. 그렇다면 누군가는 계속 그런 자리에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그것을 하나의 신화로서 승화시키는 방법이죠. 결국 철수의 죽음은 철수 친구무리를 괴롭히는 학생들의 문제로 종결지으면서 철수 친구들은 폭력으로부터 벗어납니다. 하지만 폭력에 대한 해결은 사회구조적인 합의 내지 원만한 대화가 아니라 폭력의 극단적 수단인 죽음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극으로 몰아 파멸시키는 방법이 과연 사회적 연대로 정당한가? 그런 점에서 과거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예로서 들 수 있겠죠. 이데올로기를 떠나 흔히 말해 진보진영이라는 사람들이 자기네들 사람을 제외함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전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죠.

 

 

바로 연대라는 지점에서 <돼지의 왕>은 누군가 희생시키는 방법은 결국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또한 <사이비>는 인간의 근본적인 모습과 그 근본적 모습에서 멀어진 인간의 외적인 형상에 대해 괴리감을 보여주더군요. 인간이 갑자기 나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떤가에서 평소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 급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원래 사람은 나쁜 것인가 아닌 것인가에서 원래 나쁜 사람이 겉으로 착한 척하는 것이라 볼 수 있죠. 도저히 논리적이지 못한 상황을 두고 비논리적인 억측으로 몰고 가는 사이비종교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을 봅니다.

 

 

인간의 얼굴이란 가면에서 우리는 2가지로 대하는 것이죠. 하나는 극단적으로 믿는 것과 하나는 극단적 배타적인 요소로 이분법적으로 세상살이를 하는 점이죠. 이런 모습은 인간의 연대에서 극성끼리 모여 배타적 자세로서 우월감을 느끼기 다른 누군가를 밟고 무시하거나 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런 방법들이 과연 올바른 연대인가? 라는 질의에서 그것은 아니고, 우리 한국사회는 이런 비정상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연대로서 잘못된 결과를 도출하는 셈이죠. 그 원인은 근본부터 고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당장 답을 내놓는 것을 바라며, 그것을 위해서는 누군가 희생되어야 하는 신화적인 은폐와 조작이 탄생하는 셈이죠.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발제한 분은 곽영빈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의 연구원이고, 토론자는 강윤주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입니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다루는 세션에서 이제 다른 작품으로 다루는 세션으로 넘어갔습니다. 2010년대 애니메이션에서 큰 흐름을 만든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가 나오더군요. 이 주제의 발제는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학교 인문학자인 아키코 스가와 시마다 교수님이고, 토론자는 국립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이화자 교수님이었습니다. 출처의 소개에서 먼저 <요술공주 샐리>부터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까지라는 마법소녀의 파워를 말해주는데, 이것은 상당히 오덕적인 영역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생각 이상으로 인류학적인 요소가 강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에는 마법소녀 내지 마녀라는 개념이 없었고, 마녀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온 개념입니다. 마녀는 추하고 못생기고 악하고 아주 나쁜 존재로 그려지며 대부분 늙은 할머니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은 서구사회의 논리에서 여성-남성의 이분법적인 관계에서 여성을 하위로 두고 억압하기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입니다. 중세유럽 고전주의 시대에 여자는 아주 불결한 존재이고, 여자의 월경은 거의 악마의 장난으로 볼 정도였죠. 그런 고전주의 시대에서 마녀의 존재는 없었으나 17~18세기 마녀사냥이 시작하면서 마녀라는 존재가 결국 사회를 좀 먹는 인간이 된 셈이죠.

 

 

마녀는 없으나, 마녀가 필요한 이유는 누군가 희생함으로서 다른 누군가 이익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입니다. 또한 십자군원정 이후 급박한 재정 상태와 정치적 불안함은 마녀사냥이란 광기로서 그 반항심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겁니다. 마녀의 이미지가 일본에 넘어가면서 마법소녀로 변경되는데, 그러한 마법소녀의 존재는 일본 애니메이션 장르의 하나로 자리를 잡습니다. 이번 발표를 두고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학과 박인하 교수님도 참 관심을 가지셨는데, 그 이유는 박인하 교수님도 예전에 논문을 저술하실 적에 마법소녀에 대한 장르연구를 했기 때문입니다.

 

 

마법소녀의 문제점은 여성이란 존재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느냐 입니다. 그것은 성적으로 생물학적인 섹슈얼리티 내지 더 나아가 사회적인 젠더로서 다양한 조건이 따르기 때문이죠. 본래 일본은 2차 세계대전까지 군국주의국가로서 파시스트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여성은 매우 인권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에서 여성은 남성 아래서 인구생산(군인)을 위한 성적인 착취, 그리고 전쟁터에 나간 남자들로 인해 산업경제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 일본이 전쟁이 끝나고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으로 통해 군수물자 기지국이 되면서 경제성장을 누렸습니다.

