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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원칙
박종인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복잡한 원칙은 원칙이 아니다. 원칙은 간단해야 한다. 몇 가지 원칙만 익히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
- 서문 중에서.
글은 쓰면 쓸수록 더 어렵게 느껴진다. 사실 내가 쓰고, 써온 게 글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 좀 광범위하게 내가 쓰는 모든 것들이 글이라고 볼 수 있다면,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어느 순간엔 생각이 잘 표현되다가도 어떤 때는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기도 하고, 또 당시에는 참 뿌듯한 마음으로 썼던 글이 나중에 읽어보면 창피함에 고개를 못 들 만큼 엉망일 때도 있다. 가끔 나의 글쓰기는 왜 이렇게 불규칙하고 멋대로일까를 생각해보곤 했는데, 그 이유를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원칙. 원칙이다. 글을 쓸 때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꾸준하고 일관성있게 글을 쓰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패턴이 형성되어 개성을 담아낼 수가 있다.
이 책에서는 글을 철저하게 상품으로 취급한다. 어찌보면 애석한 일이기도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글의 종류에 따라 순전히 상품으로 인식하고 생산되어야 할 글이 있고, 그 글의 목적은 누군가에게 읽히는 것(=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잘 팔리는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글쓰기 방법을 다루는 책답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책 자체로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책들이 많지 않다는 게 함정.) 간결한 문장이 속도감을 주고, 눈에 바로바로 들어오는 구도가 눈의 피로를 줄여준다. 무엇보다 간단명료한 원칙. 장황하지 않은 설명 덕분에 훨씬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1. 글은 쉬워야 한다.
2. 문장은 짧아야 한다.
3. 글은 팩트(Fact)다.
4. 글은 쓰는 게 아니라 고치는 것이다.
'글쓰기에 간단한 원칙이 있고, 이 몇 가지 원칙만으로도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라는 말에는 이 원칙을 알고 '반복'된 글쓰기 연습을 한다면, 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활용례들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두에서 얻은 근자감이 뒷페이지로 갈수록 자꾸만 쪼그라든달까.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었던 것 또한 저자의 계산(?)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글쓰기를 쉽게 '배울 수 있다'지, 글쓰기 '자체가 쉽다'는 게 아니라는 걸 자각하고 읽을 필요가 있겠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 책 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기분이 드니까. 즐겁게 읽고, 괜찮은 소득을 얻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사실 생각하는 게 하나 있다.
"너라면 읽겠냐?" 라는,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조금씩 나아질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