 

 

경제성장에서 산업구조는 농업과 어업 중심이라면 옆 나라의 전쟁으로 공업화가 되어 산업구조는 기계 및 중화학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토목산업(항만 및 도로)과 부동산경기가 성장하고, 특히 무역으로 인해 해양 쪽에 많은 이익이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력의 충원, 대가족에서 소그룹인 핵가족으로 변모되면서 여성 역시 산업일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이것은 경제적 입지를 가진 것 동시에 사회에서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권리가지 오른 겁니다. 일본에 1987년 일본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기존에 산업구조에서 남성만이 차지한 게 아니라 여성도 새로운 경제인구로 등장한 셈이죠.

 

 

이런 사회적 구조가 마법소녀 변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맨 처음 마법소녀들은 그저 수동적인 연애관계에서 남성의 마음에 들어야 하죠. 가정에 충실하고 소녀다운 성향과 취미, 그리고 아직 사춘기 내지 그 이전의 소녀로서 성인여성에 대한 동경심이 작용했죠. 어린 소녀의 목적은 성인여성이 되어 남성의 사랑을 받는 것, 결국 마법이란 여성을 남성에게 필요한 존재로서 길들이게 되게 하는 하나의 헤게모니인 셈이죠. 그런 요소는 1970년대까지 진행되다, 1980년대 올라오면서 버블경제의 문제로 여성의 경제활동이 소비사회의 큰 축으로 대두됩니다.

 

 

서브컬처에서 미소녀 내지 로리콘 중심이 되는 남성중심 콘텐츠에서 역으로 BL, 백합 등의 여성만의 취향이 도래하고, 이것은 21세기 하위문화 시장에서 큰 축을 형성합니다. 그런 관계는 마법소녀에게 하나의 아이콘으로 등장하고, 그저 남자의 사랑을 받는 마법소녀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이 등장하고, 갈등의 관계에 놓입니다. 즉 사회적 여성들의 적은 남성이 아니라 남성이든 여성이든 사회적 지위로서 대립관계가 형성되는 점이죠. 이전에 신체적인 요소는 성인여성이 되는 것은 큰 키와 풍만한 가슴 그리고 여성의 매력을 중시한다는 것이나, 이제는 사회적 대립구도로 등장하는 것이죠.

 

 

계속 여성의 학력과 경제력 성장은 단순히 내적인 영역이 아니라 외적인 영역에서 마법소녀의 역할이 대두되고, 사회적 문제나 일상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마법소녀가 등장하게 되죠. 그들은 사회적 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점에서 마법은 환상이라도 그 환상의 공간에서 욕망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 환상적 공간으로 통한 사회적 문제해결이란 새로운 경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지만 <미소녀전사 세일러 문>의 경우 전사로 나온 미소녀들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나, 턱시도가면에 의해 힘을 발휘하는 히로인 우사미의 모습에서 여성은 혼자의 힘이 아니라 남자의 힘이 없으면 큰 위기해결을 하지 못하는 요소가 나타납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마법소녀들은 남성사회의 기존 이데올로기에 대한 긍정 내지 수호라는 헤게모니로서 움직였다면, 이번에 등장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마법소녀들은 기성사회의 수호라면 이번에 등장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마법소녀들은 대다수를 위한 마법소녀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싸우기도 하고, 특히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반역의 이야기>에서 호무라의 악마화는 결국 마법소녀의 공식을 파괴한 셈이었죠. 아쉬운 것은 마법소녀의 강력한 힘과 매력을 보여준 것은 좋으나, 교수님이 의도한 시간이 너무 부족하여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못한 점, 발제자이신 스가와 교수의 발표를 하면서 통역자분이 이 작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점, 토론을 맡으신 이화자 교수님도 일본어가 아주 유창하나 이 작품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질의한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으나 일반적인 마법소녀에 대한 내용이었고, 이 작품에서 의미하는 바를 두고 근원적인 요소로 가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는 마법소녀 장르에서 상당히 안티테제로서 큰 전환점을 보여주었습니다. 큐베하고 계약한 소녀는 소울잼을 받음으로써 그 힘으로 마녀를 제거하나, 막상 그 일을 하면 할수록 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 겁니다. 논문이 영어로 되어 문체 전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고, 게다가 발표자의 시간문제로 제대로 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저는 질문했죠. “기존의 마법소녀는 기존 사회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수호하는 것이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는 그런 구조에서 벗어납니다.”

 

 

통역하신 이화자 교수님은 제 말을 스가와 교수님에게 전달했지만, 제가 전달한 내용보단 강연한 내용을 비슷하게 말하더군요. 제가 일어나 영어를 잘 하지 못하여 어떤 말을 정확하게 한지는 파악하지 못하나 제가 원한 질의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제가 교수님에게 마도카의 팬이란 점, 또한 제가 오타쿠란 점을 밝혔습니다. 게다가 교수님의 발표용 프린트물을 넣은 바인더 자체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그림이 새겨진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작품을 좋아하는 것만으로 매우 기쁜 표정을 짓더군요.

 

 

그러나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목요일 발표당일은 시간적 여유로 제가 다른 분과의 저녁약속으로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나왔지만, 금요일 다른 강연에서 그 교수님이 오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 미숙하나 영어와 일어를 섞으면서 교수님에게 질의를 드렸죠. 제가 주목하는 것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마법소녀 내지 마녀가 된 존재에 대한 점이죠. 우선 그 이전의 마법소녀로 활동한 중세의 아가씨, 클레오파트라, 성녀에서 마녀로 된 잔 다르크의 경우는 인류문명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이란 점입니다.

 

 

이에 반해 마도카를 비롯한 5명의 소녀는 문명화를 지나 도시의 마천루 전경처럼(직접 그 장면을 교수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공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자본주의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이죠. 문명에 대한 역사적 관찰에서 결국 문명의 전쟁은 누군가 타인을 약탈하여 지배하기 위한 하나의 착취로부터 시작입니다. 그 전쟁에서 문명화를 겪었다는 점에서 현대는 전쟁보다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타인을 착취합니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현실에서 상당히 무기력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무기력한 인간들이 마녀에게 홀린 것이란 점은 결국 인간은 자신들의 이성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영역에서 자리 잡은 자기파괴가 삶에 대한 욕망이 사라진 것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에서 하버트 마르쿠제의 <에로스와 문명>에서 “자연의 착취를 할 수 없으면 그 착취의 대상은 인간으로 변한다.” 것처럼 인류의 문명화란 결국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큐베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속임수로 보일 수 있으나, 큐베는 그런 인류문명에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합리적으로 대변하는 관념적 존재인 겁니다. 큐베는 큐베 그 자체의 존재가 아니라 큐베로 매개되어 보인 것입니다. 흔히 군중의 전체의지에 따른 이기심이 하나의 정당한 권위를 얻을 경우,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어느 약자는 희생당하고, 그 희생양은 처음에 숭고한 존재로 비추어지다가 어느 순간 희생당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어린 소녀들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희생당하는 존재로 되는 겁니다. 왜 마도카가 모든 마녀를 없애도 이상한 존재들은 계속 등장할까요? 마녀라는 존재가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부작용을 대신 액막이용으로 사용되다가 그런 매개체가 사라지게 되어 새로운 악령이 출현한 셈이죠. 교수님께 또 이야기 드린 것인 산업화와 도시화는 환경을 파괴하고, 그것이 발푸르기스의 밤이 된 것이라 말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태풍이 와도 토네이도 같이 내륙에서 발생하는 돌풍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토네이도가 간헐적으로 발생하여 피해를 주는데, 일본에서 슈퍼 셀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소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토네이도와 같은 돌풍이 발생하려면 열에너지와 더불어 수증기가 필요합니다. 기상정보를 참조하면 토네이도 평지 같이 바람의 흐름이 더딘 곳에서 자주 일어나는데, 산업화와 도시화는 산을 없애고 평지를 늘리며, 바람의 흐름을 막습니다. 흔히 바람길의 조성이 있는 이유는 도시의 공기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결국 열이 빠지지 못해 열섬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열섬현상은 일반적으로 같은 기온조건이라도 3~4도가 더 높습니다.

 

 

공기의 정체, 높은 열, 그리고 습기가 많은 일본에서 고기압의 정체가 결국 지표면에 공기압이 증가되어 이것이 하나의 회전운동으로 변화합니다. 환경공학 전공자로서 판단하자면 도시화와 산업화는 대기오염과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최근 지구온난화로 태풍의 발생빈도와 위력이 증가하였습니다. 열에너지가 그만큼 축척된 셈이죠. 그런 과학적인 부분을 말씀드리니 스가와 교수님이 매우 놀라시더군요. 문명화와 더불어 도시화, 공업화는 인간의 자연생태계 붕괴로 이어지고 결국 자연재해로 일어나죠. 일반인들은 마녀의 존재를 모른다는 점이고, 발푸르기스의 밤이 하나의 기상재해로서 보여준다는 점이죠.

 

 

발푸르기스의 밤이 온다고 해서 세계가 망하는 게 아니라 마도카가 사는 도시에 큰 타격을 주는 셈이죠. 이게 인간이 그동안 자연과 인간을 억압하고 착취한 대가라는 점에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는 기존 마법소녀의 안티테제로서 어떻게 보여주느냐로 되겠죠. 참고로 교수님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여성의 직업을 강조했습니다. 마도카의 어머니는 전형적인 도시형 커리어우먼, 어머니 친구는 마도카의 선생님이란 점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더군요. 약간의 페미니즘 즉 여성주의로서(우리나라 여성가족부에서 말하는 개념은 전혀 페미니즘은 철학사상적으로 전혀 페미니즘이 아니에요.) 마법소녀 장르가 성장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참고적으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외에도 <케이온>을 아느냐 물어봤더니 아신다고 하더군요. 마도카도 케이온도 팬이고, 제가 이 작품에도 페미니즘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니 동의하시더군요. 대신교수님의 입에서 유리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그거은 바로 백합이었죠. 물론 동성연애로 치부하기에 분명히 지나치겠지만, 백합 요소라는 여성의 친밀한 모습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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